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6일 치르는 2024학년도 수능 시험에서 이런 유형의 문제는 배제된다는 걸 수험생들에게 미리 알려줘 대비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치 수능과 올해 6월 모의 평가를 분석한 결과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공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했다. 단순히 오답률이 높다고 해서 킬러 문항은 아니라고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과정에서 다룬 내용인데도 고난도라 오답률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공교육에서 대비할 수 있는 문제’인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어 영역에선 일곱 문항이 킬러로 제시됐다. 2022학년도 수능 8번 문제는 ‘헤겔의 변증법’을 이해해야 했다. 교육부는 이 문항에 대해 “학교 수업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높은 인문·철학적 배경 지식을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또 ‘정립’ ‘반정립’ ‘수렴적 상향성’ ‘절대 정신’ 등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고 지문에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아 학생들이 정답을 추론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같은 해 국어 15번 문제는 ‘차량용 보조 영상 장치의 원리’라는 기술 지문이 나왔다. 교육부는 “지문 분량은 적지만, 제공한 정보가 적어 정답을 생각해내기 쉽지 않고 선택지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푸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모의 평가에서 조지훈의 ‘맹세’와 오규원의 ‘봄’ 작품을 읽고 답을 고르는 문학 문제도 킬러로 꼽혔다. 이 문항도 풀이 과정이 복잡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드는 점이 문제라고 교육부는 밝혔다. 이 밖에 ‘기초대사량, 클라이버 법칙’ 등을 다룬 과학·수학 융·복합 지문(작년 수능 국어 15·17번)도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힌 학생에게 유리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어 영역에선 최근 50%를 오갔던 EBS 연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학의 경우 EBS 교재에 수록된 모든 문학 작품을 다시 정리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독서(비문학)는 지문 내 핵심 개념, 관점, 발상이 EBS 교재와 연계해 출제되곤 한다. 최서희 EBS 국어 교사(중동고)는 “최상위권 학생 중엔 어려운 지문을 뽑아서 공부하는 학생이 꽤 있었는데, 이제는 출제 연계 교재 등에 수록된 작품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