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참으로 묘한 것인가 봅니다. 세월이 흘러 서로에 대한 마음이 점차 풀려가니, 서로간에 전혀 안볼 것 같았던 증산신앙인들이, 천지부모님이 이어주신 마음줄을 타고 직간접적으로 소식을 듣게 되고 만나게 됩니다. 천지부모님이신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께 그저 한없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러저런 말들을 나누다 보면, 지나온 신앙세월들에 대한 한없는 회한과 후회가 주렁주렁 묻어 나옵니다. 여러 불미스러웠던 일들을 회상하며, 미움와 증오, 허탈과 분노의 말들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개벽시기에 대한 확신과 도통에 대한 믿음으로, 직장을 잃고 재산을 탕진하여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 맹목적인 처신으로 주위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은 사람들, 공부할 시기와 혼인할 시기를 놓쳐 삶이 막막한 사람들 등등, 이러저러한 얘기를 합니다. 대두목을 통한 개벽과 도통이 그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꿈과 희망이었기에, 대두목의 부풀려진 허상의 진상이 드러났을 때 상실감과 좌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본인의 과욕이 지나쳐서 그런 결과가 나왔든, 누가 욕심을 부추겨서 그런 결과가 나왔든,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의 천덕(天德)을 상하게 하는 결과가 되어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증산신앙에 실망하여 천지부모님 곁을 떠났다는 말을 들을 때, 참으로 안타깝고 안쓰럽습니다.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악전고투하는 사람들, 해체된 가족을 복원하기 위해 피눈물나는 고생을 하는 사람들 등등의 얘기는,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처연하다 못해 숙연하게 만듭니다.
이들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 자신도 모르게 불현듯,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께 "왜,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들 딸들에게 이렇게 참기 힘든 고난과 시련을 주시느냐!" "왜, 그들을 지도했던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사느냐'고 큰소리로 따지고 항의하고 싶어집니다. 그들이 너무 힘들고 지쳐 보이기에, "그래도 그들 덕분으로, 증산상제님을 만나고 고수부님을 만난 것을 고맙게 생각하라.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고 생각하라. 그들의 행동거지를 보며 올바로 신앙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반면교사가 아니냐."라고 다독이고 위안을 하기엔, 저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염치가 없어 보입니다. 그들에게 지금 당장 가장 시급히 필요한 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하루 먹고사는 최소한의 돈입니다. 나이가 들어 직장도 못가고, 돈이 없어 가정도 건사하지 못하고, 신뢰가 떨어져 처신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남을 탓하고 욕한다고 날아간 시간이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현실을 냉철히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을 철저히 점검해 봐야 합니다. 내 마음속에 무엇이 문제였던가를, 무엇이 나를 그렇게 무모하게 이끌었던 가를 속속들이 살펴봐야 합니다. 내가 마음의 틈을 보이지 않았다면, 어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며, 그들의 말에 속았겠습니까.
세상을 살다보면 원수가 은인이 될 경우가 많고, 악이 있기 때문에 선의 값어치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마음을 돌려 달리 생각해보면, 그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을 만나기나 했을까요. 그들이 우리들의 마음속에 깃든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겠다는 천하사의 열망'에 불을 당겼기에, 모든 것을 그들에게 바쳐 죽자사자 달라붙었던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자가발전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진리의 안내자라고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요. 그들도 어찌보면, 천지부모님의 주신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두목에 대한 강력한 확신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어떻게 개벽을 외치고 도통을 외칠 수 있었겠습니까.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시간이 한없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들을 일방적으로 미워하고 증오하기엔, 너무나 귀하고 아까운 시간입니다. 그들을 편파적으로 탓하고 욕하기엔,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시간입니다. 우리와 그들이 만나 만들어낸 증산신앙의 역사는, 결코 무의미하거나 무가치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비록 돈을 잃고, 직장을 잃고, 가족을 잃은 분들이 많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천하사의 꿈과 열정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악인과 원수까지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 세상에 똥 오줌 먹지 않고 자란 알곡이 하나도 없습니다. 찬서리 비바람을 맞아야 떫은 땡감도 달콤한 홍시가 됩니다.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의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천지부모님이 보여주신 사랑과 용서의 실천입니다. 사랑과 용서의 힘으로, 세계일가 대동세계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절망을 체험한 사람은, 사랑의 힘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가를 안다고 합니다. 나락으로 떨어져본 사람은, 용서의 힘이 얼마나 그리웁고 애틋한 지를 안다고 합니다. 고진감래라고 했습니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우리들이 천하를 사랑하여 융화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괴로움을 겪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어느날 경석에게 가라사대 "너희들은 임시 방편으로 융화하는 척 하지 마라. 방편으로 융화함은 무장하고 전쟁을 쉬는 것과 같으니라. 모두를 사랑으로써 동물의 성정을 뛰어 넘지 못한다면 참된 진리의 사랑이 아니니라. 사랑이라 하는 것은 고된 것이니, 가족을 사랑함에도 그 많은 괴로움을 참아야 되고, 천하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그 많은 괴로움을 참은 연후에 선명히 신기로운 진리가 드러나느니라." 하시었다 하니라. (정영규의 천지개벽경 p280)
마음을 잘 돌려야 합니다. 언제가는 그들도 우리와 함께해야 할 천지부모님의 소중한 자식들입니다. 그들을 향한 미움과 증오의 감정을 키워가면, 그들과 하나될 마음의 문을 닫는 것입니다. 천지부모님은 그것을 원하고 계시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미움과 증오로 벽을 치고 문을 닫게 했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사랑과 용서로 벽을 트고 문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독한 마음을 풀어야 합니다. 분한 마음을 녹여야 합니다. 양심을 속이는 그들이 불쌍하지 않습니까. 사랑과 용서를 모르는 그들이 안타깝지 않습니까.
