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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감악산(紺岳山.675m)을 가다.
글 쓴 이 旲 熀 高 達 五
6월 24일 상쾌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반월당, 반고개, 서남시장, 성서 홈풀러스를 경유하여 마지막 출발지 칠곡IC를 진입하니 빈자리가 없이 맞춤(46명)이다. 어제가 하지(夏至)이니 년중(年中)에 가장 낮 시간이 길어서 이달에는 최북단의 파주 감악산(紺岳山)을 등산하기로 결정하였다.
차는 신나게 달려서 “중부내륙고속국도(43번)”상의 ‘선산휴게소’에서 간단히 조식을 들고는 줄곧 내달아 여주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의정부(議政府)를 거쳐 양주의 회천(檜泉)을 지나 감악산 설마리(雪馬里) 출발깃점에 당도하니 시계는 12시를 조금 지나고 있다.
깊고 깊은 협곡(峽谷)에 산기슭 여러곳에 축조해 놓은 주차장에는 대형버스와 승용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되어서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려! 서둘러 단체 기념촬영을 마치고 열지어서 출렁다리 방향으로 오르니, 바닥에는 ‘덕석매트’를 깔아 놓아서 걷기에 한결 수월합니다.
감악산의 출렁다리는 인기도 좋아서 전국에서 온 답산객들로 붐벼서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다! 솔밭길을 따라 10여 분을 오르니 거대한 협곡을 가로지른 철다리(현수교)가 웅장하고도 장엄합니다 그려!
양쪽으로 이어진 동아줄은 굵기가 팔둑만하고 그 아래로 촘촘히 그물로 엮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였으며, 바닥까지도 오밀조밀하게 짜여져서 출렁임도 별로 없는 편이다, 여러 회원님들에게 차례로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잠시 조망(眺望)해 보니 맞은편 범륜사는 숲속에 제비집같이 매달려있고 감악산의 정상을 비롯하여 악귀봉, 장군봉, 임꺽정봉, 정상(감악산), 까치봉 등 오늘 등산 할 봉우리들이 한 눈에 다 보인다.
산색(山色)은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서 6월의 찬란한 햇볕에 그 싱그로움이 천지(天地)를 향기롭게 해 줍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장난기어린 친구들은 흔들어 보지만 워낙 견고하여 진동이 거의 없는 편이다.
사뿐 사뿐 출렁이는 다리를 건너 안내문을 살펴보니 2016년 9월에 완공하여 2018년 5월까지 1년 8개월만에 120여 만명이 다녀갔다고 하며, 그 후 다시 1년여가 더 지났으니 족히 200만명은 넘을 것이라 짐작된다.
약 18,900평정도 되는 부지에 “감악산관광휴양지” 조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2020년까지 마무리된다고 하니 훗날이 기대됩니다 그려! 북위 38도선에 가까이 있는 감악산 골짜기에 “출렁다리”를 놓아서 일약 전국에서 소문난 광광명소가 되었으니... 파주시의 관계자 여러분에게 크나 큰 찬사를 보냄니다.
잘 다듬어진 층층 나무계단을 여러개 올라서 “운계폭포(雲溪瀑布)” 근처에 이르니 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에 바쁘시다. 몇 몇 회원님들에게 사진촬영을 해 드리고는 주위를 살펴보니 오랜 가뭄이 계속되어 개울 물은 바싹 말라서 건천(乾川)이나 진배없고, 암벽에는 인공으로 물을 끌어올려 폭포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왕이면 ‘PVC파이프’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금만 더 신경을 썼드라면 좋았을 것을... 다시 얼마를 더 올라 등산로의 갈림길(능선길과 범륜사골)에서 범륜사 방향으로 오르니 경사가 엄청 심하다.
