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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지도자 간담회에 참석한 기성용 ⓒ박영훈 |
드디어 마지막 7일차 일정이다. 기성용(23, 스완지 시티)이 활약하고 있는 스완지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관람으로 공식적인 U/챌린저스리그 우수지도자 연수 일정은 막을 내렸다.
▲ 스완지 시티를 찾은 우수지도자, 팀의 중심이 된 기성용 보고 ‘흐뭇’
낯선 영국 생활이 익숙해져 갈 때 즈음 찾은 스완지 시티. 이 작은 도시는 영국인들에게도 익숙치 않은 시골마을이지만 우리에게는 제법 친숙하다. 한국축구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기성용의 소속팀이 있기 때문이다.
전날 카디프 시티와 블랙번의 챔피언십 경기 관람을 마치고 늦은 시간 호텔로 돌아왔지만 약 400km나 떨어져 있는 스완지 시티로 이동하기 위해 서둘러 짐을 쌌다. 그렇게 4시간 이동. 드디어 스완지 시티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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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 전경 ⓒ박영훈 |
웨일즈에 위치한 스완지 시티는 이제껏 봐왔던 영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높지는 않지만 도시 가운데 솟아오른 작은 산과 그 앞에 펼쳐진 바다. 그림에서만 봤던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또한 스완지 시티의 홈구장인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은 꽤 훌륭했다. 웨일즈 소속팀 중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팀답게 스완지 시티 사람들의 홈팀 사랑이 경기장에 반영된 듯 했다. 한국 관광객으로 예상되는 사람들도 많았다. 최근 뛰어난 활약으로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한 기성용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수지도자들은 서둘러 경기장에 입장했다. 경기 시작 한참 전이었지만 이미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덕분에 축구종가 영국 최고의 리그, 프리미어리그 경기라는 것이 실감났다. 경기장 입장 관중 20,294명. 도시 총 인구가 약 23만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전체 인구의 1/10이 입장한 대단한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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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으로 가득찬 스완지 홈경기장 ⓒ박영훈 |
곧 이어 선발 선수들의 이름이 공개됐다. 다행히 기성용의 이름이 있었다. 관중들의 박수소리와 함께 드디어 경기 시작. 하지만 원정팀 노리치 시티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반 16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것. 원정 응원석에는 노리치 시티의 노란색 물결이 일었지만 홈팀 관중석은 조용했다. 하지만 곧 힘을 내어 홈팀 스완지 시티를 응원했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전반 40분과 전반 44분 연달아 두골을 더 허용했다. 경기를 관람 중인 우수지도자들도 답답했는지 스완지 시티의 전술과 선수들의 움직임에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여러 가지 전술적 움직임을 예로 들며 후반전을 위한 비책들을 쏟아냈다.
후반전 시작. 우수지도자들의 조언을 들었는지 움직임이 달라졌다.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많아졌고 패스는 날카로워 졌다. 그더런 후반 5분. 스완지 시티의 미추가 추격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이어 후반 14분에는 역습에 의한 두 번째 골이 터졌다. 모든 홈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덩달아 우수지도자들도 함께 신이 났다. 이제 전술, 선수의 움직임 등 ‘축구이론’보다는 함성, 열정 등의 ‘축구감성’이 앞섰다. 또한 기성용이 코너킥을 차려고 하는 순간 관중석에서 펼쳐진 태극기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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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를 관람하는 우수지도자들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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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들며 기성용을 응원하는 한국축구팬 ⓒ박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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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킥을 시도하는 기성용 ⓒ박영훈 |
하지만 후반 30분 노리치 시티가 그림 같은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의지를 꺾어 놨다. 경기 종료 전 미추의 헤딩골이 골망을 갈랐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결국 3-4 패배. 그렇게 경기는 종료됐다.
우수지도자들도 경기결과가 많이 아쉬웠는지 오는 길 내내 경기이야기만 했다. 하지만 풀타임으로 활약한 기성용의 활약을 칭찬하며 한국 축구의 선배로서, 또한 감독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호텔 도착. 마지막 일정을 마치는 간담회를 준비하는 중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를 마친 기성용이 우수지도자들을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모든 지도자들도 기성용과의 만남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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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후 우수지도자들을 찾은 기성용 ⓒ박영훈 |
잠시 후 편안한 복장으로 기성용이 간담회 자리를 찾았다. 기성용은 우수지도자 한 명 한 명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며 응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U/챌린저스리그 우수지도자들을 응원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간담회 자리를 찾은 기성용은 “스완지 시티에서의 적응은 끝났어요. 플레이도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라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한 경기도 소홀히 할 수 있는 경기가 없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며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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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지도자 간담회 모습 ⓒ박영훈 |
▲ 우수지도자 간담회, “만족! 대만족!”
일간의 일정을 마치는 마지막 날 밤. 21명의 우수지도자들과 축구협회 직원 2명 및 필자까지 24명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7일 동안의 꿈 같았던 영국 지도자 연수를 정리 및 반성해 보는 시간. 지도자 간담회! 그 자리에서 나온 말들을 여과 없이 적어 보았다.
