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남기는 토론 겨울배움터
- 2025년 1월 21일(목)~22일(금)
- 청양 군포시청소년수련관
‘배움과 열정, 쓴맛과 해결, 처음과 떨림, 던짐과 진행, 실천과 기록, 따뜻함과 말랑함, 수업과 문화, 충전과 채움, 고마움과 용기, 만남과 재미, 남녀노소와 지드레곤, 즐거움과 뒤풀이, 꽉참과 계속, 혼자와 끝, 매력과 도전, 어려움과 깨달음, 울림과 다짐, 후배발표와 감동, 책과 실습, 눈물과 빛남, 희망과 시작, 먹구름과 햇살, 함께와 믿음, 자치와 도움, 6학년과 설득, 냉소와 애씀, 선배노력과 공동체, 기쁨과 환대, 잘하고픔과 뿌듯함’ – 연수회를 마치며 우리가 한 말들.
이번 겨울배움터는 스물여섯 번째 배움터예요. “선생으로 저는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토론교육(토론수업과 토론문화)’을 하고 있거든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게 토론이라 생각하거든요.”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선생님 서른이 청양에 모여 1박 2일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첫날 10시에 시작한 공부는 둘째 날 12시 마칠 때까지 정말 알찼어요.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이었어요. 그 내용을 글로 짧게 소개해요.
[1월 21일 목요일]
1. 10시, 만남: 삶을 나눠요. 처음 만나는 분들이 많아요. 연구회 회원이라도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이 있어요. 인사 나눠요. (* 이 자리에 저는 없었어요. 11시에 있을 제 이야기를 조금 더 다듬는다고 방에 있었어요.)
2. 선물: 배움터에 들어서니 선생님들이 많아 좋았어요. 그 뒤로 책상 두 개를 붙이고 여러 가지 선물이 있어요. 보리출판사, 아이스크림, 티처빌(가나다 차례)에서 보내준 선물이에요. 미리 선물이 있으니 가방을 가져오시라고 안내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뻔했어요. 다시 한번 티처빌, 아이스크림, 보리출판사에 고맙다고 말씀드려요. 선생님들께서 직접 써보며 필요하면 구하거나 둘레에도 알리지 싶어요.
3. 11시, 영근 샘 토론 이야기: 배움터를 여는 건 늘 제 이야기예요.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 우리 모임에서 하는 토론을 안내하는 시간이에요. 아직 제 쓰임이 있다는 게 좋으면서도 저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해요. 이 시간은 배움터 첫 자리라 다른 때는 사람이 몇 없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거의 다 자리를 채웠네요. ‘신호등 토론, 토론교육, 말랑하고 따뜻한 토론’을 소개했어요. 우리 회원이면서도 처음 듣는 분들이 있었다고 해요. 말랑한 토론을 조금 더 쉽고 짤막하게 소개하는 이야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4. 밥: 우리는 세 끼(저녁, 아침, 점심)를 수련관에서 지은 밥으로 먹었어요. 배움터하는 곳과 식당이 떨어져 있어 좋았어요. 오가며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세 끼 모두 다른 국과 반찬으로 잘 먹었어요.
5. 13시, 짝토론 실습: 짝토론, 우리 모임에서 나눈 토론 형식이에요. 요즘은 짝토론을 하는 교실이 많이 보여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건 착각이에요. 아직 토론하는 교실은 그 수를 정말이지 얼마 안 되거든요. 처음 마음으로 더 알리고 나눠야지, 하는 까닭이에요. 이번 짝토론 실습 논제는 [초등학교에서 숙박형 체험학습을 하는 것이 좋다]로 정했어요. 처음 내세운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숙박형 체험학습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로 논제 분석하며 다듬었거든요. 우리 모임에서 하는 토론의 가장 큰 특징은 이렇게 논제 분석을 하는 것이에요. 논제에 있는 낱말 뜻을 제대로 살피고(개념 정의), 찬성과 반대에서 나올 수 있는 근거를 함께 찾거든요. 이어 짝토론 실습이에요. 우리 모임에서 하는 토론의 다른 특징은 찬성과 반대를 모두 경험하는 것이에요. 우리도 교차조사(한 방향 질문) 짝토론과 교차질의(쌍방향 질문) 짝토론으로 찬성과 반대를 모두 경험해요. 5분 남짓 토론인데 모두가 정말이지 열심히 토론해요. 토론하는 모습에서 따뜻한 토론의 가치(공감, 즐거움, 함께 성장)가 다 보여요.
