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음악이 시간의 구애없이 돌고 돌아 세상 어디라도 갈 수 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동시에 새로운 음원 활동에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설렁설렁 잘도 넘겨왔구나...게으름뱅이들..이러고 있습니다.
필요한 시간에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앨범리뷰를 써 준 크리스씨 고맙습니다. 번역을 해준 친구에게도 감사를..
구텐버즈에
대해서는 모호를 통해 알고 있었다. 모호가 솔로 앨범을 발매 하면서 코리안인디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몸 담고 있는 밴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기 때문. 해외에서
구텐버즈의 앨범을 구할 수 있는지 몰랐었는데, 온라인에서 찾게 되어 한 번에 쭉 들어보았다. 이 앨범 안의 여섯 개의 곡들은 어쩌면 서로 일관성이 없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팔랑귀’ EP 앨범에서 구텐버즈는
그들 음악의 핵심을 찾아 그것을 반복적으로, 멋지게 풀어낸다. “I’ll
have nothing” 에서는 연주를 통해 그들이 확립한 얼터너티브 락을 보여준다. 훌륭한
얼터너티브 락 앨범을 찾는다면, ‘팔랑귀’를 꼭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첫 번째 곡인 “I’ll have nothing”은
크런치하고 뒤틀린 기타 사운드와 함께 모호의 거친 보컬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곡이다. “내 이름을 불러’에서 조금은 느려지는가 싶지만 역시나 같은 에너지를 내뿜는다. 차분해진
템포 위로 모호는 더 많은 멜로디를 뽑아낸다.
“안녕, 안녕”은 풀 밴드로 확장된 사운드의 ‘모호 프로젝트’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팔랑귀’의
모든 곡들은 적절한 흐름을 가지고 있어서 EP 전곡을 듣는 중 전혀 지루해지지 않는다. 완벽하게 연마된 정돈된 혼돈 같은 “You In the Mirror’는
이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이 곡은 마치 밴드가 자유롭게 실험하다가 탄생시킨 하나의 뛰어난
곡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 곡인 “스마일, 김치, 그리고 치즈” 또한
멋진 곡이다. 딱히 이유를 설명할 수 없으나, 이 곡의 훌륭한 verse는 듣는 이로 하여금 곡 속의 모든 비트를 따라가게끔 한다.
구텐버즈의 EP 앨범은 아주 훌륭하다. 완벽한 톤을 가졌으며, 처음 발매 되었을 때 들어보지 못한 게 아쉽다.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구텐버즈의 음악을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