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기술은 2차전지 공정 장비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국내 2차전지 장비업체로는 유일하게 국내 이차전지 제조 3사인 삼성SDI, LG전자, SK이노베이션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해외 고객사로는 일본의 Murata, 태국의 GPSC 등을 확보하고 있는만큼 나름 이름 있는 기업입니다.
이런 하나기술이 지난 20일 이차전지 조립 관련 1700억원대 수주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해지 사유는 계약상대방의 계약 불이행에 따른 계약 해지 합의라고 합니다.
차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난해 6월 27일 해당 수주 계약이 공시되면서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하나기술의 연매출은 1139억원이었는데, 수주 계약이 매출액의 151.39%에 달하는 1700억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미친 듯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CB(전환사채) 전환 청구가 이어졌습니다.
당시 하나기술은 2021년 470억원 규모로 발행한 2회차 CB가 있었는데, 공시 당일 1만4059주가 전환 청구된 것을 시작으로 작년 9월 7일까지 13번에 걸쳐 총 44만7803주의 전환권 행사가 이뤄졌습니다.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자 CB투자자들은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하여 차익을 챙긴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전환권 행사가 쏟아진 기간의 주가는 9만~13만원대로 추정되는데, CB투자자들의 전환가액은 5만6902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딱 봐도 당시 주가가 CB전환가액보다 2배정도 높았기에 CB투자자들은 단기성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을 던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하나기술은 계약 상대방에 대해 영업비밀 보호 요청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계약 상대방 공개 유보 만료를 6일 앞두고 계약 해지를 발표한 하나기술은 해당 계약을 맺은 발주처가 ‘쑤저우 신파워 에너지'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기술의 주주들이 발주처인 ‘쑤저우 신파워 에너지'가 어디인지 찾기 위해 동서분주 했으나, 어떤 기업인지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매출을 넘어서는 큰 수주 공시를 띄웠지만, 1년후 아무렇지 않게 공시 취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하나기술의 주주들은 극대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지난해 계약 공시가 발표되고 나서 A증권사는 하나기술에 대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하나기술에 수주계약과 장기적인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발행했을 때 주가가 이미 뜬 상태여서 상승 여력을 높인 것이 논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믿고 투자한 사람도 있기에 보고서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의 단일판매·공급계약 내용을 확인할 때 공시 유보를 하더라도 계약서를 포함해 발주처 등을 꼼꼼히 확인 후 공시하고 있다”며 “(하나기술의 경우) 공시 번복에 따른 벌점 부과 여부 등은 추후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