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인 그들(노동운동가, 작가, 사랑에 연연하는 여자, 얼굴에 흉터를 가진 시각 디자이너)은 지금 초조하고 괴롭다. 끊임없는 실패로 세월만 흐르고, 아무 해놓은 것 없이 30대 중반이 된 것이다. 주변의 친구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기반을 이루고 안정적인 삶을 찾아가는데.. 그 친구들에 비하면 나는 한없이 작고 초라하다.
고민을 하는 사이에도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나는 한없이 초조하기만 하다. 20대에 꾸었던 그 큰 꿈은 그저 망상에 불과했다. 이렇게 헛되게 욕심과 집착만으로 시간만 보내느니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아...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자. 나를 개조하자. 헛된 꿈은 버리고 시간을 낭비없이 현실적인 삶을 위해 써보자. 네명의 그들은 내레이터가 이끄는 대로 자기개조를 시작한다.
그들을 아주 현실적인 새로운 일을 찾아 소용이 되는 일을 하며, 시간의 낭비없이 사용하는 삶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내레이터는... 그들은 뒤로 두고 자기의 사연을 관객에게 이야기한다...
극단 소개
사다리움직임연구소
■ 움직임의 건축적 심상을 이끌어내는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추구하는 심상은 육하원칙과 기승전결의 이야기 전개로 풀어내는 문학적 심상이 아니라, 텍스트에 내재된 내적 동기를 형태로 확장하고 그 확장된 형태를 운용하여 이루어내는 ‘움직임 건축적’ 심상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인간은 작은 천체’라는 인식 하에 자연 본성의 역동성을 탐구해 왔습니다. 이 탐구는 원소와 물질, 색깔과 빛, 동물, 음악이 어떠한 고유한 움직임과 공간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 본연 속에 내재된 열정이 어떤 공간과 리듬으로 형성되어있는가를 분석해내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재발견된 것들은 때로는 신체에 다시 대입되어 움직임의 언어로, 때로는 소리 오브제, 조형물, 가면, 무대장치, 의상, 인형, 영상의 언어로 무대 위에 환유됩니다.
■ 새로운 연극적 언어의 창조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이러한 시도는 연극이 TV와 라디오의 기록적, 시대적 복사적 기능을 답습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감각적 표현력을 지녀야 한다는 필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간의 드라마는 도처에 존재한다고 볼 때, 무대예술이란 그것을 어떻게 우리가 늘 접하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언어로 의미해내는가에 대한 고찰입니다. 의미를 새로이 생성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무대 위의 사실적 형태나 공간을 재배치하여야 합니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무대 위에 상징적 형태들을 구축하고 그것을 설정된 공간 속에 서로 충돌시킴으로서 돌출된 시적의미를 관객 스스로가 자신의 상상력 속에서 병합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 즉흥연기를 통한 공동창작 작업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스펙트럼 2001>(1999)을 이후로 배우들과 제작 팀이 서로 즉흥연기를 통해 장면을 구성하는 공동창작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앞으로 더욱더 각 분야의 공연예술 디자이너들과 교류하여 다양한 무대언어를 개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