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계랍(金鷄蠟)과 키니네(quinine)
일제 시대 때 엄마가 젖을 떼려고 쥐도 새도 모르게
젖꼭지에노란 약을 발라 놓은 것을 모르고, 나는 엄
마 젖을 빨다가놀라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인생을
쓴 맛을 보았다.
긴계랍은 하루 걸이, 학질(말라리아)에 특효약이었던
시절이야 기이다. 원례는 [금계랍]이지만, 우리는
[긴계랍]이라고 부르던 시절에 더 많이 먹고 자랐다.
노란 금빛갈의 분말이 교갑(膠匣Capsule)에 넣어 있
었다. 노란색의 교갑이 폭파하여 젖을 떼고 모기의
침입으로 인한 학질을 퇴치했던, 위대하고 아주 위협
적 인 폭탄이 있었던 시절이 이야기이다.
그리고 철 들어, 1965년 월남전 참전했을 때는 열대
지방의 무서운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 매일같이
[키니네]를 의무적으로 복용했다. 우리나라는 하루
걸이(3일熱)이었지만, 그 곳의 학질은 부정기적으로
열병을 않아, 월남참전 초기에는 열대성 말라리아
로 한국으로 송환 중 죽는 전우도 꽤 있었다. 가까웠
던 전우가 비엣트공과 싸우다 전사한 것이 아니라,
모기에게 물려 아까운 젊은 전우을 잃은 것은 전쟁
의 쓴 맛이었다.
일찍이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소파(小波) 방정환
선생]도 젊은 나이에 과로로 쓸어져 고혈압으로
죽기 전, 나쁜 놈들과 싸우다 죽는것이 아니라,
병으로 죽게 되었으니, 창피하다고 했고,
그는 '문간에 검정말이 모는 검은 마차가 자신을
데리러 왔으니 가야겠다.
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하오' 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 2013년 9월 한가위 전날.
월남전 전우를 생각하며 - 박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