-대경대 강명진 코치,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동기부여가 됐다”
“처음 영국에 온다고 했을 때 많은 선생님들께서 오신다고 해서 ‘나이도 어린 제가 이런 자리에 와도 되나?’라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까 선생님들께서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 드리고, 제가 모르고 모자랐던 부분에 대해서 많이 보고 경험하며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동기부여가 많이 되네요. 너무 감사하고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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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시민축구단 이현창 감독(왼쪽)과 수원대 김한욱 감독(오른쪽) ⓒ박영훈 |
-이천 시민축구단 이현창 감독, “20년 만의 기회, 앞으로 기회 많았으면 한다”
“지도자 생활 20년 만에 이런 기회를 처음 접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웠습니다. 우리팀에도 젊은 코치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을 보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와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웠어요. 지도자의 입장에서 이런 연수를 개인적으로 경험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드는데 축구협회에서 이런 기회를 줬다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더 많이 배우고 더 노력해서 ‘앞으로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제대 권재곤 감독, “우리는 모두 동업자, 함께 발전하자”
“선배님도 계시고 후배님도 계시는데 제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곳에 계시는 분들이 밖에 나와서 항상 동업자라는 생각했으면 했습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도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서로 적이라고 생각하면 누구도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배 후배를 떠나서 동업자 정신으로 다른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배우고 정보공유도 하면서 서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저는 이번 연수에 와서 오랜 지도자 경력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지도자들의 마음도 알고, 축구발전 방향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도 듣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운동장에서도 서로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한다면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수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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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신현호 감독 ⓒ박영훈 |
-한양대 신현호 감독, “축구감독은 축구의사, 정확한 진단과 처방 위한 최고의 기회”
“저도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나에게 오겠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20년을 하니까 이제야 축구를 조금 알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축구에 대해 많이 연구하려고 노력한 사람인데 이번 프로그램을 보고 ‘이번에는 가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이전까지는 코치들 많이 배워오라고 보내줬거든요. 솔직히 욕심이 났습니다. 축구감독은 축구의사 아닙니까? 선수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나와야 하는데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해준 것 같아요. 물론 알고 있던 부분들도 있지만요. 또한 최고의 팀과 최고의 강사를 통해 보고 배우면서 ‘조금더 시간이 있다면 더 배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느낌점도 있어서 말하려 합니다. 10년 전만해도 유럽에서의 우리 축구지도자들에 대한 대우가 매우 나빴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와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어딜 가든지 정중히 맞이하고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것을 보면서 기분 좋고 한국축구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축구협회를 비롯한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노력해서 축구인들이 사회적으로 더 존중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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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시민축구단 조덕증 감독 ⓒ박영훈 |
-파주 조덕증 감독, “이번 연수는 발전의 기회”
“저는 지도자 생황을 10년 정도 떠나 있다가 올해 챌린저스리그 신생팀 감독직을 맡게 됐습니다. 오랜만에 선배님과 후배님을 봬서 너무 좋습니다. 지난해 1급 지도자 연수를 받으면서 인연을 맺었던 지도자들이 서로 격려해주고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 영국 연수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것도 있지만 이런 인연이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서로를 격려해주는 좋은 관계로 맺어지길 희망합니다. 서로 자주 연락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특별한 인연이 됐으면 합니다.”
-선문대 김재소 감독, “우리 수준과 맞는 리그도 경험해 봤으면”
“이번 영국 연수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하지만 제가 이번 연수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기 온 지도자들은 대학팀이나 준프로팀들의 감독들인데 너무 완벽한 프로팀들의 경기만을 보고 갔다는 점입니다. 유소년팀이나 대학리그팀들의 훈련이나 경기도 봤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비디오나 TV로는 많이 봤지만 ‘영국에서만 배울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하나 정도 있었으면 어땠을 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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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르티스 김길배 감독과 남부대 양철원 감독 ⓒ박영훈 |
-남부대 양철원 감독, “한 단계 발전해서 좋은 제자 양성 하겠다”
“이곳에서 많은 지도자님들을 알게 돼서 기분 좋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수에서 선진축구의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어서 뜻 깊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영국에서 체험하면서 한단계 발전하게 됐고, 이러한 경험으로 좋은 제자들을 양성하는데, 한국축구가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합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서울 마르티스 김길배, “우리나라에도 이런 고급강의 접할 수 있는 기회 부탁한다”
“먼저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축구협회에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제가 평소에 스포츠 과학 분야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아직 대한축구협회에서 진행하는 강습회나 대학 학과에도 이런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강의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교육을 받으면서 스포츠 과학 분야 공부에 욕심이 나더라고요.
“현재 지도자 4급에서 P급 교육, 컨디셔닝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스포츠 과학에 관한 교육도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영국이나 축구 선진국에 와서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국내에서 스포츠 과학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들이 있다면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절약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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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분위기의 지도자 간담회 ⓒ박영훈 |
-포천 이수식 감독, “현지 지도자들과 면담할 수 있는 기회 있었으면”
“저도 선배님들과 후배님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낸 것 같고, 바쁜 일정에 조금 힘든 것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명문 구단들의 훈련장을 탐방하면서 ‘좀 더 오랜 시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전술 훈련이나 개인 훈련이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그리고 그 지도자와 면담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으면 합니다. 다음 연수 때는 이런 부분에 시간을 더 할애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외에는 너무 좋았습니다.”
-서울 유나이티드 정일수 코치, “한국 축구환경 조성 위해 최선 다하겠다”
“선배님과 후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에 영국 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김재소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최상위 리그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지만 사실 한국의 축구환경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앞으로 제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지 느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부터 한국에서 고생하고 있는 모든 지도자들을 격려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