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마스크를 통해 숭숭 들어오는 바람이 마스크를 안 한 것처럼 시린날입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나무와 나무가 부딪쳐 문 여는 소리처럼 끼익 소리를 내고 오늘은 모자를 벗을만한 따스함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랫마을 내려갔다가 올라오니 집이 보일때 즈음에는 따스해져 모자를 벗고 싶어졌습니다. 모자를 벗으니 무리지어 날고 있는 노랑턱멧새 소리와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맑고 높게 들려옵니다.
개울 주변에는 얼음이 가득합니다.
가는 나무줄기 끝에는 기다란 고드름이 달려 있고, 떨어진 나뭇잎에는 넓고 둥근 고드름이 열려 있고, 큰돌 주변은 울퉁불퉁 고드름이 맺혀 있고, 흐르는 물주변에는 물방울이 튀겨 아기자기한 고드름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얼음 사이를 타고 내려가는 개울물은 돌과 얼음과 빈공간이 마주쳐서 아주 신비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천사나 요정이 노래를 한다면 이런 소리를 들려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푹 잠겨있을때 한 줄기 불어오는 바람은 생각하지 않아도 모자를 다시 쓰게 합니다. 잠시 다른 세상에 다녀 온 듯 합니다. 집 앞에서 손 흔들고 있는 호정이의 모습이 너무 정겹습니다.
첫댓글 들풀님과 새소리, 개울물 소리 들으며 나란히 걷고 있는 듯 잠시 착각에 빠져보았습니다 ㅎㅎ
와아~ 물총새님 반가워요^^
물총새님 생각하면 아가들의 재잘거림이 들리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