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리 들기름 막국수
글 德田 이응철(수필가)
정족리가 고향인 내게 요즘 희한한 전화가 온다.
-정족리 막국수집에 들기름 막국수가 좋던데 먹어봤나?
고향 가는 길목에 재작년에 지은 정족리 동치미 막국수집 얘기다.
길옆이라 지나다가 보긴 했어도 직접 맛을 보진 못했다. 다녀온 이 말로는 메뉴로 동치미국수, 들기름 국수가 있는데, 그 집에서 직접 심은 들깨로 짠 기름이라 먹어보니 아주 최고라고 어찌나 자랑을 해대는지 ㅡ.요즘 나의 경우 꿩막국수에 매료되어 수시로 봉의산 아래 막국수를 찾는데, 들기름막국수라는 메뉴는 왠지 생소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도 선배가 그곳을 다녀왔다며 자랑을 한마당 늘어놓는다. 나는 평소 먹는 들기름이 무슨 맛이 대단하냐고 반문을 하면서 연실 꿩을 고명으로 얹은 꿩막국수 맛이 최고라고 우겨댔다. 평소 먹는 깻잎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았다.
깻잎은 들깨의 잎이다. 들기름은 들깨에서 나온 기름이다. 모두 몸에 좋은 건강식이다. 한번에 과식하지 않고 세끼에 나눠서 적절하게 먹으면 혈액-혈관 건강, 염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메가3 성분이 들어 있는 불포화 지방산이 핵심 영양소다. 들깨에 많으니 들기름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깻잎·들깨·들기름의 건강 효과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염증 예방, 장 건강, 노화 억제… 깻잎이 의약품에도 쓰이는 이유?
깻잎은 베타 카로틴, 루테올린, 퀘르세틴, 로즈마린산 등의 안토시아닌 계열 및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식용 뿐만 아니라 의약품 원료로도 사용되는 이유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깻잎은 염증을 방어하고 몸의 산화(노화)를 줄이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혈액-혈관 건강에 좋아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대장에 생기는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또한 깻잎에는 비타민 A와 C, 칼슘, 철, 마그네슘, 인 등의 미네랄도 들어 있다. 특히 페릴라알데하이드, 리모넨, 페릴라케톤 등 향을 내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돼지고기나 생선회를 먹을 때 느끼한 맛이나 비린내를 줄여준다. 깻잎은 쌈 채소 외에 무침 요리, 찌개와 탕의 부재료로 활용된다.
단백질, 식이섬유 등 다양한 영양소… 열량 높아 과식은 금물
국가 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들깨 100g에는 단백질 22.68g, 총 불포화지방산 34.91g, 총 식이섬유 22g 등 몸에 좋은 영양소들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기름 성분 중 양질의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 리놀레산, 리놀렌산 등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혈액-혈관 건강을 돕는단다. 다만 열량(에너지)이 530㎉, 지방 39.74g, 탄수화물 29.26g 등이 포함돼 있어 한번에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위험이 있다.
혈압 조절, 뇌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 기억력 등 뇌 조직 활성화
들깨·들기름의 불포화 지방산 가운데 ‘리놀렌산’이 가장 많다. 고혈압, 알레르기성 질환 등의 원인이 되는 에이코사노이드 합성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혈관에 중성지방 등이 많이 쌓여 뇌의 혈관이 막히면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뇌 손상으로 몸의 마비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뇌혈관 질환의 예방과 조절, 심혈관계 환자의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알려져 있다. 학습-기억-새로운 것의 인식에 관여하는 뇌의 해마 조직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기관지 염증, 피부 미용에도 기여… 냉동–냉장 등 보관에 신경 써야
들깨·들기름은 기침-가래 증상을 완화해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 예방-조절에 도움이 된다.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고 기미-주근깨를 줄이는 등 피부 미용에도 기여한다. 들기름은 고소한 맛의 상징이다. 나물, 비빔밥, 볶음 등과 어울린다. 다만 섭취량이 과다할 경우 살이 찔 우려가 있어 적절하게 먹는 게 중요하다. 산패가 빠르기 때문에 보관에도 주의해야 한다. 들깨는 밀봉하여 냉동 보관하고 들기름은 구입 즉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내일 지난번 서로 우기던 선배가 정족리 들기름막국수를 먹자고 방금 전화가 답지했다.
꿩고기도 피부노화 예방과 원기회복에 좋은 단백질 식품으로 여겼는데, 오늘 들기름을 막국수에 비벼 한번 먹어봐야겠다. 큰 기대는 없지만 이론상 뒷받침이 단단해 놀랐다. 메뉴조차 처음듣는 들기름 막국수가 설레임을 준다.
하루가 저문다. 오늘도 폭염과 폭우가 연례행사처럼 쏟아지고 뜨겁다. 여름날 자칫 맥이 빠지려하는데
이런 것들이 내게 힘을 준다. 내일 다녀와 느낌을 또 전하리라.
2024.7. 27 草稿
첫댓글 회장님 들기름 막국수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들깨가 몸에 좋은 줄은 알지만 들기름 막국수는 저도 처음 들어 봅니다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니 언제 시간 한번 내시기 바랍니다.
지금 막 다녀왔네-.들기름 막국수 아휴 별로.ㅡ직원이 한 50명의 대기업을 방불케 하더군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ㅎ 웬 인파가 파도처럼 넘치는지 주일이라서ㅡ.
차라리 난 관절에 좋은 꿩막국수가 제일 맞는 것 같아요. 마음만 받고 다음 만나세 ㅎㅎ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