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에 모임을 한 이후 윤파면 정세로 만남을 갖지 못했던 효고현 원수협 분들과의 온라인 모임을 오랜 만에 진행했습니다.
그 사이 한국에서 전개된 격동의 시간만큼이나 고베에서도 비핵고베를 무너뜨리려는 반동적인 흐름이 있었습니다.
고베시가 비핵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미군 함정을 입항시킨 것입니다.
효고현 원수협 츠가와 대표는 이 같은 일이 대중국 '확대 억제(=핵 억제)' 전략의 미일 공동작전체제 구축의 일환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일본은 핵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자위대 사령부를 지하요새화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핵과 동맹, 억제에 반대하는 평통사의 실천이 정세를 명확히 꿰뚫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츠가와 대표의 발표문을 올립니다. 이 내용은 평통사 회지에도 게재하고자 합니다.
------------------------------------
비핵 고베 방식 50년을 파괴하는 미일동맹
- 비핵증명서 제출하지 않은 미 소해정 워리어 고베항 입항 강행 -
효고현 원수폭금지협의회 대표 쓰가와 도모히사
비핵 '고베 방식' 50주년 기념 집회를 지난 3월 16일 고베 시내에서 열었습니다. “비핵평화의 동북아와 비핵 '고베 방식'”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한국, 프랑스, 효고의 반핵평화운동 대표 등 530명이 참가했습니다. (온라인 참가 150명) 대성황을 이룬 이 날 집회에 부산 평통사는 영상 메시지로 연대했고, 참가자들은 많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3월 18일 우리는 50년 만에 미 함선의 고베항 입항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날은 50년 전 고베 시의회가 '핵무기 적재 함정의 고베항 입항을 거부하는 결의'를 채택한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해상보안청) 2월 18일 미 소해정 워리어를 고베항에 입항하는 문제를 고베시에 타진했습니다. 이에 고베시는 정부(외무성)에 워리어함의 핵무기 탑재 여부를 조회했습니다. 외무성은 3월 13일 회신을 통해 "동함이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3월 14일 고베시는 미국총영사와 만나 이 문제를 재확인했는데, 총영사는 "개별함선 핵탑재 여부에 관해서 언급할 수 없지만 일본 국민의 핵에 대한 특별한 심정은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고베시는 이를 ‘핵 비적재’로 인식했습니다.
3월 17일 미측은 입항에 관한 신청서를 제출했고 3월 19일 항만공투회의와 원수협은 고베시 항만국에 “비핵증명서 제출의 엄수”를 촉구했습니다. 3월 21일 고베시는 최종 판단하여 '비핵증명서' 제출 없이 입항을 허가했습니다.
이에 3월 24일부터 26일 미국 소해정 워리어가 고베항·마야부두에 입항했으며, 고베시민 300여 명은 항의행동에 나섰습니다. 고베시장 히사모토는 이에 대해 “향후 운용에 대해 비핵증명서 제출은 의회 결의를 존중하고 답습하되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한다”고 언급하여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이 같은 충격적인 일은 일본을 ‘전쟁하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일련의 흐름이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대중국 '확대 억제(=핵 억제)' 전략의 미일 공동작전체제 구축의 일환입니다.
일본 정부는 3월 24일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를 발족했습니다. 주일미군사령부를 '통합군사령부'로 재편하는 것과 함께 이는 유사시 미·일 군사동맹을 나토·한미동맹 방식에 가깝게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스탠드오프 미사일을 전국에 배치하고 미일 미사일 부대를 일체화 하며 대형 탄약고 증설 계획(130동), 자위대 기지 강인화·사령탑 지하화(핵전쟁 대응), 일반 항만·공항의 평시부터 군사 이용 가능(2024년 28개 시설 지정 → 2025년 8개 시설 추가지정), 미 함선의 수리를 일본에서 가능하게(24년 6월 미일 합의) 하는 흐름은 그 구체적 실상입니다. '미함선의 고베 입항'이 이 흐름의 한 축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일입니다.
일본은 항만의 관리자를 자치단체장으로 정했습니다. 하시모토 시장은 50년 동안 지켜온 비핵 고베방식을 내팽개치고 전쟁 전에 그랬듯이 고베시를 다시 전쟁의 도구로 변모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하고자 합니다.
◇ 고베시 '비핵증명서 제출' 준수 촉구
◇ '소해정 워리어 입항' 선례 남기지 않기 위해 미 함선 기항 신청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
◇ 비핵 '고베 방식' 지키기 싸움을 '일본의 전쟁국가 만들기' 반대 싸움과 결합시켜 전개
◇ '동북아 지역 자치체 연합'을 '반핵 평화의 동북아 만들기'에 공헌할 수 있는 교류로 발전
◇ 이러한 운동의 학습 자료로서 『비핵 고베 방식 50년지』를 편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