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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채보와 음조직 -
필자는 1980년대 전국의 민요 녹음을 시작할 무렵, 20여년간 선소리꾼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던 그 지역의 논매기소리가 그의 사망으로 하루아침에 기록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목격하였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급박한 심정으로 읍면별 녹음작업에 들어갔었다.
녹음 시작에서부터 되도록 그 지역의 토박이 농민을 수소문했던 이유는 한국음악의 민요선법이라면 농본사회인 만큼, 그 지역 토박이 농민을 대상으로 하여야 할 터인데, 기존 이론들이 전문 소리꾼 몇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음조직 언급이라는 점에 있었다.
따라서 기존의 음조직 언급으로부터 자유로이 그 지역 토박이 농민의 선율을 분석해 보고져 하였다.
그간에 본서와 함께 79권이라는 저서를 내면서, <메나리 토리>라 일컫고 완전4도에다 단3도를 얹은 선법이라 설명한다면, 그것은 이른바 동부지역 민요를 언급하지 못한다는 것과, 한강 이북의 경기지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지역 선법은 별개라는 점, 전라도 민요를 육자배기선법으로 설명하는 오류 등을 주창해 왔다.
농요 중에서도 논매기소리는 읍면마다 불리웠으며, 그 분포권을 보면, 삼한시대의 부족국가와도 연결되어 그 중요성이 더욱 돋보인다.
경남 의령군의 동부 7개면에서 창출된 궁굴레소리는 엉뚱하게 아산시 탕정면과 그 인접의 천안시 풍세면에 나타나는 바, 이는 이주 등에 의한 특수 전파로 보인다. 따라서 천안시 토민의 민요선법 분석 때에 경남지방 출처인 궁굴레소리 곡은 제외해야 하지않을까?!
민요 녹음에 관심있는 분들로부터 이제 더 이상 논매기소리는 녹음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럴 것이다. 지정보호되고 있는 농요나 예외적으로 어린 시절에 어른 품앗이에 따라다니며 들었던 정도에 불과할 것이기에 - -.
출판된 민요 자료들 중에서 MBC의 민요대전이나 강원도의 [강원의 민요 Ⅰ,Ⅱ]처럼 토민인지를 분별한 자료들은 필자도 가끔 채보하여 싣는다. 그러나 전자의 논매기소리 게재는 많지않고, 후자는 강원도에 한정된다.
[논매기총서]의 채보와 정리는 필자 혼자서 전담하였다. 민요의 채보와 정리 작업이란,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적지않은 관계로, 직접 해보지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가끔 애매한 음정을 위해, 관계 전문가에게 음정 분석을 의뢰하고, 화성의 표면도 관찰해 내는 과학의 시대라, 정확한 채보가 가능하리라고는 보지만 애매한 해석의 문제가 따르기에 자신은 없다.
후학들은 기존의 선법이론에 얽매이지말고, 각 지역 토민의 그 지역 문화중심적 논매기 선율들을 분석하여 스스로 편견없는 한국 민요의 음조직 이론을 경험해 보고 구축하기 바란다.
* [논매기소리 총서]엔 전국 읍면벌 토민들의 음원과 해설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