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에서

[joon]

간절곶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간절곶에서

귀때기 얼얼한 추위와 싸우며

새해를 맞는다

지난해 구설수와 액운 태우려

불끈 솟아오르는 불덩이

감전된 듯 부르르 몸 떨린다

자기는 이익과 욕망으로 행동하면서

남은 옳고 그름으로 평가하고 단죄하는

각자도생의 뻔뻔한 시대

구설수는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열심히 공부하면 서울대도 갈 수 있고

노력하면 부자도 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각자도생 신도들의 좌우명이지만

그것이 당의정을 바른 미망인줄 모르고

오직 자기 탓만 하며 괴로워하는

거칠고 공허한 이 땅이여

나는 안다

저 불덩이에 맹세하고 잡도리한들

연대나 상생보다 각자도생을

선호하는 이 땅은

약육강식에 충실한 아프리카 초원과

다름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헐떡거리는

돈벌레일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