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중흥회의 視線 ■
[6·25 74주년]
《탄력받는 한국핵무장론의 향배
“성숙된 기회 놓쳐서는 안된다”》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어수선하다 못해 엄중하다. 비좁은 골목길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는 형국이다.
오늘은 6·25 74주년을 맞는 날. 동족상잔 6·25를 뒷전에서 부추기며 김일성 허파에 요사스런 ‘바람’을 집어넣은 스탈린의 탐욕상속자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24년 만에 국빈방문.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푸틴은 “북한의 유사시에 러시아가 자동개입” 한다는데 대못을 박은 조약을 맺었다.
나라 밖에선 핵공유국인 러·중·북의 전략적 동맹관계 심화가 한반도 정세의 긴장수위를 잔뜩 끌어올렸다고 본다.
더더욱이 일인 전체주의국가의 경우 핵전쟁발생 위기라는 이른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독재자의 변덕스런 심기에 따라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실존적인 위험이 항시 도사린다고 봐야 옳다.
이런 가운데 ‘위기는 기회를 동반한다’는 격언(格言)이 딱히 들어맞는 유의미한 언동이 미국 조야(朝野)에서 쉼없이 제기되고 있다.
곱씹을 만한 값진 시그널(signal)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 위기지수에 맞춰 확장억지 전략 전개를 조율하는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 “최소한 핵무기 확대를 검토 대상에 올리라는 전문가를 포함한 ‘초당적 요구’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감도(高感度)의 의미가 함축된 언어구사다. 미국 고위관리가 ‘초당적’이란 대목에 방점을 찍는 경우는 만나기 쉽지 않다.
핵확산을 막는데 주력해 온 미국의 일관된 정책에 수정이 가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낳게 하는 백안관 안보보좌관의 언질속에는 한국의 핵무장반대란 완고한 정책에 유연성이 가해졌다는 어떤 암시가 포함됐는지의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현상 하나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한국사회에는 ‘기회’로 투영될만한 ‘그림’이다. 미국 상원의 유력한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의원들은 “한국과 같은 전통적인 동맹국의 핵무장은 미국의 이익과 일치된다”는 주장을 내세움에 있어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는 확고한 입장인 것으로 보도됐다.
공화당 간사인 위커위원은 일본·호주도 한국과 더불어 핵공유협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회 일각의 강경태도는 중국이 2030년에 핵탄두 1,000개 확보를 공언한데 자극받은 반응으로 읽힌다.
때를 같이하여 한국정부의 국책자문기구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원장 한석희 59)은 며칠 전 북·러 정상의 안보협약과 묶어서 우리의 ‘잠재적 핵능력 구비’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기적절한 입장표명이다. 쉽게 풀자면 “우라늄농축과 핵연료재처리권안을 확보하자”는 뜻이다. 국내 핵전문가들은 미국의 핵우산이나 전술핵재배치는 정세변화에 따라 연동(蓮動)의 속성에 묶일 수밖에 없는 취약점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주체성이 담보되는 것이야말로 국가안보의 확실한 버팀목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모처럼 성숙된 기회를 어떻게 소화할 건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독자적인 핵무장론의 로드맵을 당당하게 밟아야 한다는 주장은 작년 초(2023년 1월) 이상희(79) 전 국방장관에 의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이 전 장관은 노무현·이명박정부에서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김정은이 핵의 선제적 공격불사를 공언하고 있는 마당에 “미국항공모함 전략폭격기의 무력시위만으로는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없다”고 진단한다.
그는 유수한 군사전략가로 통한다.
한국의 핵무장 기술수준에 관한 평가는 산발적이지만 박정희대통령치하 거의 7~8부 능선에 도달한 기술축적을 온전히 되살린다면 늦어도 1년 안에 무장실현을 충분히 내다볼 수 있다는 게 거의 정설로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 7·23전당대회에 후보로 나선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의원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각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의 핵무장론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당장 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점진적인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 가운데 적극적 반대론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감한 안보현안을 이슈화한 것은 전향적인 현상으로 고무되어 마땅할 것이다. 한국의 유력한 언론들이 독자적인 핵무장 논의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논조를 펼치고 나선 것은 매우 인상적인 현상으로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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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피맺힌 노래 못다 부르고 꽃잎처럼 떨어져 간 넋을 달래고, 아득한 전설속에 까맣게 묻힌 그날의 뜨거운 나라사랑 혼불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박두진시인이 글짓고 김동진이 가락을 붙인 6·25노래를 여기에 옮긴다.
< 6·25의 노래 >
아아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후렴)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2024년 6월 25일
민족중흥회 회장 鄭在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