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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무탈한 귀국에 나는 감사하며 이 글을 씁니다.
해외원정을 계획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에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시간일 거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기에 과감히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웅큼 성장한 아이들과 함께 돌아올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할 뿐입니다.
■서종국대장님
그냥 보는 시야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태 암장을 꾸려온 일들이나
해외원정을 여러 차례 인솔했던 일들이나
세세하게 표현하고 드러내진 않지만
계획되어진 무엇이 늘 그 안에 있기에 믿고 따를 뿐입니다.
고생 많았습니다.
욕심많은 등반을 고스란히 내려놓고 온전히 대원들에게 집중한 시간 충분한 성과가 말해주네요.
■서채현
어느새 큰 언니로 원정계획에까지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아이들까지 합류시킨다는게 웬지 큰아이들 등반에 미안한 마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등반은 10일이면 자리잡을 것이고 그 이후의 살핌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으니 함께 하자는 말
그 말을 믿고 적극적으로 일정을 진행했던 바,
그녀의 등반도 빛이 났지만, 더불어 아이들의 등반도 빛이 날 수 있었습니다.
딸이지만, 진심으로 고마웠단 이야길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엄마로써 딸의 고난도 코스 완등의 순간을 지켜볼 수 있음은 엄청난 기쁨인데 9a 완등의 순간부터, 8c 온사이트 순간까지..
소름끼치게 행복하였답니다.
■서예주
예주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그녀의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듯이
예주는 참 큰 언니로서의 역할을 또 분명히 해주어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대학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합류하여 본인의 첫 8b+완등을 이루고 다른 많은 코스들에 기뻐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손가락 이슈로 5-6일 정도는 팀의 일원으로 서포터에 집중해주긴 하였지만
다음의 시간에 벌써 설레이고 있는 그녀를 보았습니다.
이 아이는 진심으로 바위등반에 대한 즐거움을 아는구나.
또 다음 일정을 함께 해야 할 이유들을 그 벽앞에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정시우
마냥 어린 아이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훌쩍 커버린 중2병 없는 중이.
팀에 플러스기운을 잔뜩 보태주어 고마웠습니다.
첫 해외원정등반에서 8b+의 고난도 등반에 대한 완등을 이루어냈고
몇무브의 차이로 도달하지 못했던 8c의 코스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다음 여정을 준비할 충분한 이유가 되었고
등반에 대한 광범위한 이유들에 대하여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깊이가 생겼으니 성장동력의 발판이 또 마련된 셈입니다.
생각만 하여도 행복할 일입니다.
■정지윤
그냥 말이 필요없을 아이입니다.
등반 그레이드를 살피자면 이 아이가 해외를 가는게 옳은가 판단하고자 했을 때
딸은 그냥 그 대자연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할 거라 저를 납득시켰었는데...
제게는 또 다른 감동을 준 아이입니다.
묵묵히 자신의 등반을 이루어내고자 애쓰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하여 그만큼 간절할 수 없었음이 눈으로 가득했던 아이.
여과없이 투명하게 등반에 대하여 빛이 났답니다.
■이소윤
암장에 등록한지 얼마되지 않아 함께 가게 되어 사실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러나, 작은 언니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 주었고
살핌이 필요한 듯 하여 제 에너지를 빼앗기는 듯 하지만
진심으로 무언가를 하려는 아이에게 또 다른 가르침을 주려는 노력은 기꺼이 행해지더라구요.
아이에 대한 살핌은 과연 어디까지여야할까...가끔은 역시나 힘든 일이 되기도 하지만
그들이 하고자 한다면 또 행해지는 게 그 일인 듯 합니다.
동생들을 위해 본인의 시간이 조금은 희생이 되었지만
한 살 많은 그것이 무엇이라고 중간언니로서 참 수고로움이 많았네요.
