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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산수화 재현한 ‘서울 화목원’ 조성
마곡지구에 5000여 종의 식물을 갖춘 도시형 식물원인 ‘서울 화목원(花木園, 가칭)’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21일 마곡지구 ‘서울 화목원(가칭) 조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2016년 12월까지 단계적으로 식물원과 도시공원이 결합한 ‘보타닉 파크(Botanic-Park)’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식물원은 한 도시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인데, 서울에는 대표적인 식물원이 아직 없었다”며 “서울 화목원을 미국의 브루클린 식물원, 영국의 위슬리 가든,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와 같은 명소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공원 2배, 초대형 식물원
서울 화목원은 여의도공원(약 23만㎡)보다 2배 이상 크고, 어린이대공원(56만㎡)과 맞먹는 50만3431㎡ 규모로 조성된다.
당초 이 지역에는 2008년 오세훈 전 시장 당시 한강과 연결되는 수로와 요트 선착장 등이 들어서는 ‘워터프런트’ 사업이 추진됐었다. 그러나 수질과 유지 관리의 어려움, 경제적 타당성 부족 등이 논란이 되면서 워터프런트 사업이 전면 백지화된 후, 2011년 5월 호수와 육상공원이 어우러진 ‘중앙공원’ 조성사업으로 변경됐다.
이번 계획안에 따르면, 서울 화목원은 식물과 물을 주제로 크게 △식물원 △열린숲마당 △호수공원 △생태천이원으로 조성된다.
우선 공원의 6만㎡ 넓이 식물원에는 주제정원과 온실, 가드닝체험장, 식물도서관이 들어선다. 여기에는 국립 수목원 보유종수(3344종)보다 많은 5000종 이상의 자생식물, 자원식물, 경관식물 등이 식재된다.
또 약 1만㎡ 규모로 건립되는 식물문화센터에는 사계절 식물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온실과 식물도서관, 가드닝센터가 각각 들어선다. 시는 식물도서관은 식물 정보의 입체적 교육 공간으로 쓰고, 가드닝센터 내에는 판매샵과 카페, 교육시설 등을 두어 가드닝 문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열린숲마당은 공원진입부로부터 시작되는 잔디광장으로, 공원 입구를 중심으로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및 인천공항철도, LG문화센터와도 연결돼 접근성이 좋다. 이곳은 향후 궁산으로 이어지는 경관축이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시민이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양묘장도 들어선다.
공원 서쪽에 자리 잡은 호수공원은 산책과 휴식공간으로 조성된다. 양천길 남쪽은 습지생태 중심의 호수로, 북쪽은 생태천 중심으로 만들고 상업시설과 연계한 물놀이 공간도 만들어진다.
아울러 호수공원 인근엔 원래 농경지였던 지역특성을 살려 자연 언덕지형을 조성해 다양한 지형에 걸맞은 수변경관식물과 습지식물을 심고, 지하철 용출수와 재생수를 활용한 자연정화시스템과 관수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생태천이원은 다양한 수생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공간으로 조성되며 유수지와 저류지, 생태원, 보행교 및 전망대, 체육시설 및 주차장이 들어선다. 특히 저류지에는 식물, 곤충, 동물 등이 자연스럽게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100년 내다 본 단계적 성장형 공원
서울 화목원, 2016년 12월 준공
서울시는 서울 화목원 조성에 앞서 △자연이 스스로 디자인하고(천이 환경 조성, 물순환 체계 구축) △기존 자원을 재생(수자원 재사용, 역사적 흔적의 활용, 문화재 리모델링) △주변지역으로의 확산(광역 녹지체계 구축, 경계 없는 공원 조성)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돼 가는 공원(가드닝 문화의 거점화, 시민·기업의 참여)을 원칙으로 삼았다.
먼저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 시절 그린 ‘종해청조(18c)’에서 확인되는 마곡지역의 서정적 풍광을 서울 화목원 조성에 담아낼 계획이다. 등록문화재 제363호로 지정돼 있는 (구)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도 전시, 공연 등의 다목적 공간으로 리모델링된다.
서울 화목원은 지역의 환경 자원들과도 어우러져 유기적인 동선을 그려낼 계획이다.
2014년에는 궁산, 개화산 둘레길과 연결돼 조성되고 2017년에는 궁산 그린웨이 조성, 강서생태습지공원과 연계해 성장형 공원으로 개발되며, 안정화 단계인 2028년에는 서남물재생센터 공원화를 통해 기존 서식 생물 환경의 회복과 그랜드 파크 완성의 단계적 외적 성장을 해 나갈 계획이다.
공원관리에 있어서도 시민이 가꾸고 나누는 공원문화를 도입해 수목 기부와 자원봉사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열어두기로 했다.
시는 서울 화목원의 조성을 통해 △도시 생물의 다양성 구현 △서울 가드닝 문화의 확산 △일자리 창출 및 시민·기업 참여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 창출 △새로운 관광명소화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시는 내달 중 기관 협의 등 의견을 수렴해 기본계획(안)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공원 조성 계획 수립을 위한 추진 체계를 마련해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내년 7월까지 설계가 완료되면 201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