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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조지 파크를 방문한 우수지도자 단체사진 ⓒ박영훈 |
웸블리경기장 견학을 마지막으로 런던에서의 공식일정은 종료. 이제 남은 연수기간은 단 이틀뿐이다. 시간이 없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 위해 U/챌린저스리그 우수지도자들은 아침부터 서둘러 버스에 몸을 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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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국가대표 전용훈련장인 세인트 조지 파크(Saint George’s Park) ⓒ박영훈 |
▲ 영국국가대표 전용훈련장 세인트 조지 파크, ‘우리의 꿈이 이곳에서는 현실’
차가운 바람을 헤치며 내 달린지 벌써 2시간. 그렇게 한참을 가다 버스가 멈춘 곳은 영국국가대표 전용훈련장인 세인트 조지 파크(Saint George’s Park)였다.
조용했다. 운동에 집중하기 안성맞춤. 실외시설도 완벽했다. 잘 다듬어진 12개의 잔디구장은 반갑게 손님을 맞이 했고, 그 엄청난 규모에 우수지도자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지만 세인트 조지 파크의 하이라이트는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훈련장 건물이었다. 지난 10월 개장한 세인트 조지 파크 실내훈련장은 현대 스포츠 과학기술의 끝을 보여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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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 직원의 설명을 듣는 지도자들 ⓒ박영훈 |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선수 트레이닝실. 선수의 기량 측정과 발전을 위한 운동시설이 완비되어 있었다. 특히 트레이닝실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저산소방은 이색적이었다. 트레이닝실 담당직원은 대부분의 땅이 평지로 이뤄진 영국의 특성상 고지대 경기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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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기구와 저산소방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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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트레이닝실의 최신식 시설 ⓒ박영훈 |
다음은 부상 선수들의 회복을 위한 선수재활실. 가벼운 근육운동과 달리기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선수재활실의 포인트는 기구가 아닌 환경이었다. 선수재활실 안에서는 영국국가대표만이 뛸 수 있는 웸블리경기장과 똑같은 크기의 실내∙외구장이 내려다 보였다. 그 이유는 5일차에 진행됐던 댄 아브라함즈의 스포츠 심리학 강의와 연계된다.
부상을 당한 선수들은 경기장을 보며 ‘긍정적 기억’에 의한 ‘회복의 의지’를 다지고, 그것은 ‘자신감’이 되어 빠른 재활을 이끈다는 것. 보이지 않는 ‘1인치의 미학’을 실제로 적용한 FA(영국축구협회)의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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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실에서 보이는 실내경기장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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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실에서 보이는 실외경기장 ⓒ박영훈 |
놀라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물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아닌 수영장 바닥 높낮이를 조절하는 수영장,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동시에 담아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돕는 수영장, 관절과 근육을 배려한 수중운동장으로 구성된 수중재활장은 과학적인 처방으로 운동재활과 함께 선수들의 재기를 도왔다.
이러한 호사는 오직 영국국가대표 축구선수들만이 누릴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 또한 국가대표 소집 중에 부상을 당한 선수는 세인트 조지 파크와 소속팀의 재활센터 중에 선택하여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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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돕는 수영장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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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과 근육을 배려한 수중운동장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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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바닥 높낮이가 조절되는 수영장 ⓒ박영훈 |
또한 FA는 세인트 조지 파크의 밝은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재 넓은 면적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세인트 조지 파크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의 훈련장이자 관광명소로 개발될 예정이다. 실제로 세인트 조지 파크 내에는 유명 호텔이 운영되어 관광객들을 맞이 하고 있었다.
훈련장을 돌아본 지도자들은 연신 ‘최고’를 외쳤다. 한양대 신현호 감독은 “보이지 않은 1인치의 성장을 위한 최고의 시설을 보며 영국인들의 축구사랑이 느껴졌다. 우리에게 꿈이었던 것들이 이곳에서는 이미 현실”이라며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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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역대 중요 경기 골 위치가 새겨진 호텔 프론트 시설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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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조지 파크 내 호텔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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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국가대표팀 감독과 선수의 숙소 ⓒ박영훈 |
▲ ‘우수지도자들의 응원은 나의 힘’, 김보경의 영국 무대 데뷔골을 만들다!
