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위법의 세상
세상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해묵은 이념 논쟁의 찌꺼기로 우리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 상대를 적대시하는 정도를 벗어나 악마시하는 풍토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공정과 상식은 상대편에만 적용한다.
시민단체를 앞세워 상호 고발이 난무하는 정치계, 서로 나는 잘하고 너희는 못한다고 하는 잘난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한가위라고 덕담은 오간다. 하나 모두 상대를 제압하고 소멸하려는 기세이다.
공존을 이야기하는 사회가 그립다. 법을 어겨도 어느 한 진영은 숫제 수사는커녕 조사도 하지 않는다. 참으로 이상하다. 현재의 법은 굉장히 세밀하다. 피의사실 공표도 죄가 된다고 하나 힘 있는 자들은 불법을 해도 별로 상관이 없는 듯하다.
상대적인 세상, 유위의 세계라서 그런지 몰라도 평화는 없다. 증오의 언어가 춤을 춘다. 상대를 적대 악마로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으니, 우리 사회의 보통 병폐가 아닐 수 없다. 한가위 풍요를 말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쉬는 것은 재충전의 시간일 것이다. 정치를 외면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부정의 심소를 자극하면 정신 건강에 그리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 불법에는 중립이라는 언어조차 맞지 않다. 오로지 공정만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 제기하는 사건만 수사하고 다른 쪽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눈을 감는다면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제발 공정하게 수사하고 상대를 절대 악마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설령 죄가 있더라도 죄는 미워할망정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하지 않았든가.
아무리 상대적인 세상이라고 하지만 상대를 극도로 부정하고 악마시하는 세상은 모두를 자신들도 모르게 병들게 한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세상을 선도하는 정치인 언론인 예술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 종교인들은 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뒤치다꺼리를 하는 존재로 보일 때가 많다. 세상을 선도하는 그룹의 정치인 예술인들의 공평하며 정당한 실력으로 경쟁하는 사회를 보여주면 좋겠다. 극도로 상대를 부정하는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살 수 없다.
정치가 고쳐지지 않으면 대중이 정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뭐든지 지나치면 잘하자고 하는 것이 모두를 죽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잘하는 것이 최상이 아닐까 싶다.
관용, 한가위 최대의 화두여야 할 것 같다.
빠라미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