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숲, 봉수사, 베틀바위가 품은 매력을 음미하라 조망은 없으나 소나무숲이 환상적인 봉황 형세의 산
봉수산은 금북정맥이 지나는 줄기에 있는 산이다. ‘봉수’라고 하면 비상시의 통신 수단인 봉화(烽火)를 뜻하기도 하지만 여기 봉수(鳳首)의 뜻은 봉의 머리라는 뜻이다.
봉수산의 형국이 상상의 길조인 봉황의 모양새로 북쪽에 있는 봉곡사 방향의 산줄기가 봉황의 왼쪽 날개이고 남쪽의 천방산(479m) 줄기가 오른쪽 날개가 되며 대술면 상황리의 갈막고개가 봉황의 허리가 된다. 물론 봉수산의 고스락은 봉황의 머리가 된다. 이 봉황이 남북으로 날개를 펴고 바로 동쪽에 있는 광덕산을 향해 날아가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봉수산은 산이면 모두 공통되는 산의 모습을 지녔으나 여느 산과 세 가지 유다른 것이 있다. 그 하나가 봉곡사 들머리의 천년 소나무 숲이다. 넓은 봉수산 산자락에 수백 년 된 굵고 키 큰 소나무가 큰 숲을 이루고 있어 장관이다.
흔히 오래된 소나무는 기암괴봉과 어울리고 바위 위에 우뚝 서 있는 독야청청(獨也靑靑)의 소나무가 소나무를 대표하고 멋이 있어 보는 이들을 감탄케 한다. 봉수산 봉곡사의 소나무는 한 그루만을 볼 때는 멀쩡하게 키만 크고 멋이 없으나 그 노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색다른 멋을 풍기고 있다. 하늘의 빛을 골고루 나누어 받고 있는 푸른 소나무 잎이 하늘을 가리고 있고 그 푸른 잎을 받치고 있는 빨갛고 높은 소나무 줄기가 자리를 나누어 서있는 광경은 참으로 멋이 있다.
그 송림 사이로 절로 가는 외줄기 길이 저 위로 뻗어 있다. 그 외줄기 길로 우리는 봉곡사를 찾아갔다. 이 천년 소나무 숲은 봉수산의 자랑, 봉곡사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아산의 자랑이며 전국에서 알아주는 소나무 숲길이다.
광덕산을 향해 나는 봉황이로소이다
봉수산 특색의 그 둘은 봉곡사다. 소나무 숲을 지나 오르면 저 안창에 봉곡사가 자리 잡고 있다. 소나무 숲을 지나며 이승의 번뇌를 씻고 깨달음의 세계에 이른 것 같은 피안(彼岸)의 느낌을 주는 봉곡사는 봉곡산의 품속에 그린 듯이 앉아 있다. 조선시대의 승람과 지리지에는 ‘석암사’라 했으며 1929년에 나온 환여승람에 ‘봉곡사’로 나온다 한다.
절 들머리의 안내판에는 신라 진성여왕 원년(887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하고 고려 의종 때에 보조국사가 중창했으며 조선조 세종대에 함허대사가 삼창했다 한다. 그 때는 상암·벽련암·태화암 등의 암자가 있었으나 임진년의 난리에 모두 불타서 인조대에 다시 중창하고 정조대에 중수한 뒤 이름을 봉곡사라 고쳤다 한다. 봉곡사는 1894년 7월에 만공선사가 깨달음을 얻고 오도송을 읊은 불교 성지로 알려져 있다.
