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수리봉(守理峰·1,019m)과 황정산(黃庭山·959.4m)
수리봉 정상 너머 북으로 험준한 암릉 곧이어 펼쳐진 아름다운 산세 설악산 용아릉을 옮겨다놓은 것
같은 경치. 월악산국립공원도 다 들어오고, 소백산까지 보인다.
단양 대강면 황정산 - 영인봉(824m) - 신선봉(985m) - 수리봉 능선은 한국 산수의 전형을 보여주는 산줄기다.
단양과 제천 일원의 산봉이 빠짐없이 바라보이는 뛰어난 조망에다 능선 곳곳에 암봉이 솟구치고, 몸을 제멋대로 뒤튼 낙락장송들이 바위벼랑을 꾸며주고 있다.
그중 수리봉 - 신선봉 능선은 설악의 암릉 하나를 떼어놓은 듯한 절경을 이루어 ‘수리봉 용아릉’이라
일컬어진다
수리봉에서 황정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은 서쪽의 단양천과 동쪽의 대흥사계곡을 갈라놓고 있다.
단양천 방면에는 산전체가 화강암 덩어리나 다름없는 도락산 줄기가 단양8경에 드는 상선암, 중선암,하선암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수리봉과 황정산 동쪽인 대흥사 계곡에도 신단양 8경인 칠성암과 단양 8경인 사인암 등이 절묘한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수리봉과 황정산 산자락에 인접하고 있는 대흥사계곡 주변은 깊은 골짜기와 암릉지대가 유별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바로 이 지역 안에 석화봉, 박달뎅이산, 주치박골산, 올산 등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암봉들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수리봉과 황정산에 오르면 이 아름다운 바위산들이 한눈에 보여 암릉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준다.
황정산 산행은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기기묘묘한 기암괴석이 세월의 풍파에 바래고 비바람에 씻겨서 기경으로 변한 모습과 20~30m 높이의 바위들이 병풍을 이루어 찾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오래도록 남게한다.
이산은 명산이란 그에 걸맞는 고찰 하나씩은 품고 있는 법인데, 신라때 창건된 천년역사의 대흥사와 원통암이 황정산의 산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 대흥사
대흥사는 건평 6,000평에 500나한과 1,000명의 승려가 있었던 대가람이었으나 1876년 소실되었고
현재는 원통암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황정산에는 명산으로서 갖춰야할 볼거리도 풍부해, 볼수록 기경인 제2 단양8경 중 하나인 칠성암, 남근석, 모자바위, 손가락바위, 누에바위 등 볼거리가 산자락에 모여 있다.
계곡에는 원통암이 있고 그 뒤의 층암절벽에서는 샘이 솟는데, 전설에 따르면 옛날에 이 샘에서 샘술이 흘러나와 그 술을 받아 마시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었고 소문을 들은 한 욕심많은 고을 태수가 찾아와 큰 그릇으로 샘술을 받기 시작했는데, 솟아나는 샘술이 워낙 적어 쉽게 그릇이 차지 않길래 성질급한 태수가 주위의 만류를 물리치고 구멍을 크게 뚫어 버리자 샘술은 보통의 샘물로 변해버렸다고 하며, 이에 사람들이 원통한 일이라고 하여 이 곳을 원통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 윗점마을 수리봉 코스
윗점마을의 수리봉 등산로에서 30여분 오르막을 오르면 암반지대인 '대슬램'이 나타난다.
처음엔 경사가 약해 걸어오르지만 중간쯤부터 가파라져 대부분 산행객은 밧줄로 이어진 우회로로
빠진다.
상-중-하선암, 사인암 등 단양팔경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전망 좋은 수리봉(1019m)을 넘어서면 등산로는 20m높이의 급경사로 뚝 떨어진다. 통나무다리를 조심스레 내려간뒤 로프를 잡고 유격훈련하듯 하강하면 좁은 칼바위의 능선이 100여m 정도 이어진다. 능선위로 바위가 울퉁불퉁 뛰어나온 모습이 마치 용의 등처럼 보여 '용아릉'으로 불리는 구간. 스릴과 재미가 넘치는 암릉코스다.
990봉에 오르면 용아릉을 넘는 산행객들의 모습이 마치 용의 등을 타고 기어오는 형상이다.
탁트인 전망을 즐긴뒤 20여분 가면 이정표 없는 삼거리. 왼쪽 직진길이 정상행 등산로다. 오른쪽은
석화봉을 거쳐 원통암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엉덩이 바위와 째진바위 등 해학넘치는 모양의 바위들이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남봉을 지나 황정산이 가까워지면서 기암들이 심상찮다. 보는 방향에 따라 형상이 달라지는 바위군들. 수석의 고향 단양의 명성답게 조각품 같은 바위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막상 오른 황정상 정상(959m)은 등산로가 봉긋 올라온 곳인데다 잡목들로 전망이 가려져 있다.
○ 칠성바위, 제2단양 팔경 절경
정상에서 810봉까지 30여분 거리는 등산로 전체가 거대한 바위위에 놓여있는 듯 암릉과 기암들이 반긴다.
억겁 세월을 버텨낸 흔적을 훈장처럼 달고 있는 기기묘묘한 바위와 푸른 소나무들은 속리산의 한 부분을 옮겨놓은듯 하다.
영인봉(850m)을 지난뒤 전망좋은 810봉을 오르려면 10여m 직벽을 올라야 한다. 우회로가 주 능선과 만나는 지점(삼거리)에서 원통암 하산길(1.13㎞)과 황정리행 주능선길(2.52㎞)로 나눠진다.
원통암 하산길로 접어들어 5분정도 내려가니 이정표 없는 갈림길. 모두 원통암으로 이어지지만 왼쪽길은 계곡길이어서 직진하는 것이 좋다.
간이암자인 원통암 주변의 기암들은 예사롭지 않다. 자로 잰듯 반듯하게 갈라져 있는 높이 30여m의 칠성바위는 거대한 수석작품. 부처님 손가락을 닮은 이 칠성바위는 최근 단양군이 제2단양팔경 중의 하나로 지정, 유명세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