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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소개 : 박종문 / 서울대 성악과 졸 , 서울대 대학원 미학과 졸, 대구카톨릭대 음악대학장, 한국음악확회 부회장 등 역임 / 예술마당 '솔'의 최고 인기 강좌 "바흐를 알면 재즈가 보인다" 등 수 차례 음악강좌 진행, 클래식 음악과 대중 음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강의는 음악애호가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흥미진진한 강의로 유명함.
러시아 아방가르드 음악은 1910~20년대 혁명기 예술운동과 맞물려 등장했으나, 1930년대 스탈린 정권의 억압으로 쇠퇴했다. 1960년대 해빙기 이후 새로운 세대가 실험정신을 이어받아 전자음악, 음렬기법, 우연성 음악 등 서구 현대음악의 다양한 기법을 도입했다. 러시아 특유의 정교회 음악 전통, 언어와 악기음의 결합, 성악 중심의 창작 등 독자적 요소도 강조되었다고 한다.
혁명적 시대정신, 실험적 기법, 러시아 고유의 전통을 결합해 세계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긴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등 1세대와, 로슬라베츠, 데니소프, 구바이둘리나, 슈니트케 등 2세대 이후 작곡가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러시아의 아방가르드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박종문 선생님께서 쉽고 명쾌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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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Avant-garde)>는 원래 프랑스어로 ‘전위(前衛)’를 뜻하며, 군사 용어에서 유래해 ‘최전선에 선 부대’ 또는 ‘선봉’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19세기 중반부터 예술과 사상, 문화 분야에서 기존의 전통이나 관습을 거부하고,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새로운 경향을 추구하는 움직임을 가리키는 용어로 확장되었다.
<아방가르드>의 의미는 다중적이다. 보통명사로 쓰이면 혁명적 예술 전반을 가리키는 말이 된다. 이 경우 ‘프랑스 미술의 3대 혁명’이라 불리는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모두가 아방가르드의 영역에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대문자 A로 시작되는 고유명사로 쓰일 때 아방가르드는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예술 운동을 지시하는 의미가 된다. 유럽의 다다와 초현실주의, 러시아의 절대주의와 구성주의 따위의 미술 운동들이 이에 속한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예술에서의 <아방가르드>"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추상주의, 초현실주의, 다다이즘 등 전위적 예술 운동과 함께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기존의 예술 형식을 해체하거나, 새로운 표현 방식을 실험하며, 예술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나 실존적 질문을 던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방가르드”예술은 기존의 질서, 전통, 관습에 대한 반항과 거부를 기본 정신으로 하여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형식과 내용을 추구하는 한편, 사회적, 정치적 변화와 연계된 유토피아적·혁명적 성향을 지니는 특징을 가진다.
이와 같은 정신은 문학,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나타났으며,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계속해서 새로운 ‘아방가르드(전위)’가 등장함으로써 “아방가르드”는 하나의 사조를 넘어선 이념이 되었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음악가들은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혁명적 예술 운동과 함께 등장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곡가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기존의 음악 형식과 규범을 탈피하고, 새로운 사조와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러시아 음악의 독자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막상 제정 러시아 시대가 끝나고 혁명의 산물인 소비에트 연방이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탄압을 받게 된다. 무자비한 스탈린 독재정치가 예술의 영역을 지배하면서 앞서가는 예술은 시련과 고난의 구렁텅이로 빠져 버렸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격동하는 러시아의 역사 속에서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은 얼마나 더 치열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야 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예술사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