봉곡사는 비구니 절로 대웅전 양편에 향각전과 선실이 있다. 비구니절답게 화단과 꽃나무들의 꽃이 아름답고 구석구석 깨끗하게 잘 손질되어 있다. 높이가 15m에 이른다는 향나무도 좋아 보이고 절 들머리의 약수도 시원하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쫓기던 국군 병사 두 명이 이 절에 숨어들었는데 인민군 병사 둘이 들이닥쳐 국군 병사를 찾아내고 법당에서 국군 병사 둘을 총살하려고 각각 총을 쏘았으나 두 발 모두 불상에 맞고 튀어나와 총을 쏜 인민군 병사 둘이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봉수산 명물의 세 번째는 유명한 베틀바위다. 봉곡사에서 산길로 들어서서 큰 등성이에 올라서면 베틀처럼 생긴 큼직한 납작바위가 길가에 있다. 베틀바위다. 바위 위가 마당처럼 넓고 바위 아래에는 굴이 있다. 난리가 났을 때, 피란민들이 여기서 살며 베를 짰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큰 난리가 나자 아랫마을의 가난한 아낙네가 남편을 전쟁터에 보내고 이 베틀바위에서 베를 짜며 남편을 그리며 기다렸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오랜 세월이 지났으나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곱던 아낙네는 할머니가 되고 머리는 하얗게 세어 얼굴을 덮었다. 아낙네는 기다림에 지치고 한이 맺혀 베틀과 함께 그대로 여기 베틀바위가 되어버렸다 한다. 바위가 드문 봉수산이지만 베틀바위 일대는 제법 굵은 바위들이 널려 있다.
봉곡산은 베틀바위 일대의 바위 외에는 별로 바위가 없는 흙산이다. 주등산로가 있는 등성이에도 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어 대낮에도 해를 보기가 어렵다. 몇 군데를 빼고는 가파르지도 않아 편안하게 산행을 할 수 있는 산이다.
그래서 여름 한더위에도, 겨울에 추울 때도 산행하기에 좋은 산으로 생각되었다. 또 아산시에서 산길을 잘 다듬어 놓았고 가파른 곳에는 어김없이 밧줄이 매어져 있으며 쉬기에 알맞은 곳에는 벤치가 있다.
물론 길 안내 표지도 잘되어 있다. 좀 색다른 점은 요소요소의 돌판에 화살표로 안내지도를 그려 놓아 산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나무가 무성하여 조망이 좋지 않은 점이다. 고스락(정상의 순우리말)에서의 조망을 기대했으나 고스락도 역시 큰 나무들이 조망을 막고 있다.
봉곡사에서 시작하여 느름실에서 끝낸 산행
5월이 다 가려 할 때에 아산의 백두대간산악회원들과 봉수산 산행에 나섰다. 특히 아산시 산림과 조성철씨가 우리의 산행 안내를 위해 나와 주었다. 아산에서 등산장비점을 운영하며 백두대간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박종호씨와 회원 강봉식씨, 주부회원 예현경씨와 반미경씨, 천안에서 온 임춘남씨가 참가하여 모두 7명이었다.
봉곡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느름실로 하산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차 하나를 느름실에 대놓은 다음 봉곡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주차장이 천년 소나무 숲 아래에 있어 우리는 좋은 소나무 숲길을 걸어서 올라갔다.
산림과 조성철씨는 이 소나무 숲이 전국 숲길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자랑했다. 소나무 숲길은 보통 숲과 달리 소나무 아래 다른 잡목이 별로 없다. 20m에서 30m에 이르는 잔가지 없는 소나무 줄기만이 언덕 가득 솟아 있고 하늘을 소나무의 푸른 가지로 가린 숲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 소나무 숲 끝에 봉곡사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일행이 절에 들어섰으나 누구 한 사람 내다보는 이 없고 조용하기만 했다. 흐드러지게 핀 고운 꽃들이 우리를 맞았다
우리는 들머리의 시원한 대롱물로 목을 축이고 절 들머리 오른편에 보이는 산길에 들어섰다. 산길은 원시림 속을 연상케 했다. 덩굴을 칭칭 휘감고 있는 갖가지 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어 길을 벗어나면 천지를 분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조용하던 숲 속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알고 보니 당진에서 온 산꾼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그들은 곧 되돌아 가버렸다.
작은 등성이로 올라서면서 새소리가 들려오더니 그 새소리는 계속 우리를 따라왔다. 봉수산 1.6km, 오형제고개 3.8km 송악저수지 4.5km의 안내표지를 지나자 긁은 참나무 숲이 나서더니 바로 베틀바위에 올라섰다. 명소답게 관심을 끌 만한 곳이었다. 의자가 있었으나 모두 바위 위에 올라 앉아 과일을 먹으며 쉬었다.
