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아침

<P>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은혜의집 카페에 들어와 글을 쓴다.  아무도 누구도 찾아오지 아니했다.조용한 카페라서 더욱 좋기도 하고...잠시 아픈 몸을 추수리고 모처럼 추석날이니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식사도 하고 맑은 정신으로 하루를 준비하는 것이 어쩌면 너무 감사하지 않은가! 요 며칠사이 자리 보전하고 누워있다 보니 오만가지 생각 이런저런 생각들이 오고간 시간들이었다. 어쩌면 이 나이에 외로움이라는 걸 느끼기도 하고  내 주변에 이렇게 사람이 없던가 다시 한 번 자문해 보기도 했다.  전화 메모수첩을 이리지리 뒤적이다가 이내 접어 버렸다. 전화는 해서 무엇하며 만나선 또 무엇하는가, 그저 세상살아가는 얘기 성가시고 귀찮은 얘기들 꽃을 피울 것인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조용히 자기자리 보전하며 착하게 하는게 오히려 유익이 될 것인데 .  뒤돌아보면 어느것 하나 도움 아닌 것 없고 내가 여기까지 살아온 것 또한 큰 은혜아닌가, 고향에 가보지도 못했고 어버님 산소 벌초도 하지 못했다. 죄송하기 그지 없다. 내가 아니면 그 누가 이런 일들을 할 것인가,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하도 먼 길이라 한 번 운행하다보면 지치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녀오면 개운하고 기분 상쾌하기도 했는데 금년은 영 아니다. 어디론가 훨훨 떠나고 싶다. 아마도 나는 역마수를 타고 낳는갑다.  자유의 몸이고싶다. 간섭받을 나이도 아닌데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명절이면 여기저기 오고가는 사람들 반가운 웃음소리 환한 미소들이 넘치는데 오늘은 또 어찌 하루를 보낼 것이지 , 책을 열고 페이지를 넘긴다. 잡념을 버리고싶어서, 그런데 눈도 침침하고 정신도 멍멍하니 나도 이젠 나이를 먹었는갑다.많은 책들 속에서 살아온 시간이 그래도 고맙고 감사하다. 내 이 나이되도록 책을 가까이 함도 어찌보면 너무 감사한 일이 아닌가.  주일에 단에 서서 말씀 증거해도 힘이 나지 아니하고 목이 몹시도 아프다. 콧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흐르고 목이 잠기니 그만 빨리 끝내고 자리에 눕고 싶다. 이 말씀을 드려도 알아듣는지 어쩌는지 도무지 반응이 없다. 듣는 사람이 흔쾌한 얼굴로 잔잔한 미소를 보내면 전하는이도 힘이 나는데  치매 중풍 어르신들 모셔놓고 말씀 전하는 내가 이것도 지나친 욕심일지 모른다. 왁자지껄 아이들 웃음소리랑 한 상 가득 차려놓고 온 식구 둘러 앉아 맛있게 먹고 마시는  그 모습들이 그립다. 언제고 그 날이 올 것인지, 멀리 떠나 있는 아이들이 보고싶고 먼저 가신 어르신들 얼굴도 보고싶고 다 보고싶다. 내가 이제 이 나이에 망녕들었나, 그래도 보고싶은 얼굴 얼굴들 이제는 내 곁에 없다. 뒤돌아봐도 다시 봐도 보이지 않는다. 만나는 이들이 어떤땐 무섭고 두렵다.  내가 정 주고 사랑 주고 했는데 뒤돌아서 뺨을 치는 이 형세는 또 어찜인가. 세상이 하 수상하니 다시는 사람 믿지 말자. 사랑보다 깊은게 정이라 했는데 정도 가려가며 주어야 할까보다. 열길 물길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더니 그 말이 많는가보다 . 어쩌면 내가 아직도 철이 덜 들었는가보다. 세상 사 참 우습고 재미있다. 어쩐지 이 가슴이 허전하기만 하다. 오늘은 추석날인데  좋은 생각 기쁜 생각만 하자. 세상사 다 그렇고 그런것 아닌가!   살다보면 알게 되는 것이  삶이 아닌가!  그렇지.</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