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관찰하기>
본격적인 마음 수행의 실수법實修法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에 충실하되 실제로 여러분이 마음의 존재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실수實修
마음 관찰의 목표입니다.
“마음은 본래 공空하다”라는 인식이 각인된 상태에서, 대책없이 화두를 들거나 위빠사나를
하라고 하면, 당사자는 마치 없는 귀신의 뿔을 찾으라는 듯한 밑도 끝도 없는 말의 난감함에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마음이 공한 건 본인이 직접 느껴야지, 그게 정답이니 그리 알아라”라고 강조한다고
공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을 이끄는 선사나 명상을 지도하는 스님들이, 이 부분을
세심히 배려하고 점검을 해주어야 합니다.
마음 관찰하기의 제1 과제입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이후, 한 가지 관찰에만 신경을 씁니다. 그냥 평상시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단, 자신이 ‘어떤 마음’에 취약한 지를 발견해
내야 합니다. 보통은 탐·진·치 삼독三毒을 대표적 취약처로 거론합니다만, 이것보다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찾아내야 합니다.
탐貪을 예로 봅니다. 욕심의 본질을 ‘의식’하며 성취하려고 하는 마음들을 추적하면 그
마음의 움직임은 마음 관찰이지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아무리 욕심이 많아도
우리 생각의 100%를 탐욕심으로만 채울 수는 없습니다.
즉, 처음으로 여자와 사랑하고 싶다는 ‘성욕’이 발동했다고 가정합니다. 내가 아무리
간절히 바란다 해도 ‘성욕’ 때문에 다른 일들을 일단 보류해 놓거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다른 욕심에도 대체적으로 적용될 것입니다.
스마트 폰을 바꾸고 싶다, 승용차를 바꾸고 싶다, 냉면을 먹고 싶다 등등 천 가지 만 가지
마음에서 일어나는 ‘욕심’ 때문에 일상생활에 장애를 느낀다면, 그건 심한 편집증이니
‘정신과’에 가야지, 불교적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것이라고 단정해도 좋을 것입니다.
엄청난 종류의(실제 느껴보면 의외로 별거 없다고 놀랄 수도 있지만) 욕심을 품고 있던
중에, 실제로 어떤 욕심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뒷받침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과연 어떤 욕심이 가장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가, 즉 자신이 어떤 욕심에 유독
집착하는가를 객관적으로 알아내자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욕심을 채울 정도의 돈이 생겼을 때, 자신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는가를 관찰하고
기억해 두자는 것입니다. 또한 돈과 관련이 없는 마음들 예를 들면 자존심에 관한 문제,
명예에 관한 문제, 분노에 관한 문제, 성욕에 관한 문제, 경쟁심에 관한 문제 등등에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가장 마음이 흔들리는가를 관찰하고 기억해 두자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관찰’을 긴 시간 마음의 변화에서 시작하여, 매 순간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꾸준히 계속해야 합니다. 대개의 경우 한 달 안에
자신의 마음이 어떤 유혹에 가장 집착하는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내 마음을 도둑질 하는 대상을 찾았으면, 다음 단계는 마음을 잘 단속하여 도둑에게
빼앗기는 마음을 줄여나가고, 궁극적으로 더 이상 마음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것이
바로 욕심을 여읜〔離欲〕단계에 도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