6. 15시, 꼬꼬무 토론: 토론수업을 지도하면서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어요. “질문이 어렵다.”, “질문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 질문하는 방법을 실습하는 시간이에요. 서울토론모임 한** 선생님이 교실에서 실천한 방법을 구** 선생님과 예** 선생님이 이끌어요. 그 방법(찬성과 반대에 근거를 써요. 그 종이를 상대에게 넘기는 그 근거에 알맞은 질문을 써요.)이 어렵지 않아요. 정순 샘이 덧붙인 말(학생들과 토론할 때 처음에는 질문을 만드는 방법보다 토론을 좋아하게끔 하는 게 좋다. 그러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질문을 만드는 게 좋다.)도 좋았어요.
(* 노래: “영근 샘, 이 노래로 연습해오시면 좋겠어요.” 석 달 전 연수 전체 진행하는 변** 선생님이 <나는 반딧불> 노래로 불러주길 바랐어요. 그때부터 악보를 구해 연습했어요. 그리고 사례 발표 앞서 무대에서 노래 불렀어요. 이 노래만 부르기 뭐해서 <겨울 물오리>(이원수 시, 백창우 곡)를 부른 뒤 <나는 반딧불>을 불렀어요. 저는 만족해요. 누군가가 부탁한 노래로 열심히 준비했고 정성껏 노래했으니까요.)
7. 16시 30분, 사례 발표
가. 3학년 학생들과 토론, 구** 선생님: 구** 선생님은 군포모임에서 공부해요. 발령 받은 지도 얼마 안 되었거니와 토론 모임에 나온 것도 이제 두 해가 지나고 있어요. 그런데 놀라운 건 토론할 때마다 수업 내용을 기록한다는 것이에요. 군포모임에도 많이 소개해주기도 했으니까요. 우리는 흔히 계획하고 실천으로 마쳐요. 그런데 구** 선생님은 글로 남겨요. 그러니 그 과정을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어요. 절로 성장이 일어나는 거죠. 3학년 학생들과 토론수업 한 내용(처음에는 놀이로 태도 가르치기, 근거 하나 4단논법, 입안문 보고 읽기)도 좋았지만 그 애씀과 기록에 손뼉 치지 않을 수 없었어요. “3학년 학생들도 토론을 기다리며 좋아했어요.”
나. 6학년 학생들과 토론, 최** 선생님: “영근 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못 할 것 같아요.” “영근 샘은 왜 노란 색이에요?” “그건 생각이 없어요.” 저는 무엇을 물으면 얼버무리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최** 선생님이 묻는 물음에는 제대로 답할 수 없었어요. ‘성교육’으로 한 수업(토론 포함)이었거든요. 아직도 저에게는 성교육은 먼나라 이야기인가 봐요. 그러기에 최** 선생님 사례는 놀라움이었어요. 그 내용(학부모 설문 – 그림책 – 학생들과 여러 방법을 활용한 수업)을 글로 옮기지 못하는 것만 봐도 저는 아직도 …. 선생님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 그냥 넘긴 내용, 못 보여준 내용이 더 많아요. 다음에 다시 들을 기회가 있을 거예요.
8. 19시, 뒤풀이: “우리는 예민 사회자를 가진 모임이다.” 이렇게 크게 말할 수 있어요. 사회자 두 분(예** 선생님, *민* 선생님)이 보여준 모습은 즐거움, 웃음과 함께 큰 감동이었어요.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워요. 그러면서도 치밀하고 다양해요. 모둠이 함께하는 놀이(자음으로 낱말 돌아가며 말하기), 둘씩 하는 천생연분 놀이(서로가 좋아하는 무엇 함께 말하기)로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이었어요. 뒤풀이이니 술도 빠질 수 없어요. 공** 선생님이 개인으로 준비한 막걸리에 준비위에서 준비한 맥주와 소주를 닭튀김과 주전부리와 곁들여 먹었어요. 저는 틈틈이 기타 치며 노래했어요. 몇 분이 노래할 때 반주로 흥을 돋웠어요. 처음에는 모둠으로 이야기 나누던 우리는 자리를 옮겨가며 다른 사람을 만나요. 웃기도 울기도 하며 삶을 나눠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예요. 11시에 공식으로 마치고, 저는 1시가 넘는 시간까지 여럿과 즐겼어요.