경내(境內)에 당도하니 일주문(一柱門)은 없고 좌우에 사천왕상(四天王像) 두 분이 4개의 눈을 부릅뜨고 있어 잡귀(雜鬼)는 얼씬도 못하것 심더! 바로 옆에는 이름 모를 여인이 “엉겅퀴(국화과로 여러해살이 풀, 약초)”를 촬영하고 있어 보기에도 아름답다.
마당을 지나 여러개의 돌계단을 올라 법당에 들어 간단히 참배한 뒤 경내를 둘러봅니다. 남향의 대웅전은 정면3칸에 측면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양식이며, 마당 한켠에 3층석탑은 기단석 위에 부도탑(浮屠塔) 같은 양식이다.
주산(主山)은 우뚝하여 힘이 넘쳐나고 안산(案山)은 지근(至近)한 거리에 청룡(靑龍)으로 우람하게 감기어져서 조금은 답답한 느낌이 든다. 마당을 지나 왼편 ‘사각정자’에는 세분의 동자석불이 모셔져 있고, 우측으로 한켠에 범종각(梵鐘閣)이 세워져 있다.
연하여 작은 개울을 건너 왼편으로 다층석탑(9층석탑)이 세워져 있으며, 그 앞으로 여의주를 물고있는 龍의 형상에 동자상과 관음보살님이 모셔져 있다. 그 뒤로 거대한 자연석에 “世界平和, 범륜사사적비(梵輪寺事積碑), 관음보살상”이 함께 세워져있다.
‘세계평화’라는 우람한 비석 뒷면에는 “紺岳先山(감악선산) 梵輪寺址(범륜사지) 多寶塔座(다보탑좌) 世界平和(세계평화)”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고, 그 아래 “佛紀三千二十八年 辛巳 孟春 (불기삼천이십팔년 신사 맹춘)”이라 쓰여있는데 금년(2019)이 불기 2563년인데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에 세워졌다.
그러면 불기 2545년 이어야 하는데... 483년의 시차(時差)가 있어 불타의 출생이 다르게 기록되어 있다. 부처님의 출생이 어찌 교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지 궁금하며, 하루빨리 통일됀 불기(佛紀)를 사용할 것을 기원합니다.
몇 걸음을 더 걸어 오르니 우측 언덕 위에는 열반고승(涅槃高僧)님들의 부도가 5기 모셔져있다. 부도탑의 양식은 각기 달라서 석종모형에 8각지붕돌을 얹은 것도 있고, 연화좌대 위에 복발(覆鉢)을 얹어놓은 것도 있다.
인가(人家)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 곳에 규모도 암자(庵子) 정도이며, 더구나 휴전선이 가까운 곳이고 보면 역사(歷史)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짐작케 합니다. 선채로 삼배의 예를 드리고 허허(虛虛)로운 발걸음으로 물러나오니 6월의 태양빛이 세속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 줍니다 그려!
짙은 숲그늘 사이로 난 등산길은 돌너덜이 많아서 걷기에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구윤서님, 김해진님, 김서방(김종갑)님과 넷이서 이런저런 세상사 얘기를 나누면서 오르니 걷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등산로 옆으로는 숯가마터가 여러개 있는데, 안내문에 산내(山內)에는 숯가마터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한다.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숯을 굽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며, 참나무를 1.2∼1.5m 길이로 잘라 가마 안에 꽉 채워서 세우고 불을 지핀 다음 불이 다 붙으면 밀폐하여 약 7일 후 꺼내 포장 판매한다고 한다. 세상만사(世上萬事)가 다 그러하듯이 사람의 정성과 노력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리라!
30여 분을 걸어 “묵은밭(옛 복숭아 밭)” 근처에 이르니, 농부는 떠나고 과실나무만 대자연 속에서 홀로 청청(靑靑)합니다 그려! 얼마를 더 오르다가 시장끼도 느껴져서 숲 그늘에 깔아놓은 나무평상에서 넷이 함께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후 벽송(최영수)님도 함께 합류하여 다섯명으로 늘었다. 30여 분을 더 올라 ‘팔각정(양주감악정)자’에 이르니 갑자기 눈앞이 확 열리는데... 광활한 산야(山野)에 군데 군데 빌딩(Building)이 군락(群落)을 이루고 있다.
