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우리 삶의 과제 차별금지법, 투쟁으로 쟁취하겠다

[희망연대노조]

[성명]우리 삶의 과제 차별금지법, 투쟁으로 쟁취하겠다
-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시민대행진에 나서며


방송/통신/케이블/콜센터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육천오백 노동자들은 오늘 희망연대노동조합 깃발을 들고 광장에 나섰다. 지난 14년 간 외면해온 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할 것을 국회에 엄중히 명령한다. 우리가 차별금지법을 우리 삶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차별은 노동문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처우가 나쁘고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그렇기에 권익 옹호를 위해 누구보다 노동조합이 필요하지만, '쉬운 해고'의 위협 때문에 노동조합 활동하기가 오히려 어렵다.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가 팔백만을 넘어섰다. 또한, 작은 사업장(5인 미만)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연장수당과 연차휴가가 없고,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할 수 없다. 이렇듯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은 '인건비 착취를 통한 이익 극대화'라는 자본의 이익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그러므로 동료 노동자와 동료 시민이 차별받는 한, 우리 모두의 권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 노동자들이 차별금지법의 당사자인 이유다.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노동조합의 가치가 곧 차별금지법의 본령이다. 나와 내 사업장을 넘어, 우리 이웃의 삶에도 관심갖겠다는 담대한 선언을 기억한다. "중소영세, 비정규, 여성, 청년노동자를 비롯한 노동자 권리를 옹호하고 모든 차별과 억압을 철폐"하겠다고 우리 희망연대노조는 선언(규약 제2조)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또한 강령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참된 민주사회를 건설"할 것을 천명했다. 노동조합은 사회변혁의 주체가 되겠다는 역할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 노동자들은 차별금지법 하나로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차별을 일소하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평등사회로 가는 길에는 많은 이들의 의식적인 실천과 숱한 투쟁이 필요함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차별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그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별이란 무엇이고 그것이 왜 문제인지, 민주사회에서 반차별과 평등의 가치가 왜 소중한지를 분명히 확인해야 할 시대가 이미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미 많이 늦었지만, 우리는 오늘 다시 외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고 평등사회 앞당기자!"

2021년 11월 10일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