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해외 영어캠프’ 관리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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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방학을 앞두고 요즘 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영어캠프를 모집하는 업체가 넘쳐나고 있는데요, 잘못선택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리사각지대에 있는 영어캠프 김건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름 방학 때 중학생 딸을 해외 영어캠프에 보내기로 마음먹은 주부 신숙경 씨, 캠프 현장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유학원 측 설명에 필리핀 6주 과정, 4백만 원짜리 프로그램으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신숙경(학부모) : "영어의 중요성도 있죠..인식이 돼죠. 초등학교부터 그걸 실시한다고 하니까..."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마다 수만 명의 학생들이 해외 캠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캠프 업체도 갈수록 늘어 올해도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한 4천여 개의 업체가 영업 중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게다가 특히 올해는 업체들마다 '영어 몰입 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홍보 내용들 가운데는 실제와 다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해외 캠프에 아들을 보낸 적이 있는 한 학부모는 업체 측의 약속과는 달리 방과 후 기숙사에서 학생들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해외 영어 캠프 참가 학생 학부모 : "주먹다짐하고..돈 뺏고..선생님한테 일러도 선생님이 부모들한테 통보도 안 해 주고..."
심지어는 참가비만 챙기고 잠적하거나 방학을 눈앞에 두고 일방적으로 캠프를 취소하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곤란한 경우는 안전사고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입니다.
해외 영어캠프 업체의 상당수가 실제 행사를 주관하지 않는 알선업체들이어서 구제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경희(한국소비자원 서비스2팀장) : "국내 알선업체는 다 책임은 해외 캠프 주관한 업체에 있다 하고 처리를 안 하고 지연시키기 때문에 소비자들로서는 굉장히 답답한 노릇이죠."
사정이 이런데도 당국의 관리 체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 캠프 알선업체들은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있는데다 교육과 관광의 성격이 혼재하다보니 교과부도 문화부도 손을 놓고만 있습니다.
<인터뷰> 김병진((사)캠프나라 사무국장) : "기준이 명백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어디에 하소연할 데도 없고, 결국엔 민사 소송으로 가야 되는 그런 게 있구요."
이 때문에 현명한 업체 선택이 필수적인 상황, 우선 캠프를 직접 주관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게 안전합니다.
보험사를 통해 해당 업체의 여행자보험이나 배상책임보험 가입 실적을 확인해 보면 주관업체인지 단순 알선업체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업체 사무실을 직접 찾아 관련 사항들을 확인하는 게 최상책입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해외 영어 캠프가 고비용과 위험 부담에 비해 교육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수한 국내 캠프에 눈을 돌릴 필요도 있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윤유진(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 "발달상의 아주 중요한 시기에 있기 때문에 부모나 선생님들의 충분한 관리가 있어야 되고,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의 질을 실제로 국내에서 평가하기 상당히 어렵거든요."
이와 함께 국내 대학들의 자원을 활용한 저렴한 프로그램이 확대돼 영어캠프 참가 기회가 고르게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