증산상제님께서는 '원수까지도 용서하고 사랑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악을 선으로 갚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돌로 치는 자에게 돌로 하지 말고, 떡으로써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과 용서속에 진리가 성숙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들을 진정으로 용서하고 사랑하며, 그들의 양심이 깨어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상극의 시대가 마감되고 상생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상생의 시대는 사랑과 용서로 열립니다. 태을도로 오시려면, 원망과 증오를 벗어던져야 합니다. 미움과 증오를 사랑과 용서로 바꿔야 합니다. 원통하고 서운한 감정일랑 훌훌 털어버려야 합니다. 천지부모님을 만났다는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만을 간직하고 오셔야 합니다. 그동안에 겪은 시련과 고통, 좌절과 분노를 사랑과 용서속에 모두 녹여내야 합니다. 비록 한꺼번에 실천하기가 힘들고 어렵겠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천지부모님께서는 따뜻한 손길로 여러분을 위로해 주시고 안아주실 것입니다. 태을도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첫댓글 기존에 신앙했던 증산종단을 통해서 상제님, 고수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계기가 아니라면 상제님, 고수부님을 알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과거의 고통과 후회는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로 생각하고
현재의 삶에서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서 힘쓰려고 합니다.
도훈 말씀 감사합니다
천지부모님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고 그 단체의 역할도 분명히
존재하기에ㆍ이제는
진법으로 공부하면서
앞으로 모든 이들을
상생으로 포옹해 나가야 할것입니다
고마운 말씀, 희망의 말씀, 용기를 주시는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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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사랑으로써 동물의 성정을 뛰어 넘지 못한다면 참된 진리의 사랑이 아니니라. 사랑이라 하는 것은 고된 것이니, 가족을 사랑함에도 그 많은 괴로움을 참아야 되고, 천하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그 많은 괴로움을 참은 연후에 선명히 신기로운 진리가 드러나느니라." 하시었다 하니라. (정영규의 천지개벽경 p280)
감사합니다
유혹하여 그릇되게 인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에 호응하고 부화뇌동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 생각합니다.
잘못을 깨달았다면 참회하여 고치면 될 일이고, 증산신앙에 발을 들여 놓았으면 올바른 길을 찾고 믿음을 가지고 정진하면 되는 일입니다.
용서하고 포용해야 내 마음도 편해지고 상대방도 잘 되어 덕이 됩니다. 사랑과 용서는 서로가 잘 되고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고된 일이지만 사랑과 용서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남을 탓하고 욕한다고 날아간 시간이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현실을 냉철히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을 철저히 점검해 봐야 합니다. 내 마음속에 무엇이 문제였던가를, 무엇이 나를 그렇게 무모하게 이끌었던 가를 속속들이 살펴봐야 합니다. 내가 마음의 틈을 보이지 않았다면, 어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며, 그들의 말에 속았겠습니까.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사랑이라 하는 것은 고된 것이니, 가족을 사랑함에도 그 많은 괴로움을 참아야 되고, 천하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그 많은 괴로움을 참은 연후에 선명히 신기로운 진리가 드러나느니라." 하시었다 하니라. (정영규의 천지개벽경 p280)
중국 선종의 시조 '달마' 스님도 네 가지 마음 닦는 수행법인 "理入四行論"에 대해 말했습니다.
'理入'이란 일체 만법은 인연에 의해 잠시 생겼다 사라지는 무자성이요, 공성인데 그 이치를 모르고 현상에 집착하여, 허망하게 쫓아다니면서 나와 남을 구별하고 시비 분별을 내는 온갖 죄업을 짓는데, 이때 얼른 알아차리고 멈춰서 관(觀)을 하여 "일체중생의 청정심은 부처나 중생이 하나다."를 깨달아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四行'이란 첫째, 보원행으로 지금의 온갖 괴로움은 다 전생에 내가 분별심, 망상심으로 업을 지은 결과이니, 남을 원망하지 않고 육근참회와 용서 내가 남이 되어 보는 배려심으로 고를 끄르는 수행법이고,
둘째 수연행은 어떤 힘든 상황과 환경에 처하더라도 '이만하면 족하지' 하고 인연에 거스르지 않고 우주 만물에 늘 감사하는 수행법이며,
셋째,탐애심을 내지않는 무소구행이고,
넷째 법에 맞게 사는 칭법행입니다
댓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