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요수 인자약수 (知者樂水 仁者樂水)

[이영재]

지혜로운 사람은 물은 좋아하고 어진사람은 산을 좋아 한다.

산이 좋고 물이 좋은데 별도의 이유가 있을수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孔子께서는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知者樂水)하고 어진사람은 산이좋아( 仁者樂山)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知者動)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정(仁者靜)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워(知者樂) 하고 어진 사람은 장수(仁者壽) 한다고 말씀하셨다.

漢 나라때 劉向의 (說苑)에 보면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孔子가 물었다. "선생님 군자가 큰 강을보면 반듯이 바라보는 것은 어째서 입니까?"

孔子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다. 

"대저 물을 군자는 德에 비유한다. 두루 베풀어 사사로움아 없으니 德과 같고 물이 다으면 살아나기에 仁과 같다.

낮은데로 흘러가고 구비치는것이 모두 순리에 따르니 義와 같고 얕은 곳은 흘러가고 깊은 곳은 헤아릴수 없으니 知와 같다.

백길이나 되는 계곡에 다달아도 의심치 아니하니 勇과 같고 가늘게 흘러 보이지 않게 다다르니 살핌과 같으며 더러운것을 받아도

사양치 아니하니 조용함 과 같다. 혼탁한것을 받아들여 깨끗하게 하여 내 보내니 사람을 착하게 변화시킴과 같다.

그릇에 부으면 반듯이 평평하나 正과 같고 넘쳐도 깎기를 기다리지 않으니 법도와 같같고 만갈래로 구비쳐도 반듯이 동쪽으로 꺾가니 의지와 같다. 이런 가닭에 군자는 큰물을 보면 반듯이 바라 볼 뿐이다.

원래 (荀子)(宥坐)에 실려있던 것을 부연한 내용인데 물의 여러 속정을 들어 인간이 지녀야할 삶의 덕목과 견주었다.

물은 모든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사사로이 경중을 두어 차별하지 않으니 德있는 군자의 모습을 상기 시킨다. 물은 만물에 생명을 부러 넣어주고 언제나 낮은곳에 처하며 골짜기를 만나면 거세게 흘러가며 평지를 만나면 천천히 흘러간다.

순리를 지키는 義의 삶이 아닌가. 앝은곳은 흘러가도 깊은것은 그 깊이를 혜아릴수 없으니 이는 바로 知慧의 모습이다.

백길 계곡에 다달아도 의심치않고 폭포가되어 떨어지는 勇氣를 에서 배운다.

가늘게 흘러 눔에 보이지 않아도 마침내 강물에 다다르니 목적을 정해놓고 늘 省察해 마지 않는 군자의 자래가 여기 있다.

아무리 더러운것도 물은 모두 받아으려 이를 정화 시키니 군자가 소인을 감싸 안는 모습이 아닌가?"

일찍이 老子도 (道德經)에서 上善若水라 함이 으뜸가는 善은 물에 견준 일이 있다.

물은 언제나 낮고 더러운곳에 처하며 만물을 이롭게 하므로 老子는 물에서 柔弱謙下의 교훈을 읽은 것이다.

또 劉向은 계속해서 知者樂水와 仁者樂山의 이윤에 대해 부연하고 있는데 그가운데 仁者樂山의변은 다음과 같다.

"대저 어진자는 어째서 산을 좋아 합니까?

산은 높으면서도 면면히 이어저 만민이 우러러 보는 바이다.초목이 그위에 서 성장하고 온갖 생물이 그곳에 서있으며 나는새가 거기로 모여들고 들짐승를이 그곳에 깃들이며 온갖 보배로운 것이 그곳에서 자라나고 기이한 선비가 거기에 산다.

온갖 만물을 기르면서도 싫증내지 않이하며 사방에서 모여 취하여도 한정하지 않는다.

구름과 바람을 내어 천지 사이의 기운을 소통시켜 나라를 이룬다.이것이 어진 사람이 산을 좋아 하는 까닭이다.

우뚝 솟은 산은 만민이 우러러 본다. 온갖 날짐승들이 그곳에 터전을 잡고 풀과 나무 꽃들이 거기서 자란다.

만물을 길러 내면서도 귀찮아 하는 법이없고 모두가 그혜택을 누려도 마다 하지 않는다.

구름과 바람이 그곳에서 일어나 천지에샇인 기운에 숨통을 열어준다.

그렇다면 군자의 삶이란 높은 산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의연이 제자리에 지켜서서 그 모양으로 만인의 우러룸이되고 그 가르침을 감화 시키며 세상에 막힌기운을 소통시켜 주는 소임을 다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아무리 넉넉한 품일지라도 산은 결코 그의 품안에 아무나 받아 들이지 않는다.

(小窓淸記) 는 이렇게 적고 있다.

세상 밖의 사람은 오직 산이있을 뿐이다. 모름지기 천체를 바라보는 안목과 勝地를 찾아갈 장비와 오래 머물러 맺은인연이 있어야만 산은 비로소 막역의 사귐을 허락한다. 이른바 大觀의 안목이란 무엇인가?

인간세상 장난일세 一喜 一悲 하지않고 萬告常靑의 불변을 닮아가는 것이다.

勝地을 찾으려면 마음의 준비 뿐아니라 여러 갖추어야 할것들이 단한번 산에 올라 산을 알수 있다 할수 있는가? 오래 머물러 바라보며 내가 산이 되고 산이 내가되는 몰아 일체의 호흡이 있어야 한다.

그때 산은 비로소 가슴을열어 나를 전신으로 받아드린다. 산을 안는 다는것 산을 만나 막역의 사귐을 맺는다는것이 그리 쉬을까? 북송의 위대한 산수화가 郭熙는 (林泉高致)에서 이렇게 말한다.

산은 가까이서 보면 이렇지만 떨어져서 보면 이렇고 십여리 떨어져서 보면 또 이러하니 멀어질때 마다 달라 진다.

이른바 산의 모습은 걸음 마다 바낀다 는것이다. 산의 정면은 이러하고 옆면은 또 이러하며 뒷면은 또 이러하니 볼때마다 달라진다. 이른바 산의 모습은 면마다 보아야 한다. 는것이다. 이와같이 하나의 산도 수십 백가지의 형상을 이루고 있으니 자세히 살피지 않을수 있겠는가?" 산은 하나의 모습이 이렇듯 천변 만화 일진대 여산의 진면목을 어찌 안다 하겠는가?"

다만 외형과 사랑을 담아 산을 바라고 산을 그리며 산과 닮아가 길 바랄 뿐이다.

또 歐陽修는 (浮사山水記)에서 이렇게 말한다.

대저 천하 의 온갖 물건을 다 끌어다가 하고싶은 대로 해보는 것은 富貴한 사람의 즐거움 이다. 長松 그늘에서 다복한 풀을 깔고 앉아 시냇물이 졸졸흘러가는 소리를 듣다가 돌샘의 물을 떠마시는 것은 山村에 사는 사람의 즐거움이다. 그러나 산림에 사는 선비는 천하 사람들이 즐거워 하는것을 보더라도 그 마음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간혹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힘을 헤아려 얻을수 없어 그만둔자는 물러나 이곳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저 부귀한 사람은 능히 온갖 물건을 이르게 할수 있지만 아우를 수는 없으니 오직 山水의 즐거움이 그것이다.

부귀한 사람들의 즐거움이 있고 산에 사는 사람의 즐거움이 있다. 부귀로도 권세로도 살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산에 사는 즐거움이 그것이다. 자연은 겸허로 자신을 비우고 고요로 내면을가득 채워 산을 산으로 물을 물로 볼줄 아는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