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은 녹사평역에서 경리단까지, 그리고 경리단에서 하얏트호텔에 이르는 두 갈래 길을 통틀어 일컫는다. 이태원과 한남동이 약간 도시적이고 세련된 공간이라면, 그 옆으로 비켜서있는 이 곳은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하고, 무심해 보이지만 트렌디한게 매력이다.
우선 경리단길을 투어하기 전에 미리 알아둬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장진우'.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13가길' 이 길은 행정구역상 명칭보다 '장진우 골목'으로 더 유명하다. 포토그래퍼였던 장진우씨가 3년 전 자신의 스튜디오로 사용하던 공간에 '장진우 식당'을 오픈하면서, 그 뒤로 장진우 다방, 그랑블루, 방범포차, 문오리, 프랭크, 카롱카롱 등 독특한 콘셉트의 음식점 9개가 골목에 들어서있다. 모두 28세 청년 장진우씨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그의 지휘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Trend 1 '올테면 알아서 찾아 와봐라' 건방진 간판 디자인 장진우 골몰의 간판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오만방자'이다. 요리조리 둘러봐도 가게의 이름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자. 하지만, 방문객들은 불만이 없다. 이러한 점에서 이 길의 특색이 드러난다. 지극히 프라이빗(Private)하고 온리원(Only One)주의인 간판 처럼, 상점의 주인들 역시 고객들이 보다 프라이빗한 환경에서 먹고, 구입하고, 쉴 수 있기를 원해 이 곳에 가게를 오픈한 것이 아닐까. 또한 이 곳을 찾아오는 방문객들 역시 그러한 라이프를 원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해본다.
아무리 찾아도 간판을 찾아 볼수 없어 이 곳이 식당인지, 개인 사무실인지 알 수가 없는 위의 두 곳은 이름하여, '장진우 식당' 그리고 '그랑블루'라는 장진우의 식당이다. 간판이 없는 흔치 않은 파사드에 '왠지 이 곳이 장진우의 식당 같다'는 느낌이 왔다. 10평 남짓한 이 식당들은 놀랍게도 '원 테이블' 형식으로 8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이 전부다. 그러므로 예약을 미리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든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