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갈 수 없는 마을
김 열수
할배 얼굴 주름처럼
오래된 집들이
듬성듬성
동네를 이룬 마을에는
저녁이면
아궁이 가득 장작을 물려
굴뚝마다
흰 명주실 한 타래
하늘에
길게 걸어놓는다
매일밤
어둠이 내리면
제일 먼저
동구밖 개천가 큰나무들이
무서운 소리로
외인의 출입을 막고
마을 빗장을 채운다
여름내
해가 넘어 갈 때까지
소들이 꼴을 먹고
마을을 무던하게 둘러싼 산위엔
부엉이 밤새워 울고
불이 꺼지는
창호지 문틈마다 달빛 스며든다
초롱초롱
별빛을 걸어놓고
잠이 드는
마을사람들은
간혹
웅성이며 지붕 위를 지나는 바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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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슬며시 나도 자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