갈림길마다 지름 20cm가 넘는 돌판에 화살표로 길이 표시되어 있다. 산길은 가파른 곳에는 밧줄이 있고 나무계단도 있다. 봉곡사를 나선 지 1시간20분쯤 되어 고스락에 올라섰다. 듣던 바와는 달리 나무 때문에 조망을 할 수 없어 좀 서운했다. 고스락에는 예의 돌 안내판과 삼각점이 있다.
우리는 1.2m 낮아 주봉과 높이가 거의 같은 남봉에 가서 송학리로 내려가는 하산길을 확인한 뒤 다시 주봉으로 올라와 느름실로 하산을 시작했다. 100여 m 쯤 올라왔던 길을 되내려가다 오른편으로 갈라져 나간 길에 들어섰다. 조성철씨의 권유에 따라 길이 좋은 느름실 길을 고른 것이다.
느름실 하산길도 역시 돌판 표석 의자 밧줄 등 잘 손질되어 있었다. 도중에 바위에 기대어 천막을 친 기도터가 있었으나 사람은 없었다. 하산길에 들어선 지 30분 만에 차를 세워둔 악수암에 내려섰다. 여기서 39번 국도가 지나는 길(종곡가든)까지 걸어가려면 20분 이상이 걸릴 것 같았다.
우리의 산행 소요시간은 2시간30분이었으나 약수암에서 큰길까지, 봉곡사 주차장에서 봉곡사까지 30분씩 걸릴 것으로 본다면 총 산행시간은 3시간30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 관련정보 더보기 : 주요등산코스 : 1) 봉곡사 길 주차장-봉곡사-베틀바위-고스락(약 2시간) 2) 느름실 길 39번 국도변(유곡 2교)-약수암-기도터-고스락 (약 1시간40분) 3) 송학골 길 39번 국도변(종곡가든)-길상사-주릉-남봉-고스락 (약 2시간)
주변볼거리 ○ 봉곡사 조선시대의 승람과 지리지에는 "석암사"라 했으며 1929년간 환여승람에 "봉곡사"라 한 것으로 보아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사찰입구 안내판에 '신라51대 진성여왕 원년(887) 2월에 도선국사가 창건하고 고려18대 의종때에 보조국사가 중창했으며 세종조(1419)에 함허대사가 삼창하였는데 이때는 상암, 벽련암, 보명암, 태화암등의 암자가 있었으나 임진왜란때에 본전과 여섯 암자가 폐허된 것을 인조24년(1647) 다시 중창하고, 정조18년(1794) 중수하여 봉곡사라 개칭했다. 고종7년(1891) 서봉화상이 법당 및 요사를 중수 현존한다"고 되어 있다.
계곡을 앞에 두고 산 면을 깎아 800여평의 사역을 조성하였는데 대웅전과 향각전이 마당가의 석단 위에 나란히 동향해 있고 그 북쪽으로 "ㅁ"자형의 거대한 요사 건물이 있다. 요사 뒷 편에 지대를 낮추어 측간과 허드레 광이 마련되고 사역 입구에서 남쪽 둔덕위에 삼성각이 있다.
향각전과 삼성각은 근년에 세워진 반면 대웅전과 요사는 고풍스러운 목조건물의 구조를 간직하고 있어 1891년 서봉화상에 의한 중수기록과 걸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만공선사께서 을미년(1895) 7월에 법계성을 깨닫고 오도송을 읊은 불교성지로 유명하다.
◎ 산행길잡이
▲ 봉곡사에서 봉수산 왕복코스(정상까지 왕복 5km) 봉수산 들머리는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봉곡사 . 봉곡사 주차장에서 키 높은 송림숲을 약 300m 지나면 봉곡사 입구에 닿는다.