세인트 조지 파크의 견학을 마친 뒤 21명 우수지도자들은 서둘러 블랙번으로 이동했다. 이날 블랙번에서는 김보경이 소속한 카디프 시티의 챔피언십(영국 2부리그) 원정경기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어둠이 짙게 깔린 뒤에야 도착한 블랙번. 약 30만명 정도의 인구가 사는 작은 소도시지만 축구열기만큼은 대단하다. 약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랭커셔주 블랙번 이우드 파크에는 이미 축구팬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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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커셔주 블랙번 이우드 파크 전경 ⓒ박영훈 |
카디프 시티의 원정응원단의 열정도 만만치 않았다. 카디프 시티가 소속되어 있는 웨일즈 국기를 펄럭이며 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김보경의 인기도 대단했다. 낮선 동양인들의 단체등장에 처음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김보경의 애칭 ‘김보’를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우수지도자들은 카디프 시티 팬들의 뜨거운 환대에 추운 날씨도 잊은 채 경기를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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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시티의 오랜 팬 대리 존스 ⓒ박영훈 |
또한 카디프 시티의 오랜 팬이라고 소개한 대릴 존스(Darryl Jones)는 “김보경은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다. 카디프 시티의 오랜 팬으로서 그의 입단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개인적으로 김보경의 출전시간이 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의 실력이 그렇게 만들 것이다”라며 김보경의 선전을 기원했다.
리그의 명성에 걸맞는 멋진 경기장과 열광적인 응원단.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도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김보경의 출전여부였다. 최근 좋은 활약으로 틈틈히 경기에 나섰기 때문.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체출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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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시티 응원단의 열띤 응원 ⓒ박영훈 |
드디어 경기 시작. 카디프 시티 응원단은 잠시도 쉬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는 치열했고, 그에 따라 응원단의 함성소리도 거세졌다. 그들의 함성소리에 선수들의 패스는 더 날카로워 졌고, 몸놀림은 더 빨라졌다.
그러던 전반 30분 카디프 시티의 헤딩 선제골이 터졌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원정응원단은 홈팀응원단을 약 올리기 바빴다. 이에 블랙번도 후반 5분 스루패스에 이은 침착한 마무리로 응수했다. 안 그래도 뜨거운 응원전에 기름을 부은 격.
하지만 그 팽팽한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11분 카디프 시티의 스타 벨라미가 골을 터뜨렸다. 다시 여유를 찾은 카디프 시티. 후반 24분 드디어 기다렸던 순간이 왔다. 김보경이 교체로 출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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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을 응원하는 캐디프 시티 팬 ⓒ박영훈 |
경기장에 투입된 김보경은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팀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한동안 이어진 치열한 공방전. 그러나 후반 39분 카디프 시티의 세번째 골이 터졌다.
그리고 후반 40분. 모든 지도자가 염원했던 김보경의 영국무대 데뷔골이 터졌다. 상대 공을 빼앗은 김보경이 단독드리블 후 사이드로 내준 공. 그 공은 다시 김보경에게 연결되어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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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무대 데뷔골을 기록한 김보경 ⓒ박영훈 |
김보경의 골이 터진 순간 우리에게 낮익은 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카디프 시티 응원단이 ‘김보스타일’을 외치며 말춤을 춘 것. 경기장에도 응원석에도 온통 한류 열풍이었다. 4-1 카디프 시티의 승리로 경기 종료.
김보경의 선전으로 우수지도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서는 카디프 시티의 전술이 낱낱이 파헤쳐졌고, 김보경에 대한 칭찬이 계속됐다. 관동대 안승인 감독은 “경기 내내 팬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또한 영국 심판의 냉정하고 정확한 판정과 그에 대한 침착한 관중들의 반응이 놀라웠다”며 챔피언십 관람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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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에도 말춤은 계속됐다 ⓒ박영훈 |
그렇게 마무리 되어가는 6일차 일정. 하지만 경기장 곳곳에서는 카디프 시티의 승리를 축하하는 ‘승리의 말춤’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 U/챌린저스리그 우수지도자 행정가 연수 일정 (7일차)
공식일정 : 프리미어리그 관람 (스완지 시티 vs. 노리치 시티,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