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사람 예수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라고 바오로가 묻자 부활하신 주 예수님께서 대답하신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사람 예수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에 관한 세 이야기를 비교해 보면, 생략되거나 첨가되는 부분 등 차이점이 있지만, 방금 전의 두 문장은 빠지지 않고 나온다. 이는 이 두 문장이 그만큼 바오로 사도의 회심이야기 가운데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명 바오로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면서, 예수님을 박해한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사람 예수다.” 라는 예수님의 대답에는 그리스도인들의 교회와 예수님 자신이 동일시되고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1코린 12장 참조). 그리스도 신앙인들은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통해 그리스도와 결합하게 되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이 된다.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은 바로 이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에서 일치점을 갖고 있다. 사도 9,10(22,10)이하에 의하면 주님께서는 ‘회심한’ 바오로를 홀로 남겨 두지 않으시고, 교회로 보내셨다. 말하자면 바오로는 다른 신자들과 아무 상관없이 지내는 개인주의적 회심을 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들어가는 회심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