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 6월 중순, 카툰산악회는 정례 산행을 떠났습니다. 행선지는 4호선 종점 당고개 쪽에 있는 수락산 동막골입니다.
서서영은 동네 사찰에서 만난 고운 자태의 서양란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약속 장소로 출발합니다. 오늘의 모임이 즐겁고 탈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서...
집결 장소인 당고개 역에 도착하니 다수의 만화가들이 이미 와 계십니다. 다소 먼 곳이라 서두르신 듯.
총무 김평현 군이 인정사정 없이 회비를 징수합니다. 밝은 세정은 성실 납세에서 나오는 법.
경기도 곤지암 거주 중인 사이로 화백. 어딜 가든 일단 서울 시내로 나와서 돌아와야 하는 지역 사정 탓에 너무 일찍 도착해 동네 장기 구경을 하셨다고..
상습지각러(?) 이동규 군이 꼴지로 도착했군요. 요즘 들어 약속 장소를 종종 착각하는 50대입니다.
당고개 역 밖에서 (아마도) 직접 기른 채소를 파는 아주머니. 먹음직스럽습니다, 네..
오른쪽으로 보이는 불암산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출발합니다.
동막골 가는 길에 있는 자전거 묘지(?). 수명이 다 한 자전거들이 모여 있더군요.
오늘의 리더인 허 어 화백이 주변 경관을 설명합니다. 부산 출신인데 서울 토박이 보다 서울 곳곳을 더 잘 알고 계시는 건 미스터리.
당고개 달동네라고 합니다. 왠지 정감이 가는 이름이자 이미지.
인제 오셨쎄요~ 맨발로 달려나오며 일행을 반기는 동네 견공. 인심 좋은 동네입니다.
우리가 함께였을 때, 우리에겐 무서운 게 없었다...는 아니고 그냥 놀러가는 만화가들입니다.
장마 지기 전에 만발한다는 밤꽃이 과연 눈부시게 피었습니다. 들척지근한 밤꽃 향이 계절의 멋을 한껏 발하고 있네요.
어느 산이나 그렇 듯 이곳에도 사찰이 꽤 있더군요. 신라시대로 그 기원이 올라가는 고찰입니다.
'오이 깎는 노인(?)'. 동대문 밖에서 방망이 깎던 노인의 재림인 듯 갑자기 오이를 깎기 시작하는 허 어 화백입니다.
자리 잡고 세팅을 한 다음 만화가들이 다 모여 건배를 합니다. 부디 좋은 작품 많이 나오게 해주십사...
강동헌 군이 제공한 댓짜 오이입니다. 산에서 먹는 오이는 늘 일품이죠.
역시 강동헌 군이 가져 온 틈메이러(한국 발음 도마도). 햇빛 향 난다는 평을 김마정 화백이 하시고 몇 개는 가방에 넣으셨습니다.
근방에 사는 홍성일 군이 스폰한 제과점 빵입니다. 맛 있어서 서서영이 몇 개를 냠냠...
산중 막걸리는 그 자체로 멋입니다. 잔에 술 남은 걸 보기 힘든 김마정 화백의 나름 희귀한 '술잔에 가득 한 행복' 샷입니다.
강동헌 군입니다. 불의의 부상에서 회복돼 다시 비상을 준비하는 중.
늘 건강하신 사이로 화백입니다. 요즘 화제인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오늘 허 어 화백한테 넘겨주셨다고 합니다.
카툰산악회 최연장의 어른이면서 가장 활약이 큰 허 어 화백. 후배들의 귀감입니다.
이소풍 화백이 내놓은 외국과자와 허 어 하백 배낭에서 나온 건어물 및 육포. 카툰산악회는 이렇게 생각지 않은 먹거리가 분위기를 띄웁니다.
집에 있으면 조용하던 전화기가 이렇게 모임에 나와 있으면 바빠지는 신비한 현상이 있다는 설이... 통화 중인 이소풍 화백.
빠질 수 없는 서서영의 참석 인증샷. 만화가들이 이렇게 모여서 맑은 공기 마시며 한 장 하는 게 그저 감사할 뿐.
오이 깎는 노인의 후계자(?). 김평현 군이 허 어 화백의 뒤를 이어 오이를 깎고 있는 중입니다.
먹고 마시고 떠들고.. 평소 닫혀 있던 입이 꽤나 즐거운 시간입니다.
김마정 화백이 서서영 한테 넘겨 준 시계 책에 평소 즐겨 차는 시계를 놓고 기념 사진 한 방.
'산중 선문답'의 시간을 마치고 자리를 정리합니다. 등산보다는 이렇게 마시고 이야기하는 게 어느 덧 카툰산악회의 색깔이 되어버렸을 뿐이고...
쓰레기는 절대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알뜰살뜰 정리해 온 쓰레기를 공식 쓰레기장에 투기합니다.
동양화에서 많이 본 듯한 불암산 봉우리. 바위와 나무, 풀의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교통신호가 우리를 갈라놓을 지라도... 당고개역 번화가에서 잠시 신호대기중인 만화가들입니다.
카툰산악회 뒤풀이 장소는 바로 여기입니다. 요즘 유행중인 할머니 순대국 중 하나인 듯.
순대국집에 자리 잡고 앉아 다리를 쉬는 만화가들. 역전 음식점 답게 벌써 몇 분 음식이 나왔습니다.
오늘의 메인 디쉬는 순대국입니다. 순대, 내장, 머리고기 들이 든 한국인의 대표 국밥 중 하나죠.
체인점이지만 국물이 제법 깊이가 있고 순대 고기가 꽤 들어 있습니다. 가격도 흡족할 만 하구요.
서서영이 실수로 넘어트린 막걸리 병이 술을 접시에 예쁘게 쏟았습니다. 이것도 인연이라며 즐겨 마시는 이신영군.
동쪽에서 귀인을 만나다! 일행이 순대국을 먹고 막걸리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는 데 갑자기 나타나신 원로 명랑만화가 윤승운 화백.
식사 생각이 없는 분들이 주문한 술국입니다. 얼큰한 비주얼과 양이 일품.
예상보다 많이 참석한 인원 탓에 자리가 모자라 몇몇은 따로 앉았습니다.
친구분과 식사를 마치고 술자리에 합석하신 윤승운 화백. 갑자기 고조된 분위기입니다.
만화 행사 때나 잠깐 만나는 동료 만화가들과의 갑작스런 조우가 즐거운 윤승운 화백과 카툰산악회 일행.
이렇게 만나지 않으면 실제로 얼굴 보기도 쉽지 않은 만화가들이죠. 안부를 묻고 지인들 소식을 궁금해 하는 사이로 화백.
윤승운 화백과 허 어 화백은 만화계의 조상뻘 모임인 '심수회' 동인이라고 합니다.최근에 전시회도 준비 중이라는 소식.
안면이 없던 후배들의 인사를 받는 윤승운 화백. 이로써 인연은 가지를 치고..
윤승운 화백은 이곳 당고개 너머 양주 별내에 사신다고 합니다.
홍성일 군도 이곳에서 멀지 않은 퇴계원 주민. 자주 봤으면 합니다.
뒤풀이를 마친 일행은 전철을 타러 역으로 향합니다. 이로써 끝인가..
아니죠, 전철에 탄 사람들끼리 대화는 다시 이어집니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만날 때 또다시...
카툰산악회 6월 산행에 참석하신 만화가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번 모임 때까지 더위 속 건강 조심하시고 늘 행운이 함께 하시길...
참석 만화가: 강동헌 김마정 김평현 사이로 서서영 이동규 이소풍 이신영 홍성일 허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