짐작컨대 ‘동두천시’와 ‘포천시’ 일대일 것으로 여겨져서 이고장 등산객들에게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신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드니, 참으로 많이도 발전 하였다. 98년도에 포천과 동두천, 연천, 철원 일대와 파주, 문산 부근의 문화유산(文化遺産)을 답사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차례대로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다시 10여 분을 더 올라 정상에 이르니, 서북 방향에 ‘통신철탑’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주위에는 방호철책이 있어 접근 금지다. 그 앞에는 연천군에서 세운 “화룡이, 미룡이”라고 적힌 두 개의 “마스코트석상”이 세워져 있어 코믹하기도 하고 앙증스럽게 느껴진다.
단체로 정상 기념촬영을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니 감악산 정상표석(675m) 뒤로 여러단의 돌축대를 쌓아서 거대한 비석(碑石)을 세워 놓았다. 세월의 풍우(風雨)에 닳아서 글씨는 판독(判讀)이 불가하다.
안내문에 “감악산비(紺岳山碑:파주시 향토유적 제8호)”의 내용은 알 수 없으며, 높이 170cm, 너비 70∼79cm 크기이며 ‘몰자비(沒子碑)’라 부르기도 하고, 1982년 동국대에서 2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북한산 “진흥왕순수비(眞興王巡狩碑)”와 흡사하다고 제기 했으나 확실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연하여 이 비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있으니... 원래 양주시 남면 황방리(초록지기 마을) 입구 “간파고개” 도로변에 있었는데 지나는 행인들이 절을 하고 지나가야 무사했다고 한다. 또 동네 사람들 꿈에 감악산신령이 나타나 소를 빌려 달라고 하였는데 빌려주겠다고 한 사람들의 소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거절한 소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한다. 하여 지금도 감악산 자락에 제당(祭堂)을 지어놓고 주민들이 매년 제를 지내고 있다.
이 곳 감악산(紺岳山.675m)은 ‘한북정맥’상의 의정부 ‘한강봉’ 부근에서 동북쪽으로 한 지맥이 흘러나와 은봉산, 노아산, 노고산을 거쳐 감악산에 이르고 다시 그 잔여지맥은 중성산을 지나 ‘임진강’에 그맥을 드리우고 있으니, 이름하여 ‘감악지맥’이라 한다.
아울러 동으로는 소요산, 국사봉, 운악산 일대까지 조감(照鑑)이 되고, 북으로는 손에 닿을 듯... 북녘의 산하(山河)들이 지척에서 손짓을 하고 있으며, 남으로 도봉산과 북한산의 정 반대 위치에 있다.
산천(山川)은 하나인데...
인간 경계(境界)는 둘로 나뉘어 졌구려
이몸 살아 생전에 북녘 땅을 밟을 수 있으려나
원하옵건데, 옛 강토 회복되어 비상(飛翔)할 수 있기를 비나이다.
오늘은 원거리 산행이라 시간관계상 계획대로 다 하지 못하고 곧바로 하산하여 범륜사 근처에 당도하니 윤갑룡회장님을 비롯하여 최연식님, 정일영님, 신승우님, 안선옥님 등 많은 회원님들과 합류하여 서둘러 하산합니다.
주차장에 당도하니 금일 하산주 준비에 수고하시는 박태옥총무님, 박명옥님, 류경태님 등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오며, 귀갓길에 문산 부근의 ‘임진각’을 답사키로 하여 신나게 달림니다.
문산에서 1번 국도를 타고 달리면 ‘통일로’는 ‘임진각(臨津閣)’에서 더는 달리지 못한다. 통일공원의 넓은 광장에는 망배단(望拜壇), 자유의 다리, 임진각 등이 있어 실향민의 “임시 고향”이라 할 수 있다.