한 달은 더 살다가 가고 싶다는 마음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유하은
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
뭐든 잘해야만 할 것 같아서 한 번에 뭔가를 정리해내지 못하는 조심스러움이 늘 마음에 있는 아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 매일매일 생각을 해야 하는 아이.
그래서 또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아이가 이 아이일 겁니다.
창을 좀더 넓게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소한 행동들에 저도 더 맘을 써야겠습니다.
이루지 못한 것들은 다음에 이루기 위한 것들이기도 하니 조바심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지윤
매일매일 하루에 한두번씩은 야단을 맞았던 막내 꼬맹이.
매번 남들보다 더디게 완등을 이루에 냈기에 모두가 그녀를 응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로인해 그녀의 등반에 대한 간절함은 더더욱 커져만 갔지요.
그리고 또 기필코 이루어내고야 마는 꼬맹이.
등반을 참 잘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등반이 기대가 많이 되었기에
아침밥 꼭 챙겨먹어라.
네것 네물건 무조건 네것을 잘 챙겨라.
하루하루 엄마잔소리가 이어지는 시간이 많았지만
마음을 알겠지요. 내마음을 알았다면 좋겠습니다.
■민송현
이 아이는 그냥 어른아이입니다.
손가는 것 없이 스스로를 살피지만
틈없는 그 틈이 가끔은 서운할 만큼 어른아이네요.
8b라는 그레이드를 완성하였지만 여전히 등반적인 요소에선 아쉬움이 많은 그녀는
이번 등반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본인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저를 감동시키더라구요.
어려운 걸 이루어낸다는 건 그만큼의 힘든 시간이 있었다는 걸 알기에
작은 선물로 그녀를 칭찬해주었습니다.
그냥 지금처럼 행복하게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엘라_봄소리
12월에 한돌이 되는 채현이 영어선생님의 딸.
그러나 우리에겐 이미 가족이상입니다.
이번 여정에 함께 시간을 내어 방문해준 걸음이 고마웠습니다.
이 예쁜 아이와 보낸 시간은 모두가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미리 생일 축하한다 사랑스러운 우리 엘라야.
■이미선
우리 딸의 영어선생님의 관계로 이제는 가족처럼 지내는.
늘 세심하게 살펴주고 너무 투머치하다 핀잔을 드려도 한결같이 우리 가족에겐 투머치한 관심을 주네요.
그래서 더더 고맙습니다.
이번엔 벨기에에서 교육이 있어 잠깐의 시간도 제대로 함께 하지 못했지만
피터와 엘라라도 함께 했으니 다행입니다.
좋은 엄마로 좋은 아내로 그리고 행복한 미선쌤으로 살아갈 수 있길 기도할게요.
■피터
우리 키다리아저씨 피터야.
처음엔 언어적인 장벽때문에 서먹하고 어려웠지만
이제는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그래도 가까운 사이가 되어 행복합니다.
따뜻한 언어로 배려로 살핌으로 우리와 함께 해주고
늘 우리가족 진심으로 응원해줘서 고맙습니다.
다음 여정을 이야기하며 나도 행복하였고, 벌써 기대가 됩니다.
우리 미선쌤 많이 사랑해주길
■사진작가_얀
그의 동행이 처음엔 참 어색하였습니다.
채현이의 사진 및 영상을 담당하는 사람인지라 지극히 업무적인 관계라 생각했지만
막상 함께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매일 저녁을 그것도 유쾌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3살 딸아이를 둔 아빠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기본적인 유머와 위트로 주변을 살피며 함께 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당신의 영상과 사진이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나중에 우리 꼬맹이 아이들의 사진도 영상도 함께 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어떤 일이든
이룸에 대한 흥분과 기쁨도 중요하지만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아픔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다행히 바위등반은 컴페티션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이루지 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앞으로 이룰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시간이기에 더더욱 소중합니다.
모두의 마음이 벌써 이 바위앞으로 나아가 있을 테지만
우리는 또다시 이 겨울을 열심히 준비하여 그 바위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기에
모두가 또 힘을 내어주길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