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록 곡
1. 사랑여행
2. 사랑바라기
3. 간다
4. 돈다
5. 그해여름
앨범소개
BEGAN WHO 2.5집 - Bridge 2.5 -
국내에선 보기 드물게 '휘성' '윤도현' 과 기타리스트 음반을 발매했던 '유병열'이 이번엔 자신의 밴드 'BEGAN WHO' 로 돌아왔다. 기존의 다소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의 'BEGAN WHO'와는 다르게 예상 외의 가볍고 경쾌한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솔로음반을 비롯해 '나는 가수다' 에 YB와 10년만에 출연, 고 게리무어 헌정 콘서트 '12지신'등 올해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유병열의 또 다른 행보에 관심을 가져본다. 앨범 타이틀 곡이자 첫넘버인 '사랑여행'은 시작함과 동시에 유병열의 기타와 김길중의 보컬만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모든 악기가 나오면서 느껴지는 사운드는 듣기만해도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곡인 '사랑바라기'는 락밴드의 곡이라기 보다는 대중가요 같은 느낌이 드는 곡이다. 멜로디라인과 전체적인 편곡이 대중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가기위함을 알수있다. 세 번째곡인 '간다'와 네 번째 곡인 '돈다'는 전형적인 비갠후표 락 넘버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듯 시원한 연주와 보컬이 '간다' 라면, '돈다'는 셔플 리듬에 헤비한 기타사운드로 장난끼 있게 일상을 노래한다. 마지막 수록곡인 '그해여름'은 눈을 감고 들으면 밤바다가 연상되는듯하다. 다소 의외의 곡스타일이긴 하나 또 한번 그들의 도전정신과 감성을 엿볼수 있는 곡이다.
유병열의 기타와 나성호의 드럼이 비갠후 사운드의 주축임을 인지하고 있는 팬이라면 그들 두 사람이, 예의 그 탁월한 연주실력을 뽐내는 대신, 젊은 멤버들에게 공간을 내주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비갠후가 하나의 밴드라는 사실을, 다섯 멤버의 결속으로 이루어진 유기적인 조직체라는 사실을 이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앨범은 그런 의도에 봉사하는 조촐한 쇼케이스이자 그간의 부담을 떨쳐내는 가벼운 워밍업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비갠후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희망적 요인이라고 할 것이다.
제작사 리뷰
새로운 시작을 향한 가벼운 첫 걸음에 부쳐
비갠후는 불운한 밴드다. 이런 평가에 밴드 자신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이유는 많다. 우선, 시류를 잘못 만났다는 점이다. 비갠후가 데뷔 앨범을 발표한 2002년 즈음 한국 대중음악계는 정통 하드 록 밴드의 생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천편일률적인 가공상품들로 넘쳐나고 있었던 주류의 여건은 논외로 치더라도, 인디 씬에서조차 그들을 철 지난 공룡쯤으로 취급했으니 음악적 소신이 곧 대중적 실패로 귀결된 것도 당연했다. 두 번째 앨범을 내기 위해 비갠후가 이후 무려 7년 9개월이라는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방증이다.
보다 직접적인 이유도 있다. 비갠후의 위상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그것이다. 음악계의 지형도 변화가 모든 밴드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조건이었던 반면에, 비갠후를 기타리스트 유병열의 밴드라고 지레 한정 짓고 유병열을 윤도현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고 애써 연관 지은 외부의 관성적 시각이야말로 그들에게는 치명적인 불운이었다고 할 것이다. 밴드가 밴드로 인지되지 못하고, 현재의 새로움이 과거의 익숙함에 잠식당하고 만다면 '새로운 밴드'라는 수사는 공허할 뿐이다. 요컨대, 뛰어난 하드 록 앨범인 비갠후의 데뷔작이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시간 속에 묻힌 것도 결국, 그 때문이었다고 할 것이다.