공원 잔디밭에는 텐트를 치고 가족단위로 휴일을 즐기는 분들도 보이고 놀이공원에는 기구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나는 사람들도 많으시다. 잔디공원 옆에는 북으로 보내지 못한 ‘농기구’들이 수 개월째 방치되어 있고, 또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들이 여러군데 공사중에 있다.
임진각 공원에는 휴일이면 약 1만여 명, 평일에도 수 천명씩 몰려든다고 하며, 휴전선에서 불과 7Km 정도 떨어진 특별한 공원이다. 끊어진 경의선 철도에는 지금도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구호와 함께 녹쓸고 동강난 철마(鐵馬)의 몸에는 성한 곳이 없다.
그 옆으로 녹쓴 철길 가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두 분 나란히 앉아 계신다. 임진각 공원에는 그리 어울리는 역사는 아니지만 일제의 만행을 상기시켜 주는 기념물입니다. 몇 몇 회원님들에게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자유의 다리’를 바라보니, 이름과는 달리 ‘불통의 다리’라 느껴진다.
몇 걸음을 걸어 나오니 제사(祭祀) 공간인 “망배단(望拜壇)”이 병풍처럼 세워져 있다. 정초에는 연시제, 추석에는 망향제를 올리며 북쪽에 두고 온 가족 친지들을 그리며, 실향민의 아픔을 달래는 곳이다.
그 옆으로 거대한 “망향의 노래비”가 있으며, 비(碑)에는 “잃어버린 삼십년”의 노래 가사가 새겨져 있는데 바로 옆의 “소리통(스피커)”에는 보턴만 눌리면 설운도의 구슬픈 노래가 흘러나와서 실향민들의 마음을 더욱 가슴치게 합니다 그려!
임진각의 전체 모형은 북을 향해 나아가는 배의 형상이며, 지상 3층, 지하 1층, 연건평이 약 800여 평이 되는 건물이다. 1층과 2층에는 음식점과 기념품 판매점들이 보이고, 3층에는 북한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옥상에는 사방이 툭 튀여서 속이 다 시원하며, 임진강 건너의 풍광들도 한 눈에 볼 수 있어 특별한 감상에 젖는다. 이곳 통일공원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강 건너 동토(凍土)의 세계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 밖에도 답사할 곳이 많이 있지만 훗 날을 기약하며 하루 일정을 저녁 노을에 새겨 봅니다.
더는 갈 수 없는 이 곳에서...
목 놓아 불러보는 망향가여!
칠십여 년의 세월속에 긴장만 더해가니
산다는게 무엇인지, 인간세(人間世)가 갈수록 답답하고나
사랑과 평화로 하나되어 우리 영원을 노래 합시다.
단기 4352년(서기 2019년) 6월 23일
경기도 파주시 감악산(紺岳山. 675m)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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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고문님 산행후기 장문 쓰시느라 노고가 많슴니다 .
가내 평온하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예! 벽송 전 회장님께서 다녀가셨군요.
항상 남산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심에 감사드리오며,
졸문(拙文)의 글을 읽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림니다.
늘 강녕하시고 가내 행복을 기원합니다.
고고문님! 안녕하세요.
아름다운사진과 설명을곁들어주셔서 잘보고갑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오! 발례님 그간 잘 계셨는지요?
무릎은 좀 어떠신지요? 뵙지 못해 많이 아쉬웠어요.
변변찮은 장문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오며,
무릎 치료 잘 하셔서 다음 산행때는 꼭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악산 산행에 불참했어도 산행 후기를 만나면 배움이 가득 함니다
항상 고맙고 감사 함니다
잘 보고 갑니다.
황까페지기님은 임진각에 여러차례 다녀 오셨지예?
자운서원도 다녀 오셨고요.
당일 시간 관계상 주위의 문화유산들을 다 둘러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졸문(拙文)의 후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오며, 늘 강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