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송 1.
마하무드라는 모든 말과 상징을 넘어서 있다.
그러나 진지하고 성실한 그대, 나로빠를 위하여
이렇게 말해야만 하겠다.
게송 2.
공(空)은 의지할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하드라는 무(無)에 의지해 있다.
어떠한 노력도 없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머무르면,
우리는 굴레를 부수고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게송 3.
만약 허공을 바라볼 때 무(無)를 본다면,
만약 마음을 가지고서 마음을 본다면,
우리는 분별을 부수고서 깨달음에 도달한다.
게송 4.
하늘을 이리저리 떠다니는 구름은
뿌리가 없고 돌아갈 집이 없듯이.
마음속을 일저리 떠다니는 분별심 역시 그렇다.
그러나 한번 자기의 마음을 깨달으면 분별은 멈춘다.
게송 5.
허공 속에서 모양과 색깔이 이루어지지만,
허공은 결코 희고 검은 색깔에 물들지 않는다.
그처럼 자기의 마음으로부터 모든 것이 나타나지만,
마음은 선(善)과 악(惡)에 오염되지 않는다.
게송 6.
오랜 시간의 어둠이 불타는 태양을 덮어 버릴 수 없듯이.
무한한 세월 동안의 윤회도 마음의 밝은 빛을 감출 수 없다.
게송 7.
비록 공(空)을 설명하려고 말을 하지만,
그렇게 해서 공이 표현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비록 '마음은 불빛처럼 맑다'고 말들을 하지만,
마음은 모든 말과 상징을 넘어서 있다.
비록 마음이 본질적으로 공(空)이지만,
마음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서 품고 있다.
게송 8.
육체를 가지고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저 쉬어라.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지켜라.
마음을 비우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라.
속이 빈 대나무처럼 육체와 더불어 편안히 쉬어라.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고,
마음을 쉬게 하라.
마하무드라는 마음이 무(無)에 달라 붙어 있는 것과 같다.
이렇게 실천하여 때가 되면 그대는 깨달음에 이를 것이다.
게송 9.
진언(眞言)과 육바라밀의 수행이나,
경전과 지침서의 가르침이나,
강의실과 교본(敎本)의 가르침이
타고난 진실에 대한 깨달음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만약 마음이 욕망에 차서 어떤 목표를 추구하게 되면,
마음은 스스로의 빛을 가릴 뿐이기 때문이다.
게송 10.
밀교의 가르침을 지키는 사람이 여전히 분별하고 있다면,
그는 깨달음의 정신을 배반하는 것이다.
모든 활동을 멈추고, 모든 욕망을 버리고,
생각이 마치 바다의 물결처럼
일어나고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어라.
게송 11.
영속하지 않는 것을 훼손하지도 않고
비분별(非分別)의 원리를 훼손하지도 않는 사람이
밀교의 가르침을 지키는 사람이다.
갈망을 버리고 이것과 저것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ㅇ
경전에 쓰인 참된 뜻을 지키는 사람이다.
게송 12.
마하무드라 속에서 모든 죄악은 소멸한다.
마하무드라 속에서 사람은 세속이라는 감옥을 벗어난다.
이것은 가장 높은 진리의 등불이다.
이것을 믿지 않는 바보들은
번뇌와 슬픔 속에서 영원히 몸부림칠 것이다.
게송 13.
해탈을 찾으려 애쓰는 사람은 스승에게 의지해야 한다.
그대의 마음이 스승의 은총을 받아들일 때
해탈은 가까이에 있다.
게송 14.
아! 세속의 모든 가르침은 가치가 없으니,
그것들은 다만 슬픔의 씨앗일 뿐이로다.
조그마한 가르침이라도 실행해야 하듯이.
우리는 위대한 가르침을 따라야만 한다.
게송 15.
이원성(二元性)을 뛰어넘는 것은 법왕(法王)다운 견해요,
산만함을 극복하는 것은 법왕다운 수행(修行)이다.
수행 없는 길이 붓다의 길이니,
이 길을 가는 사람은 깨달음에 이른다.
게송 16.
세속은 무상(無常)하여
환상이나 꿈처럼 진실함이 없다.
세속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고,
애욕과 증오의 끈을 끊고서
숲 속과 산 속에서 명상하라.
게송 17.
그대가 만약 노력 없이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편안히 쉬고 있다면,
곧 그대는 마하무드라를 얻을 것이고,
얻을 것 없는 것을 얻을 것이다.
게송 18.
나무의 뿌리를 잘라 버리면 잎이 시들듯이,
그대 분별심(分別心)의 뿌리를 잘라 버리면 윤회는 소멸한다.
램프의 불빛이 오랜 세월의 어둠을 순식간에 몰아내듯이,
마음의 강한 빛이 번쩍이기만 하면
무명(無明)의 장막을 불태울 것이다.
게송 19.
분별심에 매달려 있는 사람은
아무도 분별심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
애써 가르침을 수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수행의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
분별심과 수행의 너머에 있는 것을 알고자 하면,
분별심의 뿌리까지 싹 잘라 버리고 맨눈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게 모든 분별로부터 동망쳐서 편안하게 쉬어야 한다.
게송 20.
버리지도 마라고 취하지도 말고 그대로 있어라.
왜냐하면 마하무드라는 모든 수용과 거부를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의식은 본래 생겨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가로막거나 더럽힐 수 없다.
무위(無爲)의 영역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현상들은 진실 속으로 녹아들어 가고,
아상(我相)과 아만(我慢)은 사라져 없어질 것이다.
게송 21.
최고의 지식은 이것이니 저것이니 하는 모든 분별을 넘어서 있다.
최고의 행위는 모든 것을 애착 없이 껴안고 있다.
최고의 성취는 바라는 바 없이 보편적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처으에 수행자는 자기 마음이 폭포수처럼 세차게 흐름을 본다.
공부가 진행되면 마음은 갠지스 강처럼 부드럽고 천천히 흐른다.
마침내 마음은 큰 바다와 같이 되고,
그곳에서 아들과 어머니는 하나가 된다.
[출처] 마하무드라의 노래|작성자 k k su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