봉곡사를 둘러 본 후 봉곡사 절 앞에 서있는 등산로 표지를 보며 주릉으로 오른다. 능선으로 오르는 중 소로길은 두 갈래로 갈라지며 두 길모두 주릉에서 만난다. 주릉을 따라 가면 등산로곁에 작은 수석같은 바위를 지나 5분 정도 더 가면 넓은 산릉에 바위가 펼쳐져 있는 곳을 만난다. 이곳이 배틀바위라고 하는 곳이다.(이곳까지 약 40분거리)
조망도 확 트이고 쉬어가기 좋다. 가족 산행으로 봉곡사에서 이곳까지만 올라도 보람이 있다.봉수산 정상은 나무숲 사이로 난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2km를 가면 봉수산 정상이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걷기좋은 오솔길로 정상이 가까워오며 밧줄을 맨곳을 두번 지나면 정상에 닿은다. 정상은 좁고 긴 능선상에 위치하며 정상에서 더 진행하여 좌측으로 꺾이며 동쪽 송학골로 하산할수도 있으며 다시 온길로 되집어 하산을 해도 좋다. 산세는 깊은 산속을 지나는 느낌이 나며 정상에 오르면 멀리 광덕산과 도고산이 보인다.
봉수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매우 좋으며 북쪽으로는 삽교호와 아산만이 멀리 보이고 동북쪽으로는 온양시가 보인다. 동쪽으로는 광덕산이 성곽처럼 가로지르고 서쪽으로는 서해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예산군의 예당저수지와 예산 시내가 눈에 들어오고 예당 저수지 너머로는 임존산성을 머리에 이고 있는 봉수산이 뚜렸하다.
▶ 송학리 코스 제1코스는 송학리마을 입구에서 출발하여 차도를 따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왼쪽 길로 접어들어 올라간다. 대나무 숲이 우거진 마을을 지나 오르면 주능선 안부에 닿는다. 이곳에서 북쪽 능선을 따라 오르면 정상 앞 봉우리에 이른다. 다시 북쪽을 향해 한번 내려갔다가 오르면 정상에 도착한다. 하산은 북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안부에 이른다. 이어 여러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내려가면 봉곡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소나무가 울창한 시멘트 길을 내려가면 송악저수지 앞에 닿는다. 이 코스는 약 4.5㎞ 거리로, 2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제2코스는 송학리마을 입구에서 차도를 따라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왼쪽 길은 1코스로 가는 길이므로, 남서쪽으로 향해 새터마을에 이른다. 이곳에서 북서쪽으로 난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정상에 다다른다. 하산할 때는 북쪽 능선을 따라 가다가 안부에서 오른쪽 계곡길로 내려오면 유명리에 닿는다. 여기서 큰길을 따라 내려가면 주막거리에 도착한다. 이 코스는 약 4.5㎞ 거리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송학골 일대는 호도의 고장으로 집집마다 호도나무가 몇그루씩 있다. 유곡리 봉곡사 입구를 출발, 봉곡사를 경유한 후 남쪽 능선길로 정상에 이른 후 동쪽 거산리나 송학리로 내려서는 시간은 약 5km에 3시간정도 소요된다.
◈찾아가는길 ○ 서울 남부터미널이나 강남터미널에서 온양까지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온양에서 송학리행 버스나 유구행 버스를 이용하여 송학리에서 하차하면 된다.
○ 수도권에서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을 나가 1번 국도와 21번 국도를 번갈아 타고 아산으로 간다.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서평택나들목에서 나가 아산호 건너 39번 국도 따라 가도 된다. 봉곡사는 아산 시내에서 39번 국도를 타고 외암리 민속마을 지나 공주·유곡 쪽으로 11㎞쯤 가면 대술·유곡 쪽으로 갈리는 삼거리를 만난다. 616번 지방도 쪽으로 우회전해 900m쯤 가서 봉곡사 팻말 보고 좌회전해 1㎞를 들어가면 마을 끝 주차장에 닿는다.
1) 경부고속국도 천안 IC - 국도 21호(21km) - 온양온천 - 국도 39호(12km) - 송남휴게소(100m) - 봉곡사 입구(2km) 2) 서해고속국도 서평택IC - 국도39호(28km) - 온양온천 - 국도 39호(12km) - 송남휴게소(100m) - 봉곡사 입구(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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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봉곡사 가는 길은 100여년 이상된 아름다운 소나무 숲 오솔길이 700여미터 계속되며 작은 개울에서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청정해지기까지 합니다. 이어서 오르는 봉수산 오름길은 원시림같은 느낌에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이 계속되고요....
저도 가끔 찾는곳인데 이쪽저쪽 다 좋아요. 소나무숲 길이 인상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