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8,金曜閑談(144)
1. 주인은 정원사의 행동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그 정원사는 정원을 잘 손질해 놓고 나서 그곳에 나무와 돌 등을 가져다 다듬어 조각품을 만들어 정원 이곳저곳에 세워놓았다.
하루는 참다못해 주인이 정원사에게 다가가 물었다.
“자네는 정원일 말고 조각품을 만들어 놓는다고 해서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수고스럽게 그런 짓을 계속하고 있는가?”
그러자 정원사는 열적게 웃고는 대답했다.
“전 그저 정원이 더 멋지게 보이는 게 좋을 뿐입니다.”
주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보통 솜씨가 아닌 조각품들을 하나 하나 뜯어보고는 돌아와 이름있는 조각가에게 연락을 취해 정원사를 가르치도록 배려했다.
마침내 그는 인류 역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남을 조각가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미켈란젤로이다.
2. 망각에 버금가는 복수는 없다. 망각은 상대방을 무의 먼지 속에 묻어버린다. 중상모략을 무마하는 최고의 기술은 이를 무시하고 내버려두는 것이다.
3. 무시할 줄 알라. 무엇을 얻으려면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사람이 보통 무엇을 찾는 동안에는 그것을 얻지 못하고, 그것을 중시하지 않을 때는 저절로 우리 손에 떨어진다. 또 무시하는 것은 영리한 복수 방법이기도 하다. 훌륭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만일 그들의 경쟁자들이 스스로 입을 열지 않았더라면 알려지지 않았을 사람도 많다.
4. 탈당했다, 신물이 나서. 암도 예방하기 겸... 탈당도 항의 표시의 한 방법이다.
5. 그림: 1004호 천사 같은 분이 분양해준 반려식물, 8년째 봄만 되면 꽃을 피워 보여준다. 가끔씩 물밖에 주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답하다니, 미안하고 안쓰럽다. 임신하여 아기 낳는 것만큼 얘들은 꽃을 피울 때 힘들다던데...
/어슬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