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구상 그 어느 곳보다
남미는 내 꿈의 세계이고 최우선적 대상이었다.
가장 먼 곳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곳에 남아 있을
민낯의 생생한 인간의 심성과
지구상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자연의 풍광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안개 내려 앉은 페루의 마추픽추에서>
그곳의 많은 곳들은 이미 익숙한 공간들이었다
책에서 그림에서 사진들에서....
하지만 그것들을 직접 마주하고 그곳에서 직접 숨쉬고
그것을 직접 맛보는건 희열이고 환희고 감동이다.
<볼리비아 우유니소금사막의 호텔 밖 아침>
여행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이고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자연의 공기를 호흡하고
새로운 문화를 탐닉하는 과정들이기 때문이다.
<볼리비아 우유니사막에서>
이번 여행 가운데 가장 큰 감동은
철저하게 비어 있는 사막에서
가장 깊고 충만한 아름다움과 기쁨을 얻었던 일이다.
비어 있을 떄 가장 아름답다는 역설은
굳이 철학서적의 난해한 명증을 통해 이해하는 것보다
끝없는 모래사막이나 퍼렇게 일렁이는 바다의
한 가운데 서보면 훨씬 잘 알게 될 것이다..
<브라질 쪽 이과수폭포에서>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단연코 좋은 사람들과의 동행이다.
언제나 만족스러울 순 없지만
대부분의 동행인들은 언제나 친절하고 배려심 깊으며 유쾌하다
<칠레 파타고니아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호수의 거센 바람을 맞으며>
여행은 바람이다
희망이라는 면에서 바람이기도 하지만
가슴 속에서 일렁이는 바람이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자유를 향한 바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상으로부터의 자유
편협한 지식과 왜곡된 지혜로부터의 자유
객관과 관습으로부터의 지유
<아르헨티나 남쪽 끝 모레노 빙하에서>
남미 파타고니아와 그 아랫녁 빙하는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세계이다.
남미에 대한 일반적인 흥미를 뛰어넘는
새롭게 추가된 남미다움이었다
<쿠바 하바나의 골목길 벽화에서>
남미의 골목길 담벼락엔
열정적 눈빛이 있다.
열정, 순수, 사랑
남미의 눈빛이다.
이번 남미여행을 통해
새롭게 기억해낸 단어들이다.
<쿠바 하바나의 체게바라 초상 앞에서>
체게바라에 대한 나의 신앙은
이번 여행 이전엔 거의 절대적이었다.
그의 열정과 신념, 행동하는 양심을
여전히 나는 흠모하고 있지만
그가 남긴 현실적 흔적으로서의 쿠바는
체게바라의 이상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또 하나 인식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