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3대 여류시인
1) 황진이 : 이름이 진(眞), 기명은 명월(明月), 중종 때 진사의 서녀로 태어났다. 사서삼경을 읽고, 시, 서, 음률에 뛰어나고 용모가 출중했다. 15세 때에 동네 총각이 자기를 연모하다 상사병으로 죽자 왜 그 남자가 죽었을까를 생각하다 기생이 되었다. 몇 살까지 살았는지 확실하지 않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 넓고 푸른 바다에 도착하면
명월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2) 매창 : 본명은 이향금(李香今), 선조 6년(1573)때 이상종의 서녀로 태어나 14세에 관기가 되고 38세에 요절했다.
이화우(梨花雨)흩날린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지
천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더라.
다음 시는 매창이 열 살 때 지었다는 시다.
걸어서 백운사에 오르니
절이 흰 구름 사이에 있네
백운사 스님이여 흰 구름은 쓸지 마소
마음은 흰 구름과 함께 한가롭다오
3) 허난설헌 : 본명은 초희(楚姬), 또는 옥혜(玉惠)고, 호가 난설헌(蘭雪軒), 난설재(蘭雪齋)이다. 1577년(선조 10년)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했으나 결혼 생활은 원만하지 못했다. 처지를 시로 달랬고, 섬세한 필치와 독특한 감상으로 애상적인 시 세계를 이루었다. 300여 수의 시와 산문, 수필 등을 남겼다. 결혼생활은 불행했고, 27세 되던 해 세상을 떠났다. 아들, 딸을 전염병으로 잃었는데 그때 심정을 시로 남기기도 했다.
‘아들딸을 여의고서’
지난해에는 사랑하는 딸을 잃고
올해에는 사랑하는 아들까지 잃었소.
슬프디 슬픈 광릉 땅에 두 무덤이
나란히 마주보고 서 있구나.
백양나무 가지에는 쓸쓸히 바람 불고
솔숲에선 도깨비불 반짝이는데
지전을 날리며 너의 혼을 부르고
네 무덤 앞에다 술잔을 붓는다.
너희들 남매의 가여운 혼은
밤마다 서로 어울려 놀고 있을 테지.
비록 뱃속에 아이가 있다지만
어찌 제대로 자라나기를 바라랴.
하염없이 슬픈 노래를 부르며
피눈물 슬픈 울음을 속으로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