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탄생>
인간 문명의 역사는 잘 아시다시피 기원전 3천 년 경에, 중국의 황하 강에서 발생한 황하 문명, 인도의
인더스 강에서 발생한 인더 스 문명, 이라크의 티그리스 강, 유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발생한
메소포타미아 문명, 그리고 이집트의 나일 강을 중심으로 발생한 이 집트 문명 등입니다.
각 대륙의 축에서 거의 동 시대에 발생했음에도 각각의 교류나 정보 교환이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없는
것이 신기합니다. 네 곳의 문명들은 1천여 년 간 독자적으로 발전을 거듭합니다.
그러나 아리안 족의 급부상으로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기원전 2천 년 전 현재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남쪽의 한 종족인 아리안 족이 우월한 기동성과 호전성으로 동서로 넓게 대륙을
장악해 나가게 됩니다.
그 중 일부는 페르시아를 거쳐 남하하여 인더스 문명과 마주치게 됩니다. 이때가 기원전 1,500년경
입니다. 이후 기원전 600년경 까지 인도와 아리안의 ‘결합’이 이루어지는데, 이 결과물이 바로 베다인
것입니다.
베다veda는 산스크리트어로 ‘종교적 지식’이라는 뜻 인데, 리그베다Rig-veda, 사마베다Sama-veda,
야주르베다Yajur-veda, 아타르바베다Atharva-veda라는 이름의 4개의 문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붓다는 베다가 완성되고, 베다에 의해 정치적·사회적·종교적 틀이 갖추어진 시점에 탄생하셨습니다.
그래서 베다의 폐해, 곧 바라문의 폐해에 대해 명확하게 말씀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붓다께서 말씀하신 바라문의 폐해는 역사학자들도 동의합니다. 즉, 4,635개의 종족의 집단으로
이루어진 인도에 ‘아리안’들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베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겁니다.
제사장인 바라문을 신성시 하는 것은 당연하고, 피지배 종족들이 영원히 굴복 할 수밖에 없도록, 업과
윤회를 빙자하여 네 가지 계급제도를 완성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요약하면 2,000여 년간 바라문 계급이 형성한 그릇된 제도와 사상을 붓다께서는 송두리째 뽑아
버리시려 했던 것입니다. 이 ‘위대한 도전’ 하나만 인정한다면 비록 타종교인이라 하더라도 붓다께
경외심을 표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문명이 출현한 유사 이래 수천 년이 지나고, 붓다의 출현 이후 불과 500년 안에 중국에서는 공자,
노자,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이스라엘에서는 이사야 등 인류의 사상적 빅뱅이
이루어지고, 철기 문화의 대중화, 대양 항해술이 발달하는 등 기술적 빅뱅도 이루어진 시대입니다.
2,0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에 비견할 압축된 도약은 없었습니다.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인간의 창조성이 뜨겁게 폭발했던 시기를 ‘축의 시대’라고 이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