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 전기 히터 쓰려고 하는데... 어떤가요?"
캠핑 동호회 게시판에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이런 글이 자주 올라오는 이유는 우선 검색의 생활화가 되어있지 않은 분들의 조급증 탓일테고요, 두 번째는 그만큼 전기 히터가 난방 기구로서 매력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처음 캠핑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구하기 좋고, 사용하기 쉽고, 가격도 싸고, 게다가 유지비 안 들고...
"캠핑장에서 전기 히터 쓰다 정전되면 몰매 맞습니다."
전기 히터 문의 글에는 일단 이런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립니다. 전기 히터는 캠핑 초기부터 금기시되어온 난방 기구이니 그러합니다. 초기는 물론 지금도 캠핑장 전기 공급량은 한정적이고 이를 여러 사이트에서 나눠쓰다보니 전력량이 큰 제품은 사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캠핑장에서 암묵적으로 허용되는 전기 제품은 전기요, 전기등, 각종 전자 제품 충전, 서큘레이터 정도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56FB504EB5C70A0A)
가정에서의 경우와 비교하여 비싼 전기 사용료(1일 5천 원 내외)를 캠핑장이 받는 것을 이유로 전기 히터의 사용을 막는, 혹은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 캠핑장 운영자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고 운영되는 캠핑장이 손에 꼽을 정도라 전기 증설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기료가 실비인지 아닌지를 따지기보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필요한 연료비, 불편함의 정도를 생각할 때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이득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전기를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가스 랜턴 2개만 켜도 연료비가 8천 원(450g x 2기준)을 훌쩍 넘깁니다.
내가 낸 비용만큼의 서비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내 주장을 펴기 위해 죄 없는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건 옳은 일이 아니겠지요. 컴플레인은 캠핑장 운영자에게 하는 것입니다. 적당한 절차와 방법을 통해서 말이지요. 향후 상황이 바뀌면 전기 히터 사용이 가능한 캠핑장이 생겨나고, 보편화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떳떳할 수 없다면 옳은 일이 아닙니다."
전기료를 냈으니 난 전기 히터를 사용하겠다는 분이 계시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단, 몇 가지는 지켜줘야 합니다.
첫째, 어떠한 경우든 몰래 쓰는 것은 곤란합니다. 이미 스스로 떳떳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니까요. 사용 제한이 있는 캠핑장은 피해야 합니다. 진상처럼 현장에서 다툴 생각은 말고 예약 전에 해결하십시오. 규정은 캠핑장과 사용자 간의 약속입니다.
둘째, 해당 캠핑장의 전력 상황을 가늠하십시오. 전기 히터 사용이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면 과감히 포기하세요. 실전에서 이를 확인하려다간 나를 포함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기나긴 혹한의 밤을 경험하게 됩니다.
세째, 전기의 노예가 되지 마세요. 전기를 포기하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전기란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는 그런 옵션으로 남겨두십시오.
참고로,
보통 화목 난로나 가스 히터를 쓰는 저 또한 가끔 캠핑장에서 환절기 간편 모드로 전기 히터를 사용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단 한 곳, 자라섬 오토캠핑장(캐러반 사이트)에서만 사용합니다. 원래 설계가 캠핑카나 트레일러를 위한 공간이라 사이트당 전기 공급량이 3kw 정도가 되기 때문에 대한민국 유일하게 당당히 전기 히터를 쓸 수 있는 곳입니다. 한탄강은 좀 불안합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전기 사용료 포함 1박에 2만 원, 넉넉한 개별 면적, 수도권과 가까운 거리... 자연미가 없지만 자라섬이 각광 받는 이유입니다.
석 줄 요약...
캠핑장에서는 몰래 전기 히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는 자라섬 오토캠핑장 캐러반 사이트에서만 전기 히터를 쓸 수 있다.
전기 히터를 포기하면 캠핑장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첫댓글 석줄요약! ㅎㅎ
마음에 드시나요? ^^
에헤.. 석줄요약이 아니고.. 세줄요약.. 에몽님도 디씨질 좀 하셔야 할 듯요..케케
우리 말 맞춤법에 단위가 'ㅈ'으로 시작할 때에는 즉 세 줄과 네 줄의 경우 '석 줄'과 '넉 줄'로 쓰는 것이 맞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도라에몽님께서 올리시는 글 가운데 제가 알기로는 맞춤법에 틀리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디씨질.. 후훗..
^^;;;
자칭고수분들도 몰래몰래 쓰시는거보고 기절할뻔 한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전기밥솥도 요즘 자주보이던데...이뭐 좋게 얘기해줘도 별무소용이더이다.
초캠..유용한진리숙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