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강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캐나다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캐나다에게 나이아가라폭포는 대단한 관광자원이었다. 온갖 놀이 시설과 호텔 등 즐길 거리가 풍부하고 요란했다. 폭포를 보러 온 김에 실컷 즐기고 가라는 모양이다.
어른은 어른대로 즐길 거리가 즐비하고 아이들 역시 온갖 놀이 기구가 있어 즐거울 듯싶었다. 주변은 어느 곳이나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화단에는 튤립이 만발해 있었다. 신기하게도 캐나다의 화단에는 온통 튤립 일색이다.
혹시라도 오래 전 튤립을 무척이나 사랑하던 네덜란드의 후손들이 이곳에 정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나이아가라 강을 따라 내려가는 길 주변에도 공원이나 마을 주변의 화단에는 여전히 튤립 일색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대단한 폭포가 있으니 보고 싶은 사람은 와서 볼 일이라고 개인에 일임하고 있다. 폭포 관광을 오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문제이고 취향이므로 그 사람들만을 위해 공공 부문에서 따로 할 일은 없다는 입장인 듯하다. 그러다보니 겨우 몇 개의 호텔이 전부고 음식점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닭 날개 요리가 유독 이곳 버펄로의 나이아가라에서 유명세를 얻고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버펄로 공항의 공공 광고판에도 닭 날개 요리, 즉 ‘버펄로 윙’이라는 상표가 올라 있었다. 어떻든 캐나다와 달리 먹거리가 충분하지 못하다보니 노점상들이 성업 중이었다.
지금은 아직 본격적이 관광 철이 아니라서 그저 몇 개의 가판대가 있지만 제 철이 되면 별별 음식이 거리에 길게 줄을 늘어선다고 한다. 결국 음식 맛도 즐기고 유흥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모두 나이아가라 강의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 캐나다로 향한다. 다리를 건너기 무섭게 하고 싶은 모든 것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폭포는 미국 쪽에서 캐나다 쪽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그러니 미국 쪽에서는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옆모습을 주로 보게 되고 캐나다 쪽에서는 폭포의 전면을 보게 된다. 즉 폭포의 힘찬 물줄기를 즐기려면 미국 쪽이고 폭포 전체를 감상하려면 캐나다 쪽이다.
그러니 폭포를 온전히 즐기려면 양쪽 모두에서 보아야 한다.
연인원 1200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했으니 분명 그 대부분이 캐나다로 월경을 할 것이다. 성수기 때는 다리를 건너려면 국경을 통과하는 것이므로 심사를 하는데 두 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비수기라 그저 10여분 남짓한 시간에 통과를 하고 있다.
우리는 그 양쪽은 물론 캐나다의 폭포 아래 지하 동굴인 ‘바람의 동굴’까지 가보았다. 그뿐 아니라 유람선으로 폭포 바로 앞까지 엄청난 물세례를 맞으며 가보기도 했다. 정말 평생 잊기 어려운 장면들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돌아가는 길에 버펄로 공항에 앉아 그 동안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다시금 흥분을 되새기고 있었다.
공항에는 혹시나 미국 대통령의 행차 때문에 경비가 삼엄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벌써 공항을 빠져 나갔는지 공항 구내를 오가는 사람들은 전혀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