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도 초비상. 마지막 항공 편으로 입국 했지만 당국의 요청으로 3월1일 입국 부터 2주간 자체 격리 중 입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가족과 집에서 10년 만에 온전히 보내는 귀중한 선물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집 사람은 앞으로 7일간은 아무 생각 말고 쉬라면서, 와인 4병에 샴페인 두병, 마을 흑맥주를 건네 줍니다.
함께 앉아 지난 10년 간을 찬찬히 회상해 보는데 어찌 보냈나 싶네요. 저야 고국에서 또 다른 가족도 친구도 있는 생활이었지만, 집 사람과 딸은 온전히 이국에서의 생활이었는데요. 말로 위로 하기 쉽지 않습니다.
연해주동북아평화기금, 우정마을, 고향마을, 로지나서당, 바리생협, 압착콩기름 콩단백 가공공장, 메주 청국장 공장...참으로 잘 챙기면서 버텨 주었습니다.
... 그런데 여기가 참 건강한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먹거리는 NonGMO 와 유기농 텃밭으로 거의 100% 자급자족을 이루고, 집은 소박한 시골 삶을 잘 잘 담아내고 있고. 10마리의 개와 고양이 3마리는 이 조합을 완성 시킵니다.
특히 먹거리 만으로도 10년 삶을 보상 받을 만 합니다. 겨울임에도 고추 부각, 송이 장아찌, 떡볶이, 콩나물국과 무침, 김치찌게, 두부, 콩단백 튀김., 옥수수셀러드, 떡국.. 거의 100% 채식을 이루고 있는데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음식들입니다.
이모든 걸 함께 해 오신 마을 분들은 아직 고향마을 이장님 니끼다 아저씨 외에는 못 뵈었습니다. 3월 14일 쯤에 모두 모시고 샤슬릭 잔치를 한번 해 보려 합니다. 샤슬릭은 큰 꼬치라 보면 되는데, 여기 회식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오늘은 눈이 내립니다. 그게 코로나 든 추운 겨울 이든 지난 10년이든 모든 것을 덮어 버릴 것 같습니다.
※ 추신: 2주전쯤 , 입국전인데요 오마이 뉴스 민병래 작가님이 송구스럽게도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북방 유랑사를 실어 주셨는데요. 좀 미화된 부분이 있어서 쑥스럽기도 하지만 , 앞으로 저희와 관계 맺으면서 동포와 평화라는 주제로 북방에 관심을 가져 주실 페친님들이 계시면 이해를 돕고자 올려 봅니다
<iframe src="https://www.facebook.com/plugins/post.php?href=https%3A%2F%2Fwww.facebook.com%2Fkimhyundong62%2Fposts%2F2972007559525032&width=500" width="500" height="698" style="border:none;overflow:hidden" scrolling="no" frameborder="0" allowTransparency="true" allow="encrypted-media"></ifr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