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9 화 -
[월장석의 전설 그리고 발타자르와 디디무스의 대화]
발타자르는 신기한 듯이 소년의 작은 손에서 꼼지락대고 움직이는 세 개의 보석을 한참 관찰한다.
“놀랍구나! 디디무스. 너는 네가 지니고 있는 세 개의 작은 돌들이 무엇인지 혹시 알고는 있느냐?”
디디무스는 미카야가 전해준 증표정도로 여기며 의미를 뒀는데, 발타자르가 이상한 말을 서슴없이 꺼내는 것을 보니, 분명 새로운 사실이 있을 것 같았다.
“어르신, 제가 갖고 있는 세 개의 공깃돌이 무엇인지 따로 아시는 내용이라도 있으신가요?”
발타자르는 하나를 엄지와 검지로 살며시 집어 들고는 작은 돌을 회전시켜 가면서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디디무스, 이것은 ‘월장석’이라고 하는 돌이지.”
“월장석이요?”
“그래, 월장석... 전설에 따르면 누군가의 월장석은 그 사람의 미래를 예언하여 알려준다고 하지.”
“발타자르 어르신, 더 얘기 해 주세요. 저도 저의 미래를 꼭 알고 싶습니다.”
어린 디디무스는 구전되는 전설에 대해 극한의 호기심에 못 견뎌 하며 ‘월장석’에 얽힌 이야기를 지금 당장 듣고 싶어 했다.
“디디무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전설에 지나지 않아!”
“그래도, 제게 알려주세요. 이 돌들이 평범한 돌들이 아닌 것은 분명해요. 미카야도 비슷한 말을 했으니까요. 그 애 엄마가 세상을 떠날 때, 의미 있는 소중한 사람이 나타나거든 이 돌들을 선물로 주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미카야는 엄마의 유언을 거절하고 이 세 개의 돌들을 저에게 주고 말았어요.”
“디디무스, 알겠다. 얘기해 주마! 이 월장석이라는 보석은 보름달이 떴을 때, 하나를 입안에 넣고 달을 향해 바라는 부분을 기도하면 그 사람의 미래에 대해 일종의 계시가 내려지는 이야기란다.”
“계시오?”
“그래, 계시지. 계시라는 말이 어린 너에겐 어려운 단어 같은데, 쉽게 말하자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심지어 네 입술로 말한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말하는 거란다.”
“굉장하네요. 그 이야기가 사실이란 것을 저는 알고 있답니다. 왜냐하면, 제가 미카야를 만나기전 보름달이 뜰 때, 그것이 비추는 언덕으로 가려고 마음깊이 기도했는데, 여행 중에 쵸프라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거든요. 쵸프라 할아버지는 저를 보름달 뜨는 언덕까지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했는데, 분명한 건 제가 그곳에 도착했다는 사실이에요. 이제는 제가 갖고 있는 세 개의 월장석이란 돌들이 그동안 있었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설명해 주고 있잖아요?”
발타자르는 무슨 이야기인지 모든 것을 다 믿을 수는 없었지만, 디디무스의 천진난만한 이야기가 부디 진실이어서 아이의 마음이 속상해 지지는 않을까 오히려 그것이 우려되었다.
“여하튼 오늘 밤은 보름달이 뜨지 않았다.”
속으로 그 사실만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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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운 / 디디무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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