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은 온 생명과 모든 존재의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세상 만물을 있는 그대로 저마다 가치를 인정하는 마음이다. 그 어떤 구별과 차별도 없는 순순한 마음이다. 마음이 순수하다는 건 마음 가운데 '상(相)'을 짓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상'이란 마음 속에 있는 고정 관념을 의미한다. 그 가운데 '나다' '내가 옳다' '내 것이다'라고 하는 아상이 그 근본이 된다.
좋다, 나쁘다, 예쁘다, 추하다 이런 구별은 마음 속에 있는 상(相)과 고정관념 때문이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겉모습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그 사람의 소중한 존재 가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생명은 온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이다. 한 생명이 탄생하면 우주가 탄생하고, 한 생명이 사라지면 우주도 같이 사라는 것이다.
우리는 순수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사람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상대방의 허물과 단점을 을 보게 될 때 '이게 바로 내 마음에 악(惡)이구나!' 하고 즉각 알아야 한다. 내 마음 가운데 '상'이라는 장벽이 있다면 무조건 상대방만 탓하게 된다. 이는 나와 너를 구별 짓는 아상(我相) 때문이다. 이런 마음은 닫힌 마음이다.
세상을 내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 모든 사람과 존재를 소중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열린 마음이다. 열린 마음은 근심 걱정이 없어 우리의 마음을 편하고 고요하게 해 준다. 그것이 바로 걸림 없이 사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환경에, 조건에, 상황에 상(모양)에 얽매이지 말고 그 어떤 상(相)도 비워낼 줄 알아야 진정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내고, 짜증 내고, 잘 삐치면 옹졸한 사람이 된다. 우주보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를 하고 지내야 내 주변에 따뜻한 온기가 감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내 기준을 고집하고 남의 의견을 무시하면 늘 찬 바람이 분다.
마음을 열고 인간 관계를 맺으면 따뜻한 기운이 교류되어 정다운 관계가 된다. 열린 마음의 세계는 복이 깃드는 삶이 되고 막힌 마음으로 남을 미워하고 헐뜯으면 지옥과 같은 인생이 된다. 닫힌 마음은 분별과 선악 시비로 나타나며, 막힘이 있으면 삶이 왜곡됩니다. 구별하고 분별하는 마음은 닫힌 마음이다.
사람은 눈 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죄책감 없이 업(業)을 짓는다. 폭발적인 출산율을 낮추기 위하여 정관수술을 장려하고 낙태를 공공연히 눈감아 준 군부시대의 생명경시 정책은 공업(共業)이 되어 출생율의 급격한 감소라는 대재앙이 닥쳤다. 특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복무를 피하려는 비겁한 짓은 남(다른) 사람은 전쟁터에 나가 죽고 나는 살겠다는 비인간적인 태도이다. 그래서 군대를 피한 사람들을 대놓고 '신의 아들'이라고 비판한다. 정상적으로 군복무를 마친 사람은 '어둠의 자식'이라고 하니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우리 민족은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강조하여 사람이 곧 하늘이라 했다. 모든 생명체를 부처님이나 하나님으로 여기면 그 사람은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부처는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고, 하나님은 인간과 똑같은 존재이다. 사람, 부처님, 하나님은 그 어떤 구별도 차별도 없는 똑같은 씨앗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탄허 스님이 말씀하셨다. 우리 선조들이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동양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며 남을 해칠 줄 모르고 살아온 것이 임진왜란과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난 원인이었다.
열린 마음은 행동에 꾸밈이 없고 조작하지 않으며 순수하고 거짓 없이 살기에 자기 삶에 주인공이 된다. 모든 생명체는 자연계를 구성하는 소중한 생물체이다. 아무리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생명이라도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그들에게도 살아 갈 권리, 그리고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내 생명이 중요하듯 남의 생명도 귀중하게 여기는 아름다운 사회가 열린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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