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이번에 대기업에 취업했어요. 대기업 하반기 공채를 1학기동안 진행했는데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대기업 공채는 4단계로 진행돼요.
1단계는 자기소개서(우스개소리로 자소설이라고도 하지요), 고입, 대입의 자기소개서와 거의 일치해요.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항목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달라서 속절없이 떨어지기도 해요. 내가 왜 떨어졌는지 모를 수도 있어요.
2단계는 직무적성고사. 각 기업마다 시험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에 해당하는 직무적성 문제집을 사다가 풀어야 해요. 물론 겹치는 부분도 많아서 다 사서 풀 필요는 없지요. 다 풀 수 있는 시간도 없어요. 그리고 1단계에서 많이 붙어도 대기업의 경우 자기 회사의 자회사 여러군데에 붙었을 경우 한 군데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소용이 없어요.
3단계는 실무자 면접. 이것도 상당히 피말리지요. 자기소개서 내용과 자기가 원하는 직무관련 지식,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지식, 대학교 전공 지식, 그리고 인성면접까지 포함돼요. 준비를 많이 해야하지요. 다 외워야해요. 멋지게 대답을 해야하니까요.
여기에 영어면접이 포함되지요. 외국인과 따로 프리토킹하지요. 패쓰냐 논패쓰냐 그 정도를 봐요. 어지간히 대화가 되면 되는 정도지요.
4단계는 임원면접이에요. 여기서 인성면접을 볼 수도 있어요. 임원 카리스마가 엄청 나더래요. 떨려서 죽는 줄 알았대요.
여러 회사에 지원하고 합격을 기다리고 붙자마자 바로 2단계 준비하고 피말리는 2단계 시험후 합격자 발표 기다리고~ 이런 생활을 1학기 동안 해요. 아이들도 피말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부모도 피말리지요.
저는 모임도 삼가고 아이 뒤치다꺼리 하며 지냈답니다. 제가 입이 싸서 붙기도 전에 말이 많아질까봐서요. 부모를 떠나 혼자서 준비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봅니다.
시험보는 아침에는 불고기에 맛있는 밥을 해주고 시험보고오면 또 맛있는 거 해주면서 스트레스를 풀게하고 또 면접때는 매번 한 벌 뿐인 양복 드라이와 다림질 맡기고~ 엄청 바빴답니다. 합격자 발표가 나서야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발설을 할 수 있을만큼 007작전같이 비밀을 유지했다고나 할까요. 웃기지요?
대기업 경쟁률은 200대 1 이상이구요(공기업은 250~300대 1이래요) 각 단계마다 경쟁률이 엄청 나지요. 대학 입학 경쟁률은 댈 것도 아니네요.
저도 직접 겪고서야 대기업 경쟁률, 취업과정, 연봉을 알고 놀랐답니다. 우리 아들은 이과였구요 문과는 이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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