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제비꽃
임경미
모두가 눈부신 벚꽃에 마음 뺏길 때 낮은 곳 후미진 곳을 찾는 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비꽃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늘진 곳에서도 먼지 속에서도 부러질 것 같은 줄기를 끌어안으며 열심히 피어나고 있었다 추위도 바람도 사람들의 무심함도 문제 될 게 없었다 피어남, 그 떨림에 집중하는 제비꽃 향연, 어느덧 그도 보랏빛 물결이 되어 있었다 https://cafe.daum.net/deulflowerhome/qy6r/1158?q=%EB%8F%8C%ED%8B%88%EC%82%AC%EC%9D%B4+%EC%A0%9C%EB%B9%84%EA%BD%83&re=1
눈부신 꽃만 꽃이 아니다. 피어나는 모든 것들은 다 꽃이다. 꽃은 눈높이나 눈 위에서도 피어나지만 눈 아래에서도 피어난다. 크고 진하고 화려한 꽃들은 알려주기도 전에 환호하지만, 작고 연하고 소박한 꽃들은 일일이 알려주어야 주목한다. 쭈그리고 앉아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그들만의 우주, 오늘도 작은 꽃들이 그들의 우주를 가득 채워간다. 봄까치, 봄맞이, 냉이, 꽃다지, 광대나물, 꽃말이, 제비꽃, 민들레, 씀바귀, 고들빼기 ...... 작고 아담하고 앙증맞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4월, 무릎 여행을 떠나야겠다.
※ 이 글은 한국성서대학교 <코코스>지에 ‘임경미의 토닥토닥 시’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는 임경미선생님의 단상(斷想)으로, 2025년 4월호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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