얼마 전 방송일이 있어 여의도에 갔다 오피스 빌딩숲 사이의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한가롭게 밖을 쳐다보니 20~40대의 직장인들이 바삐 왔다갔다 한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그들의 체형을 꼼꼼히 바라보게 됐다.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10명 중 3명은 양복단추가 뜯어져 나갈 정도의 배불뚝이지만 5명은 보통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2명은 ‘몸짱’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30대의 경우는 절망적이다. 물론 외모로만 나이대를 판단했기 때문에 약간 무리가 있긴 하다. 10명 중 7명은 터질 것 같은 배뿐만 아니라 두 턱을 소유하고 있으며 겨우 3명만 보통 체형이다. 오히려 40대의 경우 나아진다. 3명 정도만 체형을 포기한 듯 뒤뚱뒤뚱 걷는 배불뚝이 아저씨이고 5명 정도는 그래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같은 단단한 몸을 가졌다. 그럼 나머지 2명은? 거의 환자 수준의 살찐 몸에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는 아마도 병을 1~2개는 가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20대에는 굳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젊음의 혈기로 인해 신진대사의 활발함과 근육량이 가장 최고조에 달할 때여서 단 하루의 폭식과 폭음이 체형의 망가짐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30대와 40대의 경우는 다르다. 25세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근육량이 점차 줄어들고 기초대사량은 바닥을 향하며 하루의 폭식과 폭음도 바로바로 복부의 지방 축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체형의 망가짐 정도가 아니라 건강의 적신호이기 때문에 20대부터 건강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20~30대의 비만형인 ‘윗배 볼록형’은 복부비만의 초기로 밥만 먹으면 윗배가 볼록하게 불러오는 타입을 이야기한다. 이는 과도한 음식량으로 인해 위가 커지게 돼 불러오게 되며 적정량을 초과하는 칼로리로 인해 피하지방층과 장기 곳곳에 내장지방으로 축적된다. 이를 방관하고 지나게 되면 바로 윗배, 아랫배가 다 나오는 풍만한 남산형의 복부비만으로 연결된다. 이쯤 되면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빠오고 터질 듯이 튀어나온 배로 인해 걸음걸이도 뒤뚱뒤뚱 팔자걸음으로 변하게 된다. 설렁탕이나 해장국을 먹을 때 땀을 뻘뻘 흘리며 밥을 남김없이 후루룩 넘기는 소위 ‘아저씨’ 세대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좌절하진 말자. 특히 윗배 볼록형일 때 떨어진 기초대사량을 높이기 위해 큰 근육(다리, 등, 가슴, 어깨) 위주의 웨이트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아침이나 저녁 늦게 공복상태에서 유산소운동을 30분 이상 실시한다면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또한 하루에 식사 전, 후를 빼곤 물을 3~4리터 섭취하게 되면 몸 안의 신진대사율도 높이면서 체내의 노폐물도 배출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달콤하고 따뜻한 인스턴트 커피(43kcal), 카푸치노(115kcal)보다 녹차(0kal), 홍차(0kcal)를 마시는 게 좋다. 녹차나 홍차에는 카테킨과 카페인 같은 지방을 연소시키고 혈관을 말끔히 청소해 주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 전이나 가만히 앉아 있을 때 섭취를 하면 지방을 억제하고 감소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아침식사는 꼭 챙겨 먹도록 하고 되도록이면 아침, 점심, 저녁 사이에 간단한 간식을 먹도록 해 폭식을 방지하는 것 또한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다.
운동을 하지 않고 방탕한 20대보다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40대에게 더 좋은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지금 터질 듯 풍만한 배를 어루만지며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당장에라도 헐크처럼 와이셔츠를 풀어헤친 채 러닝머신 위에서 미친 듯이 파워워킹을 하고 10대로 돌아간 듯한 표정으로 거울을 보며 열심히 땀을 흘리는 게 어떨까.
SPORTS2.0 제 38•39호(발행일 2월 19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