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완전공감 단시조문학상
2022년 2월 장원작 발표
김귀자의 <매화>(시조)
신준철의 <연날리기>(동시조)
강원시조시인협회(회장 김양수)는 시조 부문에 김귀자의 <매화>와 동시조 부문에 신준철의 <연날리기>를 ‘제2회 완전공감단시조문학상’2022/2월 장원작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전국의 많은 시조시인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서 본회가 실시하고 있는 단시조 공모가 시조 전승과 중흥에 작으나마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2월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56편으로 시조가 45편, 동시조가 11편이었다. 응모자가 전국에 고루 분포된 점(응모 현황 참조/카페 단시조 게시판)이 고무적이긴 하나 동시조 응모가 저조한 것이 아쉽다.
먼저 아쉬운 점 몇 가지를 당부 삼아 전하고자 한다.
단시조를 매월 공모하는 이유는 그달에 알맞은 작품을 선정해 탁상달력을 제작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작품 수준은 월등하지만 그달의 이미지와 관련성이 모호한 작품이 응모되었는가 하면, 공모 요강을 잘 읽지 않고 응모한 작품이 1년이 넘었는데도 계속 오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응모신청서를 누락했거나 일부 항목을 적지 않은 것이다. 또한 1월에도 마감 시간을 넘겨서 응모한 7편을 심사에서 제외하였는데 이번에도 3편이 마감 시간(정오)을 지나서 접수되었다.
컴퓨터 실력이 부족하여 신청서에 날인하는 방법을 몰라서 우편으로 보내는 분들이 있어서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2월부터는 신청서에 서명으로 대신하고 컴퓨터 글씨로 적는 것도 인정해 주기로 했다. 한글파일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을 위하여 메일창에 그대로 적어서 보낸 것도 접수했다. 이는 컴퓨터가 익숙치 못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시조 부문 심사 소감>
다음은 예선에서 탈락한 시조 작품들에 대한 종합평이다.
이미 다른 분이 썼던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내용이 진부하거나, 각 장은 좋은데 서로의 연결이 부자연스럽고, 주제가 무엇인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고, 2월 이미지와 관련이 모호하고, 글자 수 맞추기에 급급해 단어 나열식 전시를 했거나, 구와 구가 연결되어 1개의 문장을 이뤄야 하는데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 1개의 문장이 되고, 각 장의 끝부분과 다음 장의 처음 부분이 이어져 문장이 되기도 했는가하면, 표현이 옛스러워서 시세말로 꼰대 냄새가 풍기거나 남이 이미 썼던 표현을 슬쩍 빌려다가 자기 글처럼 위장한 것들도 눈에 띄었으며, 쉽고 예쁜 우리 말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낱말을 사용했거나, 한자어가 너무 많거나, 알아보기 어려운 사투리를 사용한 작품들이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5편이었다.
입춘(백한X/속초), 매화(김귀자/진주), 윷놀이(이병X/순창), 바위솔(유인X/춘천), 매화(김상X/광주)
백한X의 <입춘>은 경쾌한 음보에서 환하게 오는 봄을 느끼게 했으나 글자 수를 맞추려다 보니 구의 연결이 부드럽지 못했으며, 김귀자의 <매화>는 주제와 결이 잘 맞는 고유어, 방언을 적절히 사용 하여 시조의 진한 맛을 살려 냈으며, 이병X의 <윷놀이>는 윷놀이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나 아버지의 소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으며, 유인X의 <바위솔>은 봄을 알리는 바위솔을 잘 표현했으나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 <돌 자갈밭>이라 한 것이 어색했으며, 김상X의 <매화>는 표현력이 우수하고 매화의 이미지가 뚜렷했으나 종장에서 <뜨거운 열정 뿜으며>는 5,3에 더 적합하므로 <뜨겁게 열정 뿜으며>로 하는 것이 3,5로 보기에 더 좋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다음은 2월 장원작 김귀자의 <매화>이다.
<시조/2월 장원작> 매화/김귀자 홑적삼 여윈 꽃눈 깡 바람 품어 안고 너덜겅 먼당 매화 웃음꽃 동동 띄워 산자락 고팽이 길에 촉촉한 봄 안긴다 |
이 작품은 경지에 올라 있는 놀라운 작품이다. 시어들이 아름답고 표현력이 돋보인다. 장과 장이 유기적으로 관련성을 갖고 매화의 이미지를 사진처럼 담아내고 있다. 새봄을 상징하는 매화꽃처럼 예쁜 작품을 2월 장원작으로 내놓게 되어 기쁘다.
김귀자 당선자는 2016년 한국수필과 2020년 3월 월간문학에 시조로 등단하였으며, 수필집 『풀결의 향기』를 출간하였고, 2019 경남 문학 작품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한국수필가회, 한국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진주문인협회, 경남수필문학회, 진주여성문학회, 남가람수필문학회, 진주시조시인협회, 단시조 연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훌륭한 작가를 본회 단시조공모 월장원자로 배출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다음은 당선자의 수상소감이다.
<2월의 단정한 매화가 함박꽃 같은 기쁜 소식을 안겨 주었습니다.
