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그리기의 삶' 이라는 글은 2008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그림그리기의 삶이 '가지않은 길' 에서 말하는 삶보다
보람있고, 더 즐거운 삶이라고 말하며
많은 분들께 권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 글을 읽은 아이의 반응은,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요?" 식이었다.
편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메모 했는데, 왜 힘들다고 말하지? 정도로 생각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네!' 식으로 생각하고 넘어갔다.
오늘 사원에게 '그림그리기의 삶'이 무엇인지 물어보니까
'미리 계획하고, 정리하고.....'
헉.
그것이 아닌데......
무엇을 해야되는 삶이 아니고, 내 나름대로 살자고 말한 것인데.
뒤에 덧붙인 것은, 이렇게 생활하면 그런 삶이 가능하다면서 덧붙인 것인데,
정작 중요한 얘기는 대충 넘어가고
덧붙인 말을 가지고 힘들어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미숙한 작가.
미숙한 작가여서, 글을 읽는 분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에서, 다시 정리했습니다.
원래의 글에서 '오해소지가 있는 부분' 만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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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4. 이성기
가지 않은 길(?).
인생은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https://namu.wiki/w/%EA%B0%80%EC%A7%80%20%EC%95%8A%EC%9D%80%20%EA%B8%B8)
수많은 갈래의 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가는 것이 삶이라고, 갔던 길을 다시 돌아서 원점에서 출발해서 다른 길을 갈 수는 없고, 일단 갔으면, 그곳에서 출발해서 어떤 길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세상은 이미 존재하고, 내가 태어나서, 그 존재하는 세상을 탐험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동의하기 싫다. 내가 사는 이 삶이 ‘나그네의 삶‘ 같은 느낌이어서 싫다.
내가 주인이고 싶다.
내가 있음에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어떤 것이 그 모습인 것은, 내가 그것을 그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빈칸 채우기’ ‘그림그리기’ 라는 말은 어떨까?
존재하는 세상을 탐험하면서 살다가, ‘이제 그만 가자‘ 하고 죽는 것이 아니고, 내가 원하는 세상을 나름대로 그리면서 살다가, ’이제 그만 그리자’ 라고 말하는 것은 어떨까?
하나는 나그네이고, 하나는 주인이다.
어떤 생각이 나를 더 즐겁게 하고, 미래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런 방식의 생각을 생활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한다.
일단은 ‘나그네’보다는 ‘주인’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드는 말인데다가,
‘빈칸 채우기’ 의 삶이 더 행복한 삶이라는 말을 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에게 ‘이 글 한번 읽어보세요.‘ 할 수 있지 않을까?
먼저, ‘가지 않은 길’을 탐험하는 것이 삶이라는 생각으로 생활할 때의 문제점을 살펴보겠다.
계속 새로운 세계의 탐험이므로, ‘이제 어디로 가지?’ 즉, ‘나는 이제 무엇을 하지?’
시간이 여유로워졌을 때, 무엇인가 해야 될 것 같은 때에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생각해내고는 그것을 하기 시작한다.
그것을 마친 다음에는 또 ‘무엇을 하지?’ 한다.
그것이 일이든, 취미생활이든, 그 어떤 것이든 그렇게 한다.
그리고 자주, ‘그것을 했으면 좋았을 걸’ ‘아차 그것을 생각하지 못하였네’ ‘그걸 까먹었네’ 등의 말을 한다.
어떤 것을 끝내기 전에는 다음에 할 것이 정해져있지 않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 하며,
무엇인가는 열심히 해야 더 풍요롭고 행복한 미래가 올 것이라고,
계속 ’무엇을 하지?‘ 한다.
여유가 없다.
현재의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고, 어떻게 하든 더 열심히 해서 더 나은 상황을 만들려다 보니, 항상 무엇엔가 쫒기는 듯하고, 여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장기적인 계획도 없이, 하루하루를 굉장히 바쁘게, 피곤하게 살아간다.
피곤하게 열심히 살지만, 커다란 업적은 없다.
열심히 사는 것은 같은데, 성과가 없다.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누가 미래의 계획을 물어보면,
‘열심히 살다보면,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이룩하지 않겠습니까.’ 하면서 막연한 대답만 한다.
해야 할 일이 정해져있지 않아서, 충분히 이뤘다는 생각을 갖기 어렵다. 즉, 만족한 상태를 경험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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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칸채우기‘는 내가 세상을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세상을 그리는 행위가 ‘빈칸’을 만드는 것이라면,
원하는 것를 만드는 과정이 ‘빈칸 채우기’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 빈칸을 채워가면서, 또 한편으로는 더 넓은 세상을 그려가는 것을 반복하면서 나 나름대로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빈칸채우기’의 생활이다.
새로 만들어진 빈칸이 앞으로의 계획이고, 그 빈칸을 채우는 과정이 계획에 대한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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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세상의 탐험’에서 ‘빈칸 채우기’로의 생각의 변화는 나를 많이 편하게 해주었다.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하지?’ ‘나는 얼마나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지?’ 하면서,
쫓기던 생활이,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앞으로 할 것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하나씩 만들어 가면 되지’ 하면서, 편한 생각을 많이 한다.
내 능력에 지나친 것들을 부러워하며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줄어졌다. - 세상은 내가 그리는 것이니까.
‘가치 있는 많은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빨리 해야 할 것 같은데, 그것이 뭐지?’
‘내 생애 동안 이 정도는 이뤄야 하는데 ... ’
하면서 쫓기지 않는다.
내가 그리는 세상은 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라서, 나를 행복하기 위해서 만드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고통스러운 모순을 피하려고 한다.
무엇을 끝내고, ‘다음에는 무엇을 하지’ 라며 찾지 않는다.
내가 실행하겠다고 생각한 것들이 이미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때, 그것을 하면 된다.
‘무엇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것이 뭐지’
‘아차 그것을 까먹었네’ 가 줄어진다.
해야 될 것이 미리 정리되어있고, 그것을 자주 봄으로써 건망증으로 인한 실수의 가능성을 줄인다.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적어지니까, 뇌를 쉴 수 있게 해준다. 피곤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하고 있고, 내가 원하는 대로 대부분 이뤄진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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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그림그리기’ 생활 방식을 실천하는 방법을 몇 가지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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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이상이 ‘그림그리기’ 식의 생활방식이다.
이것에 더해서 권할 것은‘
도화지의 여백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빈칸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우리가 그릴 수 있는 여백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또, 여백인채로 남겨놓고 나의 삶이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적극적으로 여백을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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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작성한 원본 보기.
http://cafe.daum.net/heiheihei/RuLY/21
첫댓글 그림그리기.
이번 정부에서 말하는 창조와 비슷한 개념 아닐까요?
퇴근길 지하철에서 잘읽었습니다...왜 맘한구석이 공허해질까요? ㅋ
이글을 처음 접했을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많은 갈림길에서 이미 누군가의 발자취로 정해진길을 선택하면서 생활했던 나그네의 삶에서 인생의 커다란 도화지에 내가 원하는길을 그려나가면서 주인공이되는 삶이 상당히 고무적으로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