비갠후는 불운한 밴드였다. 그리고 그런 과거사를 내가 굳이 거론하는 데는 (당연히) 목적이 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비갠후의 현재를 얘기하고 미래를 예상하는 데 있어 가장 설득적인 논거라고 판단한다. 그런 불운을 견디고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비갠후의 위상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침내 비갠후가 하나의 유기적 밴드로서 독자적인 존재가치를 스스로 획득해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나는 "비갠후의 불운은 이제 끝"이라고 선언하기보다는 "비갠후의 활동은 이제 시작"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여기 그들의 새로운 EP는 어떤 전환점이라고 평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길 바란다. 나는 이 앨범을 걸작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 앨범이 담고 있는 예상 외의 가볍고 경쾌한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려는 것뿐이다. 짐작할 수 있다시피, 이 앨범은 일종의 배려다. 유병열의 기...비갠후는 불운한 밴드다. 이런 평가에 밴드 자신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이유는 많다. 우선, 시류를 잘못 만났다는 점이다. 비갠후가 데뷔 앨범을 발표한 2002년 즈음 한국 대중음악계는 정통 하드 록 밴드의 생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천편일률적인 가공상품들로 넘쳐나고 있었던 주류의 여건은 논외로 치더라도, 인디 씬에서조차 그들을 철 지난 공룡쯤으로 취급했으니 음악적 소신이 곧 대중적 실패로 귀결된 것도 당연했다. 두 번째 앨범을 내기 위해 비갠후가 이후 무려 7년 9개월이라는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방증이다.
보다 직접적인 이유도 있다. 비갠후의 위상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그것이다. 음악계의 지형도 변화가 모든 밴드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조건이었던 반면에, 비갠후를 기타리스트 유병열의 밴드라고 지레 한정 짓고 유병열을 윤도현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고 애써 연관 지은 외부의 관성적 시각이야말로 그들에게는 치명적인 불운이었다고 할 것이다. 밴드가 밴드로 인지되지 못하고, 현재의 새로움이 과거의 익숙함에 잠식당하고 만다면 '새로운 밴드'라는 수사는 공허할 뿐이다. 요컨대, 뛰어난 하드 록 앨범인 비갠후의 데뷔작이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시간 속에 묻힌 것도 결국, 그 때문이었다고 할 것이다.
비갠후는 불운한 밴드였다. 그리고 그런 과거사를 내가 굳이 거론하는 데는 (당연히) 목적이 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비갠후의 현재를 얘기하고 미래를 예상하는 데 있어 가장 설득적인 논거라고 판단한다. 그런 불운을 견디고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비갠후의 위상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침내 비갠후가 하나의 유기적 밴드로서 독자적인 존재가치를 스스로 획득해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나는 "비갠후의 불운은 이제 끝"이라고 선언하기보다는 "비갠후의 활동은 이제 시작"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여기 그들의 새로운 EP는 어떤 전환점이라고 평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길 바란다. 나는 이 앨범을 걸작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 앨범이 담고 있는 예상 외의 가볍고 경쾌한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려는 것뿐이다. 짐작할 수 있다시피, 이 앨범은 일종의 배려다. 유병열의 기타와 나성호의 드럼이 비갠후 사운드의 주축임을 인지하고 있는 청자라면 그들 두 사람이, 예의 그 탁월한 연주실력을 뽐내는 대신, 젊은 멤버들에게 공간을 내주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비갠후가 하나의 밴드라는 사실을, 다섯 멤버의 결속으로 이루어진 유기적인 조직체라는 사실을 이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앨범은 그런 의도에 봉사하는 조촐한 쇼케이스이자 그간의 부담을 떨쳐내는 가벼운 워밍업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비갠후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희망적 요인이라고 할 것이다.
내년이면 비갠후는 앨범 데뷔 10년을 맞는다. 그러므로 바라건대, 나는 이 EP가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기를 기대한다. 그들의 10주년을 자축하는 세 번째 정규 앨범을 향해 내딛는 첫 걸음이 되기를, 비갠후 특유의 감성적인 하드 록 사운드가 다섯 멤버의 꽉 짜인 라인업을 통해 거침없이 분출하는 작품으로 귀결하는 과정이기를 희망한다. 비갠후의 지난 10년이 불운을 견디고 밴드의 존립을 성취한 시간이었다면, 비갠후의 다가올 10년은 정당한 평가를 받으며 밴드의 위상을 구축할 시간이 되리라는 것을 입증해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 작은 앨범의 싱그러움과 속에 이제 다시 시작이다.
-평론가 박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