운동 삼아 매일 다니는 나직한 산길의 매화. 긴 겨울 칼바람에 따슨 눈길 주어 고맙다며 웃음꽃을 동동 띄워 주는 먼당 매화가 소중한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40여 년의 교직 생활 동안 아이들에게 글 밭 가꾸기 지도를 했지만 정작 나의 문학의 밭은 퇴직을 하고서야 일구었습니다. 늦었지만 열심히 쓸 때마다 내 아이들이 태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피어나지 못한 내 아이들을 찾기 위한 열망이기도 합니다.
살갑지 못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이겨내는 힘이기도 하지만 논밭에서 작물을 돌보듯이 글 밭에서 꿈을 가꿉니다. 남은 생애 피워도 다 피우지 못하겠지만 아름다운 글 꽃 송아리로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저의 글을 곱게 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글이 영롱하고 진솔하여 누구나 읽고 긍정의 힘을 가지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동시조 부문 심사 소감>
다음은 예선에 탈락한 동시조 부문의 심사평 종합이다.
응모작 대부분이 시조보다 수준이 낮아서 안타까웠다. 어른이 어린이 글을 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인용을 잘못하여 엉뚱한 길로 갔거나, 시대감이 떨어지는 낱말을 사용하여 옛시조를 읽는 느낌이 들었거나, 내용이 주관적이라서 어린이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각 장이 표현은 놀라웠지만 전체적으로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의문이 가는 작품들이었다.
어린이 수준에 맞춘다고 해서 동시조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밋밋하게 쓴 작품은 감동이 없다. 어린이 마음을 이해하고 쓴 작품은 쉬우면서도 감동이 느껴진다. 쉽다는 것은 어린이가 사용하는 언어로 어린이답게 쓰는 것이다. 어쩜 시조보다 동시조가 더 어렵울지도 모른다. 어린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4편이었다.
연날리기(신준철/춘천), 세뱃돈(김기X/춘천), 꽃샘추위(강병X/진주), 버들개지(이형X/춘천)이었다.
신준철의 <연날리기>는 연을 높이 띄워 소원을 비는 행복한 모습이 잘 묘사되었고, 김기X의 <세뱃돈>은 세배하는 손자 손녀의 귀여운 모습과 새해를 맞이하는 할아버지 할머님의 따뜻한 마음이 좋았으나 <효심, 절, 흐믓하다. 행복 하거라> 등의 피상적인 표현이 동심과 거리감을 느끼게 했으며, 강병X의 <꽃샘추위>는 초·중·종장의 시상詩想의 전개는 매우 바람직하나 시어의 선택에서 다소 아쉬움을 주고 있다. 초장은 <매화 꽃눈>을, 중장은 <꽃샘추위>를, 그리고 다시 종장에서 <매화 꽃눈>을 표현하였는데 종장의 표현이 보다 감성적이었으면 좋았을 듯하다. 이형X의 <버들개지>는 초·중·종장의 전개가 매끄러운 수작으로 중장에서 <새하얀 꽃망울>이 종장에서는 <색동옷>으로 갈아 입었는데 다소 비약한 듯 하다. 종장을 <색동옷 갈아 입으니 온 세상이 봄이다>로함은 어떨까?
다음은 동시조 부문 장원에 당선된 신준철의 <연날리기>작품이다.
<동시조/2월 장원작> 연날리기/신준철 올해도 어김없이 설날이 돌아오면 하늘에 연줄 풀어 소원을 띄워보죠 얼굴엔 웃음꽃 가득 그런 날만 생겨라 |
이 작품은 새해에 즐기는 놀이 중에서 연날리기에 대한 내용으로 자신의 생각을 연에 실어 얼레를 풀어 하늘로 날리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일일이 적지 않았어도 새해 소망이 무엇인지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하늘을 새처럼 훨훨 날고 있는 소원은 곧 이루어질 것만 같이 느껴진다. 많은 소원 중에서도 올해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웃음꽃 가득한 날만 생기길 바라면서 이 작품을 장원작으로 선한다.
신준철 당선자는 1993 <문학세계>에 시인으로 2020년 <강원시조>에 시조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 <달보드레 사랑옵기에>를 발간하였고, 강원교원작가상을 수상하였고, 강원시조시인협회 사무국장, 강원문인협회 이사, 춘천문인협회와 강원문학교육연구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다음은 당선자의 수상소감이다.
<최근 우리는 참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금방 사라질 것 같던 코로나19라 여겼는데 오미크론 변종이 생겨서 좋은 사람들과 만남조차 제약을 받는 등 점차 살아가는 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헤어져 살던 가족들과 만나 세배를 하고, 윷놀이를 즐기고, 덕담을 나누던 설날의 모습도 아득하기만 합니다.
힘들고, 지쳐가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사라지고 희망 가득한 새로운 날을 맞이하려 마음 깊이 자리하고 있던 동심을 꺼내 맑은 하늘로 연을 날려 봅니다.
부족함에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고, 더욱 열심히 동심이 담긴 좋은 작품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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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장/김양수
▶심사위원/명단(4명)은 연장원 발표시 함께 공개합니다.