[1월 22일 목요일]
1. 일어남: 저와 *민* 선생님은 큰방(뒤풀이한 방)에서 잤어요. 둘은 일어나 쓰레기를 치워요. 분리수거를 잘하고 마쳤기에 그대로 분리수거장으로 가져가기만 해도 되네요. 밥 먹으러 오라는 말에 안 가겠다고 버티다가 먹으러 갔어요. 가길 잘했어요. 속이 많이 풀렸거든요.
2. 9시 20분, 전체토론: 토론 배움터에서 꽃은 토론 실습이다. 첫날 짝토론 실습(가끔은 둘둘토론 실습을 하기도 한다.)에 이어 둘째 날은 전체토론 실습이에요. 짝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논제 분석으로 시작해요. 이번 전체토론은 한** 선생님이 맡았어요. 저는 ** 샘을 작은 거인이라고 생각해요. 1정 연수를 같이 준비한 적이 있어요. 이때 논제 분석하는 걸 보고는 깜짝 놀랐거든요. 그 실력 그대로 [교사는 정치 기본권을 가져야 한다] 논제 분석도 물 흐르듯 해요. 짝토론을 먼저 해요. 이어 전체토론이에요. 짝토론에서 맡은 찬성과 반대를 바꿔서 해요. 이렇게 찬성과 반대를 모두 경험하게 설계한 것이에요. 전체토론은 같은 편끼리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길어요. 입안과 마지막 주장으로 설 토론자를 셋 정해요. 찬성과 반대 모두 처음 오신 분들에게 기회를 드려요. 우리 편에서 내세울 근거와 관련 자료를 함께 만들어요. 그러고는 토론으로 치열했어요.
3. 11시 30분, 연수를 마치며: 우리는 책상을 치우고 의자로 빙 둘러 앉았어요. 연수 준비위가 인사해요. 정말 애쓴 분들이에요. 몇 번을 고맙다고 말하고 손뼉을 쳐도 모자라요. 덕분이에요. 이어 돌아가며 한마디씩 해요. 서른이라 좋네요. 말을 모두 들을 수 있으니까요. 누가 하는 말이든 같은 생각이에요. 내가 하고픈 말을 다른 사람이 하고 있어요. 함께 공부하고 놀고 먹고 자며 금세 우리 마음결은 닮은 거예요.
4. 12시, 끝 춤: 다같이 어깨와 팔을 걸어요. 큰 원에 우리는 같이 소리 내며 뛰어요. “야야 야야야야 야야야야야야,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했습니다.” 손뼉 치며 고개 숙여요. 서로에게.
첫댓글 우리 공동체가 '민주 사회'라는 단단한 바윗돌 위에 서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우리가 서있는 바닥은 그냥 내버려두면 갈라져 쪼개지는 곳이네요. 밑돌이 하나로 유지되려면 끊임없이 애써야만 하는 거네요. 그 밑돌의 가장 밑은 우리가 만나는 어린이들이에요. 그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민주로 교육하는 일은 많이 힘겹고 멀고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 말고 또 누가 할 수 있을까요. 학교에서 토론으로 서로 맞서고 만나고 이해하는 일을 초중고 내내 하는 일 말고 다른 어떤 좋은 길이 있을까요. 우리 모임이 스물여섯 번째 배움터를 열며 토론 교육과 토론 문화를 애써 가꿔온 바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집안일 때문에 배움터에도 모임에도 못 갔지만, 우리 모임이 정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은 더 또렷해집니다. 좋은 배움터 마련하느라 애 많이 쓰신 일꾼분들 올 한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