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유랑민들>은 프랑스에서 핵발전소 일거리를 찾아 계속해서 이동하는 불안정한 삶을 사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캠핑카를 타고 여기저기로 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죠. 다른 나라 핵발전소는 어떻게 생겼나 궁금했는데 프랑스의 핵발전소는 볼 수 있었어요. 시농, 생로랑, 당피에르 등등 여러 핵발전소 이름이 나오는데요. 남에서 북으로 동으로 서로 이리저리 걸쳐있어 여러 시간 이동해야 갈 수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 거리를 짧게는 2-3주 일하기 위해 이동하기도 하지요.
둘다 핵발전소에서 일하게 된 커플, 아이 셋과 부인과 떨어져 지내는 아빠 그리고 땅을 사고 빚 갚으려 일하는 사람이 나오는데요. 유독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많습니다. 담배연기와 함께 한숨을 쉬는 느낌이었습니다. 캠핑카를 운전하고 캠핑카 안에서 생활하고 핵발전소 근처에 있는 모습도 많습니다.
영화 중간에 핵발전소에서 노동자 상대로 하는 컴퓨터 설문조사가 나오는데요. 과도한 업무량, 시간 압박, 교대 근무를 체크합니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이 지켜지냐는 질문에는 망설이다 화면이 넘어갔습니다. 일을 아는 사람들은 그만 두고 새로운 사람이 계속 들어와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프랑스는 노동자 권리가 잘 지켜지는 곳이란 환상이 있었는데 필요할 때만 여기저기서 잠깐씩 쓰는 소모품같이 노동자를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방사능에 피폭되지만 다른 일자리보다 보수가 좋아 어쩔 수 없이 일하러 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감독들은 독일에서 영화를 전공한 사람들인데 프랑스 자전거여행을 하다가 이 노동자들을 만나게 됐다고 합니다. 어느 캠핑장에선가 길에선가 만났을 테지요. 프랑스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 축소를 발표했으나 점점 시기를 늦추고 신규원전을 건설하려는 반면 독일은 핵발전소 폐지를 실천하고 있기에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첫댓글 저도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