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을 오르내리는 게 무의미해 졌어요
오늘이 2013학년도 1학기 경상대 평교원 강좌개설신청마감일이다. 왜 그런지 강좌개설을 하기 싫어 신청마감시간이 다가와도 손을 놓고 있다. 돌이켜보니 지난 2003학년 1학기 때 진주교육대학교, 2003학년도 2학기 때 경상대학교를 시작으로 진주와 대구 부산 구미 등지의 대학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며 강의를 한지 올 연말로 만 10년이다. 문득 많이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그만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또 있다. 2~3년 전부터 현저히 줄어든 수강생수, 그들을 가르치는 강사는 힘이 빠진다. 수강생이 많다고 할 말을 더 많이 하고 수강생이 적다고 말을 적게 하는 게 아닌 것이 풍수학이라 수강생이 많튼 적든 할 말은 다해야 하니 그렇다. 풍수수요는 줄어드는데 풍수인력 배출을 위해 강단을 오르내리는 건 무의미하다. 이른바 풍수를 안다는 사람들은 많은데 이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줄어든다. 장묘문화는 날로 달로 바뀌어 이제는 자기 집 마당 나무 밑 화초 밑에도 장(葬)하도록 국가가 허용하려는 추세다. 국가는 국민전체를 바라보고 정책을 입안하고 국민은 국가시책을 따르는 게 맞지만 풍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의 입장에선 당내장(堂內葬)엔 유교적 정서상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자기부모를 집 마당에 장(葬)하는 사람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만 이를 이해 못하는 이웃집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장사법에 명시된 묘지와 하천 도로 철도간 300m, 묘지와 학교 공공시설 다중시설간 500m거리제한 규정도 없애 이웃집사람들은 아무소리도 못하게 할 것인가? 하기야 장묘정책입안자들이 풍수논리 따위와 국민개개인의 정서를 감안한 정책을 만들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불쑥 내년도부터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황당하다. 신문에 당내장(堂內葬)기사가 나더니 공중파방송이 해설로 뒷받침까지 하는 걸 보니 이젠 풍수논리와 법칙을 집 마당에서나 찾아야 하는 시대에 왔다. 어느 부처가 대학의 평생교육원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장묘문화와 관련이 깊은 풍수지리강좌 장묘지도사강좌 등은 어떻게 할생각이신지?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왕릉, 동구능, 태능, 서오능, 서삼능, 등은 풍수논리에 의거한 왕조들의 산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수백 년이 지난 지금은 결과적으로 공해와 팍팍한 삶에 심신이 지친 서울시민의 허파역할을 하는 산소통이 됐지 않은가? 집 마당에 조상의 골분을 장(葬)한다.... 그러면 집을 팔고 이사를 할 때는 조상의 골분이 흙으로 돌아갔으니 그대로 두고 가고, 성묘 때는 옛집마당을 찾아와야 할까? 이웃 나라에서 그렇게 한다고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나? 풍수계 주변의 지각변화가 심한데 강단을 계속 오르내리는 건 무의미하다. 음택만이 풍수의 전부는 아니지만 풍수의 핵심을 집 마당에 갖다 뒀는데 수강생들에게 무슨 설명을 해야 할까. 풍수논리와 법칙이 무기력 하다. "풍수말세"라는 말이 아직은 이르나 조금 더 지켜보련다.
2012.11.30 성재권 상
첫댓글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였는데, 교수님께서 그동안 후학들을 가르키신다고 노력하고 헌신하신 것을 모두가 알고 가슴에 새겨 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풍수도 평생교육원에서 만 강의를 할 것이 아니라? 대학 강단에서 미래의 부동산 관련 환경공학을 공부해 가는 학생들에게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를 매김을 하여야 할 때 인것 같습니다. 즉 사람이 어떠한 환경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것인가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발전이 되어 가야 할 것입니다. 미래는 과거로 부터 배우고 익혀 가는 것입니다. 선조들이 풍수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하며 삶을 살아왔는가 연구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여러 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