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카페지기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카페지기를 맡아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제시했습니다.
호응하신 분도 계시지만, 카페를 자주 방문하는 50~60여명의 진성 회원분들 호응이 생각보다 낮은 것 같습니다.
문학작품을 하루 아침에 뚝딱 완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에 제안한 걸 계기로 글쓰기를 시작하신 분이라면 이제 슬슬 습작품 한 편 정도는 나올 수 있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물론 부지런하고 치열하게 도전하신 분이 그렇다는 겁니다.
보통의 회원들께서는 아마 쓰다 말다를 반복할 겁니다. 치열한 의무감과 자기 각오를 다지며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알아서 분투하는 분은 주변에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는 게 팍팍한 세상이라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기왕지사 시작한 일이니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겠습니다.
지금쯤 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지난 1년 동안 기다렸으나 제작 가능한 분량의 원고 확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지기가 되면서 제안한 이 프로젝트를 접는 게 맞습니다. 애초에 카페의 역량에 비례하지 않은 기획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예술이라는, 창작이라는 조금은 별스런 분야의 프로젝트에는 좀 더 긴 호흡이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보니 의미없이 지나간 일 년을 한번 더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초보일 때가 있고 누구나 의기양양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어느 지점에서 누가 옳고, 나쁘고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그저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그 자체를 존중하자는 취지에서 작품집 제작을 생각했습니다. 기대만큼 호응은 낮았지만 멈추지 않겠습니다.
다시 내년까지, 지금부터 시작해서 작품을 쓰시기 바랍니다. 부족하면 언제든 만나서 묻고 다듬고 격려하고 힘이 되도록 다릴 놓겠습니다.
모 카페에서는 신춘당선을 위해 전략전술을 잘 짜서 응당한 결과를 내기도 합니다.
그런 것도 나쁘지는 않겠으나 죄다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요즘 추세에 편승하는 것은 문제가 많습니다.
중앙지 당선에는 전략전술을 최소화하고 문학의 본질에 충실한 원고로 승부를 내야 본인에게 좋습니다.
기타 의미없을 매체의 등단일 거라면, 습작생들끼리 학습을 위해 모음집을 만들어 보는 것이 공부에 큰 도움을 줍니다.
나보다 늦게 시작하고 덜 공부했고 덜 썼으면 나보다 못할 수 있습니다.
작가를 꿈꾸는 이에게 질타는 쥐약을 먹이는 행위입니다. 슬기롭고 부드럽게 조언하고 격려를 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익을 때가 되면 다 익는 법이고, 안 익으면 스스로 죽는 법입니다.
누구나 부족하고 미흡합니다.
그러기에 최대한 빨리 그 단계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기에 뛸 수 있는 에너지를 보태야 합니다.
좌절하게 만들 필요가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나 아니라도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 굳이 내가 주저앉히는 짓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카페의 시대는 영원히 사라질 지 모르고 전성기를 기억조차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단 한 명의 작가다운 작가가 우리 카페를 스쳐가고 탄생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은 험악하고 고약하게 퇴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로 격해지고 극단적으로 가게 됩니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드는 일입니다.
창작이란 자기를 죽이고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창작은 험악하고 가증스런 악의 무리나 현상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고, 그래선지 무수한 예술가들이 그러한 행적을 보여왔습니다.
작품집 프로젝트는
원고 참여하신 회원에겐 3~5부./ 원하는 회원 1부./ 카페 활동 우수 회원(20명) 2부씩 책정해 제작할 예정입니다.
일정은 따로 정하지 않겠습니다.
단행본 300쪽 분량이 충족되면 약간(한 달 정도)의 작업기를 거친 후 곧바로 제작에 들어갑니다.
완성된 작품이 있다면 바로 보내주시고, 없으면 지금부터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s. 혹시 카페지기를 하고 싶은 분 계시면 손들어 주십시오.
첫댓글 자신을 죽여서 타인을 살리는게 글쓰기라는
지기님 말씀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늘 응원합니다!
적극적인 사람들의 참여...
어려운 일이지만 가능했으면 좋겠네요.
화이팅입니다!
요즘 열정있는 사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회 전체의 성장요소도 당연히 소멸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